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교수 "'조선구마사' 과잉반응, 동북공정 성공 방증"

한현정 2021. 3. 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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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교수 "픽션 드라마일 뿐인데.." 파장 예고
역사왜곡 논란이 거센 `조선구마사`. 사진ISBS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거센 역사왜곡 논란에 결방 후 재정비를 알린 가운데 과잉반응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 논란 기사를 게재하며 '당신들은 이미 동북공정에 세뇌된 것이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려 "무슨 콤플레스가 이리 심한가? 픽션 드라마가 다큐멘터리도 아니고”라고 적었다.

이 교수는 “이렇게 무섭게 흥분한 민중들을 활용한 정치가 (중국) 모택동의 문화혁명이고 (북한) 김일성의 인민재판”이라며 “군중심리로 작가들의 상상력을 억압하고 나서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이 인정하는 ‘하나의 역사’만 말하고 가르치고, 그래서 세뇌된 반일, 반중 테러리스트들이나 길러내자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인터넷이 인민재판 시 휘둘렀던 우중의 낫과 몽둥이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한국 픽션 드라마를 증거로 동북공정의 근거로 삼을 만큼 어리석은 나라인가? 이걸 근거로 동북공정을 한다면 그야말로 우리에게 좋은 일 아닌가? 얼마나 근거가 없으면 그러냐고 웃어주면 될 수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과잉반응이야말로 이미 동북공정이 성공하고 있다는 방증인지 모른다. 종족주의적 어리석은 애국심들이 넘쳐난다”고 아쉬워했다.

이 교수는 앞서 “세종대왕이 중국 만두를 먹었다고 난리라는데”라며 “세종은 대표적인 중화사상을 신봉한 친중(親中) 군주였다"는 글에 이어 이 글을 올렸다.

이 교수의 글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황현필 한국사 강사 등이 '조선구마사'에 불편해 하며 드라마와 작가를 공개저격한 것과 달리 과잉반응을 경계했다.

역사왜곡 논란을 부른 `조선구마사`. 사진|SBS
서경덕 교수는 24일 SNS에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중국 SNS)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선구마사)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었어야 한다. 이미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화가 되어 정말로 많은 세계인이 시청하고 있다”며 “우리의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도 시간이 모자란 데, 왜곡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황현필 한국사 강사도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SBS 드라마 미쳤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우리 역사를 깔아뭉개는 수준이 아니고 중국 역사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작가”라며 박계옥 작가에 일침을 가했다. 이 외에도 시청자의 공분을 산 중국풍 인테리어와 기생집 술상, 의상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위기의 `조선구마사`. 사진ISBS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기생집 술상에 오른 월병, 피단 등 중국풍 소품과 태종의 무자비한 학살 장면 등으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시청자들의 방영 중단 국민청원까지 나오자 광고, 제작지원 기업들은 일제히 손절했고 한복업체는 협찬을 중단했다. 전주 이씨 종친회(전주이씨대동종약원)는 성명서를 내 방영 중지를 요구했고, 문경시 나주시 등 제작 지원을 한 지자체도 해명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제작사와 SBS는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재정비를 위해 다음주 방송을 결방하겠다”고 밝혔으나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다. 안방극장에 새로운 드라마를 선보인다는 기획 의도가 첫 방송부터 터진 논란에 위기에 봉착했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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