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사라진 초능력, 매력잃은 주인공 어쩌나[TV와치]

박은해 2020. 11. 16. 14: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박수하(이종석 분)는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SBS '피노키오'에서 최인하(박신혜 분)는 피노키오 증후군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어 진실만을 말해야 했다.

박혜련 작가와 수지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속 남홍주(배수지 분)는 누군가에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박은해 기자]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 (극본 박혜련/연출 오충환)'에는 박혜련 작가의 전작과 달리 초능력을 가진 등장인물이 없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박수하(이종석 분)는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SBS '피노키오'에서 최인하(박신혜 분)는 피노키오 증후군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어 진실만을 말해야 했다. 박혜련 작가와 수지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속 남홍주(배수지 분)는 누군가에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었다.

이들이 가진 판타지적 능력은 내용 전개에 핵심적 요소가 되거나 인물 간 끈끈한 유대를 형성했다. 때로는 빌런에 대적하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박혜련 작가의 아이덴티티와 같았던 특별한 설정이 사라진 '스타트업' 주인공들은 어쩐지 전작 캐릭터보다 매력적이지 않다.

서달미(배수지 분)의 따뜻한 마음과 의욕은 긍정적이지만 한 회사의 대표로서 전문성은 부족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멘토 한지평(김선호 분) 도움을 받는 것도 맥이 빠진다. 회사의 사활이 걸린 데모데이 준비에 매진해도 모자랄 시기에 술을 마시고 잔뜩 흐트러진다. 좋은 대표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과 다른 행동은 시청자들이 CEO로서 서달미의 열정과 비전에 공감하기 어렵게 한다.

남도산(남주혁 분) 역시 개인적인 감정으로 한지평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했다. 욕심이 너무 없어 생불이라 불릴 정도로 순한 성정의 캐릭터가 갑자기 돌변해 원두정(엄효섭 분) 회장 명패를 부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물론 서달미에게 모욕적인 말을 한 모닝그룹 회장에 분노한다는 전개는 타당성 있지만 그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이 기존 캐릭터 설정과 너무 달랐기 때문에 비판받을 수 밖에 없었다.

원인재(강한나 분) 캐릭터 또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조금 까칠해도 능력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커리어우먼이었던 그는 이제 공감 능력까지 결여된 인물이 됐다. 아들을 걱정해 아픈 척한 남성환(김원해 분)를 두고 "꾀병이네"라며 냉소하는 장면은 그에게 마지막 남은 인간미마저 앗아갔다. 동생 서달미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서달미의 과거 일화까지 도둑질하면서 원인재는 특별할 것 없는 악역1로 전락했다.

박혜련 작가의 전작에서는 악역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원인재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은 더 크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서도연(이다희 분)은 장혜성(이보영 분)에게 열등감을 가졌지만 끝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성장한다. '피노키오' 박로사(김해숙 분)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장사꾼이었지만 아들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면서 모성을 보여줬다.

상대적으로 좋은 반응 얻고 있는 캐릭터는 김선호가 맡은 한지평이다. 어린 시절 서달미 할머니인 최원덕(김해숙 분)과 쌓아온 탄탄한 서사, 편지라는 매개로 이어진 서달미와 인연, 부족하고 서툰 스타트업 '삼산텍'이 지금 위치까지 올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 모습은 키다리아저씨로서 매력을 극대화했다.

초능력이라는 특별한 설정을 잃은 평범한 캐릭터들은 서서히 매력까지 잃고 있다. 평범한 주인공들로는 특별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것일까. 6회만을 남겨둔 '스타트업'이 남은 사건들을 설득력있게 풀어낼 수 있을지 앞으로 전개가 주목된다.

(사진=tvN '스타트업'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