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철옹성 뚫은 방탄소년단, K팝 최초 그 이상의 의미[뮤직와치]

황혜진 입력 2020. 11.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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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철옹성 같았던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도 뚫었다.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데뷔 7년 만에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 지명됐다.

미국 리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 측은 11월 25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각 부문 후보를 발표했다.

후보 명단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발매한 싱글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해당 부문에는 방탄소년단의 'Dynamite' 이외에도 제이 발빈과 두아 리파와 배드 버니 & 타이니가 부른 'UN DIA (OND DAY)', 저스틴 비버와 퀘보의 'INTENTIONS'(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RAIN ON ME'(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아이버의 'EXILE'(에그자일)이 후보로 올랐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25일 오전 공식 트위터를 통해 "힘든 시기, 우리의 음악을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그래미 후보 아티스트라는 기적을 만들어주신 건 아미 여러분입니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 꿈꾸는 대로 이뤄낸 방탄소년단, 외신들도 인정했던 유력 후보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한 이래 양질의 음악과 무대를 토대로 신인상, 음악 방송 1위, 체조경기장 입성, 고척돔 입성, 주경기장 입성, 해외 스타디움 투어, 미국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빌보드 200, 핫 100) 1위 등 꿈꿔온 바를 차근차근 이뤘다.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역시 방탄소년단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수 차례 차기 목표로 꼽은 것이다.

허황된 꿈은 아니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음반과 음원 두 부문에서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단순히 수치적 성과를 거두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과 퍼포먼스 면에서도 한층 발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미국 빌보드, 버라이어티, AP통신 등 현지 유력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 앨범 'MAP OF THE SOUL : 7'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1위로 진입했다. 방탄소년단이 해당 차트 정상에 오른 건 데뷔 후 4번째다.

앞서 2018년 5월 발표한 정규 3집 LOVE YOURSELF 轉 'Tear'(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는 한국 가수 최초로 해당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공개한 LOVE YOURSELF 結 ‘Answer’(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지난해 4월 발매한 'MAP OF THE SOUL : PERSONA(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로 재차 1위를 거머쥐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1년 5개월(1966년 7월~1968년 1월) 만에 4개 앨범 연속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한 영국 유명 밴드 비틀즈 이후 그룹으로서 최단기간(1년 9개월) 4개 앨범 연속 1위라는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이 4개의 앨범은 그간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총 10개의 비(非) 영어권 앨범 중 4개이기도 하다.

8월 발매한 싱글 'Dynamite'로 거둔 성적도 괄목할 만했다. 방탄소년단은 '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을 점령한 것을 시작으로 총 3차례 1위, 4차례 2위를 차지했다. 13주 차인 11월 28일 자 차트에서도 14위를 기록했다.

▲ 시상→합동 무대→후보, '그래미 어워드'서도 통한 계단식 성장

'그래미 어워드'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을 이루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고 유서 깊은 시상식으로 꼽힌다. 음악 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후보 지명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시상식으로 평가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래미 어워드'는 리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주최해 온 시상식이다. 세계적 아티스트, 작사가, 제작자, 엔지니어 등 음악 산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리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1차 투표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수상자는 '그래미 어워드' 심사 위원단의 평가를 거쳐 결정된다. 반면 '아메리칸 어워드'는 팬 투표 결과를,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빌보드 차트 성적을 토대로 시상한다.

방탄소년단의 노미네이션은 'K팝 최초 기록'에만 가둬둘 수 없는 쾌거이자 '그래미 어워드' 역사상 이례적인 기록이다. '그래미 어워드'는 그간 후보 선정 및 시상 과정에서 비영어권 가수 및 음악 홀대 논란, 인종 차별(백인 중심적) 논란 등에 휩싸이며 그들만의 리그, 화이트 그래미, 지나치게 편협하고 보수적인 시상식 등 오명을 면치 못했다. 이 같은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 출신’ 가수, 그리고 좀처럼 거론되지 않았던 ‘보이 밴드’가 후보로 오른 것. 언어나 국적 등을 초월하는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이 다시 한번 입증된 대목이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숱한 음악적 호평과 세계 신기록에도 불구, '그래미 어워드'에서만 유일하게 음악 부문 후보로 지명되지 못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본업에 충실하며 차근차근 '그래미 어워드' 문을 두드린 끝에 다수 리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인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래미 어워드'가 방탄소년단에게 공식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2018년 5월 발매된 방탄소년단 정규 3집 LOVE YOURSELF 轉 'Tear'의 아트 디렉터 Huskyfox(허스키폭스, 한국 브랜딩 전문 회사명)가 '2019 그래미 어워드'의 'Best Recording Package(베스트 리코딩 패키지)' 부문 후보에 오른 것. 당시 방탄소년단은 시상자 자격으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2020 그래미 어워드'에 한국 가수 최초 퍼포머(공연자) 자격으로 초청받아 무대에 올랐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리더 RM이 지난해 7월 릴 나스 엑스와 'Seoul Town Road (Old Town Road Remix)' 음원을 발매한 것을 계기로 릴 나스 엑스가 이끄는 'Old Town Road All-Stars(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 단체 무대에 참여했다.

▲ 데뷔 7년만 美 3대 음악 시상식 접수 완료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K팝 최초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모두에서 후보로 지명되는 영예를 안았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의 인연은 2017년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참석했으며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 가운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FAKE LOVE(페이크 러브)' 무대를 선보였고,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할시와 함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무대를 펼친 데 이어 톱 듀오/그룹(Top Duo/Group) 수상자로 호명돼 첫 '빌보드 뮤직 어워즈' 본상을 품에 안았다. 10월 진행된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Dynamite' 무대를 펼쳤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의 경우 2017년 시상식에서 'DNA'(디앤에이)를 열창하며 미국 TV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2018년 시상식에 불참했음에도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 상을 수상했고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도 참석하지 못했지만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를 시작으로 투어 오브 더 이어(Tour of the Year), 팝/록(Pop/Rock)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Favorite Duo/Group) 부문까지 총 3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1월 23일 참석한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신곡 'Life Goes On'(라이프 고즈 온)을 최초 공개한 데 이어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 팝/록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 부문에서 2관왕에 올랐다.

제63회 '그래미 어워드'는 내년 1월 31일 열린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미 어워드' 공식 홈페이지 생중계 캡처)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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