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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200억 쏟아부은 '시지스프'의 아킬레스건

정덕현 칼럼니스트 입력 2021. 02. 26. 15:25 수정 2021. 02. 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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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류 최초로 고분자 화합물을 양자전송을 통해 위상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퀀텀앤타임 공동대표인 천재 과학자 한태술(조승우)이 각설탕의 양자전송을 시연하며 보여주는 그 장면은 JTBC 수목드라마 <시지프스> 의 세계관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복잡하지 않은 세계관을 가진 <시지프스> 의 재미는 한태술과 강서해라는 두 상반된 캐릭터의 매력과 이들이 만들어가는 케미가 첫 번째고 그 다음은 시시각각 단속국과 밀입국자들 그리고 아시아마트 조직 때문에 겪게 되는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시간순삭 액션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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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SF시도 반갑지만 여전히 남는 아쉬움들
'시지프스'의 호불호, 시간순삭 액션 혹은 개연성 없는 연출

[엔터미디어=정덕현] "우리는 인류 최초로 고분자 화합물을 양자전송을 통해 위상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퀀텀앤타임 공동대표인 천재 과학자 한태술(조승우)이 각설탕의 양자전송을 시연하며 보여주는 그 장면은 JTBC 수목드라마 <시지프스>의 세계관을 잘 보여준다. 이 기술은 모든 게 파괴된 미래에 그 폐허 위에서 강서해(박신혜)가 본 '업로더' 모집 공고에 써져 있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라는 그 질문의 단서를 제공한다.

폐허가 된 미래에서는 이제 한태술이 개발해 사람들에게까지 적용되는 양자전송기술로 과거로 돌아가는 '업로더'들이 생겨난다. 그 시간을 되돌리는 기술은 성공확률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고 그렇게 시간여행에 성공한다 해도 '단속국'에 붙잡히는 일이 허다하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이유는 '후회' 때문이라고 서해는 태술에게 말한 바 있다. 과거에 대한 후회.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과거로 돌아와 그 후회를 되돌리려 하는 것.

<시지프스>의 세계관은 그래서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우리가 이미 <터미네이터>를 통해 알고 있는 아포칼립스적 미래와 그 미래를 야기한 과학자, 그 미래를 만들지 않기 위해 미래에서 날아온 구원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약간 다른 지점은 '단속국' 같은 정부기관이 있어 이렇게 미래에서 온 이 '밀입국자'들이 자신들의 '후회'를 되돌리기 위해 혼란을 야기하는 걸 막기 위해 그들을 검거 격리하려 하고, 박형도 사장(성동일)이 이끄는 '아시아마트' 같은 조직은 반대로 이 '밀입국자'들을 도우며 돈을 뜯어낸다는 정도다.

그래서 복잡하지 않은 세계관을 가진 <시지프스>의 재미는 한태술과 강서해라는 두 상반된 캐릭터의 매력과 이들이 만들어가는 케미가 첫 번째고 그 다음은 시시각각 단속국과 밀입국자들 그리고 아시아마트 조직 때문에 겪게 되는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시간순삭 액션이 두 번째다. 실제로 와이어 액션과 CG를 동원해 건물과 건물 사이를 넘어가고, 골목길에서 뒤쫓는 드론을 피해 추격전을 벌이는 자동차신 등은 제작비 200억원을 쏟아부은 <시지프스>의 중요한 재미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이 중요한 재미요소를 차지하고 있는 와이어 액션 장면들이 조금 허술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이 작품의 가장 아쉬운 아킬레스건이다. 액션 자체의 연출도 생각만큼 실감나게 그려지지 않는데다, 제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너무나 운 좋게 총알 사이를 피해 다니는 설정은 액션에 실감이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다.

물론 <시지프스> 같은 SF 장르를 우리네 드라마들이 시도하기 시작했다는 건 반가운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SF라면 색다른 과학적 상상력을 통한 세계관을 단지 비주얼적인 면만이 아닌 촘촘한 스토리로 풀어나가든지, 아니면 다소 익숙한 세계관을 가져와 확실한 볼거리 액션으로 채워주든지 해야 시청자들의 몰입을 만들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은 <시지프스>의 호불호가 나눠지는 원인이다. 세계관이 그리 새롭지 않은데, 그 볼거리 액션들의 연출 또한 생각만큼 실감을 주지 않는다는 것. 겁도 좀 많고 약해보이지만 남다른 과학적 지식들을 순발력 있게 위기상황을 넘기는 데 활용하는 한태술이라는 캐릭터와 맨몸으로 부딪치는 액션을 보여주는 여전사 강서해라는 캐릭터는 나름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매력을 연출과 대본이 제대로 구현해내고 있는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나마 생각을 좀 놓고 보면 나름 빠져서 시간순삭의 경험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흩트리는 연출과 대본이 그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세계관을 소개하는 도입부가 끝난 만큼 그래도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될 중후반의 반전을 기대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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