시민단체들, EBS에 '은하선 까칠남녀 하차 철회' 민원 제출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2018. 1. 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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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하차 이유는 성소수자 방송에 대한 반대 시위와 무관하며 단지 제기된 '민원'을 검토한 결과, 공영방송인 EBS의 출연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담당CP의 최종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 여성·성소수자·언론·교육계 단체들도 EBS에 은하선 작가 하차 철회를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바입니다."

연 씨는 "여성인 동시에 양성애자라고, 그리고 동성의 파트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밝힌 은하선씨의 존재는, 당연히 방송인 개인이 성소수자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우리 한국에 소중하다"며 "상을 주지는 못할 망정 하차 통보라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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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사회에 성소수자 차별을 다시 학습하도록 한 것이나 다름없어"
22일 오전 11시, 경기 고양시 일산 EBS 사옥 앞에서 여성·성소수자·언론교육계 시민단체들 주최로 'EBS는 은하선 작가 하차통보를 즉각 철회하라!'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한국여성민우회)
"이 모든 하차 이유는 성소수자 방송에 대한 반대 시위와 무관하며 단지 제기된 '민원'을 검토한 결과, 공영방송인 EBS의 출연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담당CP의 최종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 여성·성소수자·언론·교육계 단체들도 EBS에 은하선 작가 하차 철회를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바입니다."

22일 오전 11시, 경기 고양시 일산 EBS 사옥 앞, 여성·성소수자·언론·교육시민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3일, 최종회까지 녹화를 2회 남긴 상황에서 은 작가에게 '까칠남녀' 하차를 통보한 EBS에게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QUV) 부의장 연지현 씨는 "주류적인 한국 방송에서는 성소수자가 없는 것처럼 그 삶을 재현하려는 시도조차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 코드/트랜스 코드 등 한국의 확고한 성적 규범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난 존재가 방송을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나기라도 하면 '우리의 존재가 조금이라도 가시화된 것일까?' 하며 설레고, 작은 분량이더라도 몇 번이나 방송을 돌려보며 응원하는 성소수자들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연 씨는 "여성인 동시에 양성애자라고, 그리고 동성의 파트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밝힌 은하선씨의 존재는, 당연히 방송인 개인이 성소수자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우리 한국에 소중하다"며 "상을 주지는 못할 망정 하차 통보라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숱한 연예인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이번 결정은 그저 부담스러운 성소수자 쳐내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명백한 방송가의 성소수자 탄압이다. EBS는 이번 결정을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EBS는 사회에 성소수자 차별을 다시 학습하도록 한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의 김동찬 사무처장은 "그동안 차별과 혐오라는 블랙리스트는 언론을 지배해 왔다"며 "성소수자와 페미니스트라는 블랙리스트를 돌파한 공영방송 프로그램이 '까칠남녀'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 EBS의 장해랑 사장이 혐오를 허용하지 않는지 끝까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의 나영 집행위원장은 "성에 대한 이야기가 수치스러운 것이 아님을 드러낸 은하선씨의 역할은 중요했지만, 그는 오히려 이 역할 때문에 하차 통보를 받았다"며 ""자신의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여성을 하차시킨 것은 분명 마녀사냥"이라고 말했다.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의 한 교사는 "'까칠남녀'는 성평등을 이야기한다고 만들어진 방송이다. 이 성평등의 범위에 소수자는 들어가지 않는가"라며 "교실에는 여성혐오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고, 이를 지지해 주는 학부모들이 계십니다. 저희의 목소리를 막지 말아달라"라고 목소리를 보탰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은하선 작가의 철회를 촉구하는 민원을 EBS 측에 제출했다. 이날 민원에는 (가)페미니즘교육실현을위한네트워크·매체비평우리스스로·민주노총 여성위원회·민주언론시민연합·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27개 단체 및 모임)·언론개혁시민연대·전교조여성위원회·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초등성평등연구회·페미니스트 교사 모임·페미당당·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한국여성단체연합(7개 지부·28개 회원단체)·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가 참여했다.

한편, EBS는 은 작가 하차 이유에 대해 퀴어문화축제 후원번호 안내 및 딜도(자위행위기구) 게시를 이유로 '공영방송 출연 부적격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 작가는 반동성애 세력의 시위 여파로 인한 명백한 성소수자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까칠남녀' 패널 손아람·손희정·이현재 세 사람이 보이콧을 선언해 중단된 녹화는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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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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