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지효의 '웅앵웅'에 대한 사과 VS '그알'의 사과없는 유감

입력 2020. 1. 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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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비난에 대한 결과값은 달랐다. 트와이스 지효는 사과하지 않아도 될 일에 고개를 숙였고, 방송국은 명백하게 사과가 필요한 일이지만 배짱으로 버틴다.

지효는 지난 5일 브이앱 채팅을 통해 케이블채널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 시상식 중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설명하며 '마마 날 무대 중간에 못 나왔다. 자꾸 관종 같으신 분들이 웅앵웅하시길래 말씀드리는데, 그냥 몸이 아팠다. 죄송하네. 저격 거리 하나 있어서 재밌으셨을 텐데. 내가 몸 아픈 걸 어떻게 할 수는 없더라고"라고 했다.

논란은 지효가 언급한 '웅앵웅'이라는 단어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각에서는 지효가 혐오적 단어를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지효와 '웅앵웅'이라는 단어가 하루종일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노출됐다.

지효의 발언이 뜨거운 감자가 된 가운데 결국 7일 브이앱 채팅에 대한 사과가 이어졌다. 지효는 직접적으로 논란이 된 단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브이앱 채팅에서 다소 경솔했던, 혹은 자신을 지켜봐주는 팬들에 대한 배려가 없던 모습에 대해 사과했다.

걸그룹의 '웅앵웅' 발언이 사과해야 할 일인지는 알 수 없다. '웅앵웅'은 단순히 웅얼웅얼과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신조어 일 뿐이다. 하지만 일부에서 '웅앵웅'을 남성 혐오적 단어로 쓰기도 하면서 특정 단어에 대한 혐오 프레임이 덧씌워졌다.

결국 문맥상 혐오의 뜻이 전혀 묻어나지 않았지만 지효는 고개를 숙였다. '웅앵웅'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아닌, 트와이스를 바라보는 대중과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비난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도 어떤 방향으로든지 연예인이고 아이돌인 이상 이슈는 생길 거고 말은 나오겠지만 제가 잘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더했다.

반면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자신들의 실수로 인해 사재기 누명을 쓰게 된 뉴이스트의 피해를 지켜봤음에도 사과가 아닌 '유감'으로 입장을 대체했다.

사재기 관련 방송이 주목받으며 관련 아티스트 이름들이 연일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명의도용을 지적하는 내용에서 모자이크 처리 미숙으로 뉴이스트W가 노출됐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와 팬들은 명의도용도, 사재기 의혹도 아님을 직접 밝혀내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연이어 관련 공식입장을 전했다.

이후 방송 이틀만에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제작진의 화면처리 미숙으로 의혹이 불거진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수차례 구매하는 일부 팬의 과실에도 유감을 표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자신들의 미진한 검증과 취재부실, 여기에 모자이크 실수까지 더해졌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소속사와 팬들의 행태를 지적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지효는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았든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혐오이슈에 희생되며 받지 않아도 될 비난까지 받고 있다. 그럼에도 억울함을 호소하기 보다는 사과하는 법을 택했다.

반면 방송의 막강한 영향력이 곧 권력이 된다는 것을 아는 SBS는 단순한 실수와 착오에도 고개를 숙이기 보다는 당당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중의 비난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비난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양측이 판이하게 달랐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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