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드레스 입은 주인공, 웹툰엔 많은데 드라마엔 왜 없지?

정한별 2022. 8. 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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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를 그린 BL 드라마부터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극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채우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는 (웹툰과 웹소설에 비해) 리얼리티를 더 많이 강조하기 때문이다. 만화로는 '베르사유의 장미' 등 서구 관련 콘텐츠들의 계보가 있다. 그 흐름에 따라 서양풍 배경을 자유롭게 다루기도 한다. 그러나 드라마의 경우 거리감이 있는 이국적인 작품으로 국내 관객들과 정서적 교감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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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리얼리티 강조"
안방극장 찾는 '재혼황후'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채우고 있다. '환혼'은 가상의 나라를 배경으로 하지만 동양적 색채를 담아낸 판타지 드라마다. tvN 제공

동성애를 그린 BL 드라마부터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힐링극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채우고 있다. 가상의 나라를 배경으로 하지만 동양적 색채를 담아낸 판타지 드라마 '환혼'도 인기다. 그러나 아직 찾아보기 힘든 유형의 드라마도 존재한다. 드레스를 입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서양풍 작품이다.

웹툰, 웹소설로는 이러한 작품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평범한 한국인이 환생해 귀족가에서 태어난다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후 명망 있는 집안의 아가씨가 돼 깨어나는 설정은 이미 클리셰로 여겨질 정도다. 주인공들은 서양풍의 화려한 옷들을 입고 고성에서 생활한다. 수많은 웹툰 속 캐릭터들이 실사로 재탄생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뜨거운 인기에도 드라마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마니아층의 수요가 뚜렷한데 공급이 없는 것이다.


리얼리티 강조하는 드라마

놀라울 만큼 다양성이 높은 안방극장에서 서양풍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는 (웹툰과 웹소설에 비해) 리얼리티를 더 많이 강조하기 때문이다. 만화로는 '베르사유의 장미' 등 서구 관련 콘텐츠들의 계보가 있다. 그 흐름에 따라 서양풍 배경을 자유롭게 다루기도 한다. 그러나 드라마의 경우 거리감이 있는 이국적인 작품으로 국내 관객들과 정서적 교감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정 대중문화평론가의 설명에 따르면 서양풍 웹툰에 익숙해진 이들이 많아졌기에 이러한 작품들이 드라마로도 호응을 얻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례가 없는 만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이러한 작품이 성공을 거둔다면 그 다음에는 비슷한 작품들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안방극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서양풍 드라마 제작과 관련해 대중의 반응은 크게 갈린다. 황제, 귀족 등이 등장하는 웹툰, 웹소설의 일부 마니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인공과 어울리는 배우를 찾는 가상 캐스팅까지 하며 드라마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왔다. 그러나 "어정쩡한 드레스를 입은 게 그려진다" "배경과 현실의 괴리가 클 듯하다" 등의 글로 서양풍 드라마의 등장을 반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도 존재했다.


드라마화 소식 전한 '재혼황후'

과거 네이버 시리즈 측은 웹소설, 웹툰 '재혼황후'속 캐릭터로 변신한 수애의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드라마 '재혼황후'의 캐스팅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 시리즈 유튜브 캡처

국내 안방극장에서 서양풍 작품의 부재가 이어져온 가운데 '재혼황후'는 일찍이 드라마화 소식을 전했다. 웹소설, 웹툰으로 대중을 만났던 이 작품은 황제가 노예와 사랑에 빠진 뒤 옆 나라 황제와의 재혼을 선언하는 황후의 이야기를 담는다. 오디오 드라마로도 로맨스 판타지 마니아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재혼황후' 드라마가 동양풍이 될지 서양풍이 될지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대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배우, 플랫폼이 정해지면서 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양풍 드라마를 제작하게 되는 경우) 걱정하시는 부분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재혼황후'가 드라마로 어떻게 나올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참신한 소재, 독특한 기법 등 신선함으로 무장한 드라마들이 K-콘텐츠의 다양성을 높이는 요즘이다.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르에 도전해 새로움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작품이 등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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