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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다는 구라다" 오은영의 일갈

이준목 입력 2022. 08. 0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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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이준목 기자]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의 한 장면.
ⓒ 채널A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좌절하지 않고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해낸 사람들은 마땅히 박수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혼자서만 묵묵히 모든 현실을 감당하려 들거나, 스스로의 경험에 대한 지나친 확신은 때로는 독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그렇게 했으니 남들도 그럴 것이라는 착각은, 타인의 감정과 고민을 마주했을 때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8월 5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상담예능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배우 장가현과 그녀의 20세 딸인 조예은양이 출연하여 고민을 털어놨다.

공교롭게도 장가현은 최근까지 <금쪽상담소>의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이었던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에 출연하여 전 남편 조성민과의 이혼사를 솔직하게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정형돈은 "담당 PD가 굉장히 가슴 아파하면서 섭외를 했다"고 짓궂은 농담을 던져 장가현을 당황하게 했다.

<우이혼>의 다른 출연자들에 비하여 유독 어둡고 우울했던 장가현-조성민 전 부부의 이야기는 결말까지도 유일하게 다툼과 파국에 가깝게 끝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양측으로 편이 갈렸고, 두 사람의 태도와 행적, 이혼 책임 공방 등을 놓고 방영 내내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장가현은 "제 사연이 굉장히 자극적이어서 시청률(금쪽상담소)에 방해가 되었다고 들었다.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농반진반으로 너스레를 떨었다.

장가현은 <우이혼> 출연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전했다. 방송출연이 "두 번 이혼하는 기분이었다"고 밝힌 장가현은 "이혼할 때도 힘들었다. 20년간 결혼생활 할 때도 남편과 소리내어 울고불고 싸운 적이 없었다. 방송하면서 억울했던 기억이 떠오르니까 감정이 폭발하게 되고 이혼 과정을 똑같이 겪은 느낌이 되더라"고 고백했다. 조예은은 "방송에서 엄마가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치는 게 속상했다"면서도 "그래도 저는 꼭 필요했던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가현은 '레이싱 모델 출신 배우'라는 독특한 경력으로 화제가 됐다. 또한 연기자로서 활동하며 막장드라마의 원조 격인 <사랑과 전쟁>에 단골로 출연하여 현모양처에서 불륜녀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장가현 모녀의 고민은 "성인이 된 딸이 엄마에게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대학생인 예은양은 양주에서 자취를 하면서도 주말마다 엄마가 있는 본가로 돌아온다고. 딸은 엄마에게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하고, 심지어 장가현이 화장실에 있거나 지인과 통화를 하고 있을 때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랄 만큼 '엄마 껌딱지'의 면모를 드러냈다.

또한 예은양은 자신이 입을 옷조차도 엄마의 컨펌과 칭찬을 받아야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예은 양은 "엄마 말이 다 맞더라. 항상 엄마가 하라는대로 하는 게 베스트였다"고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예은 양은 평소 엄마의 스케쥴을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일을 할 때는 상관이 없지만 만일 친구들과 놀러가기라도 한다면 엄마의 친구들이 미워진다. 엄마를 뺏어가는 기분"이라고 고백하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만일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겨서 같이 여행을 가야하니 이번주에는 집에 오지 말라고 한다면?"이라는 돌발질문을 던지자, 예은 양은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멀어지고 싶지않다"라고 답했다.

다행히 예은양은 일상적인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단지 예은양은 "저한테 쌓여있는 이야기들을 엄마한테 다 이야기해주고 싶다. 엄마와 대화하면서 스트레스도 풀린다"라고 고백했다.

어릴 때 딸을 데리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했던 장가현은 "예은이가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니,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대처해주라"는 진단을 들었다고 한다. 예민보스인 예은 양은 결벽증 때문에 목욕탕이나 수영장도 못 가고 식당의 물컵이나 학교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 했다고. 장가현은 유난히 예민했던 어린 딸을 끊임없는 노력으로 키워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은 주변의 다양한 자극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다른 사람보다 예민한 부분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성장 과정에서 부모는 언제나 아이를 잘 대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장가현은 딸의 이런 예민한 기질을 이해해주고 항상 불편하지 않게 잘 대처했다. 오은영은 "아이 입장에서는 이런 엄마가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예은의 감정을 분석했다.

예은은 장가현이 최근 성교육에 부쩍 신경을 쓴다고 밝혔다. 딸이 그리 원하지 않는데도 지나치게 구체적인 부분까지 설명하려고 들어서 난감하다고. 장가현은 그리 좋지 않았던 자신의 첫 경험담을 회상하며 딸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오은영은 "성교육은 부모의 역할이다. 자녀에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자세는 좋다"고 칭찬하면서도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장가현 본인의 성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이 부정적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가현은 "남자들이 저를 대하는 시선이, 성을 먼저 생각하고 대한다는 콤플렉스가 심했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장가현은 어릴때부터 성과 관련된 안 좋은 일을 모두 당해봤다는 씁쓸한 사연을 고백하며 심지어 가해자는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었다고.

또한 장가현은 자신이 겪은 성범죄가 '스스로의 외모탓'이라고 자책하며 오히려 옷차림이나 태도에서 더 보수적인 면모를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레이싱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한 편견상 색기있는 여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장가현은 일할 때와 평소의 모습을 철저히 구분하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했다.

오은영은 장가현의 대처가 "스스로 인식하는 자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며 인간관계 속 이해-존중-경험같은 긍정적인 경험이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성적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다는 비중이 많은 것을 우려했다.

딸에 대한 성교육에서도 본인의 경험에 따른 성에 대한 불안과 부정적인 인식이 내재되어있고, 이는 딸에게도 그대로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오은영은 윤리적인 규범에 있어서는 교육이 필요하지만,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딸의 생각과 의지를 가급적 존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장가현의 이혼 이야기가 언급됐다. 예은양은 부모님이 자녀들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엄마가 너무 버거워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예은양은 결혼생활 내내 누구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엄마이자 아내, 주부였던 장가현이 이혼 후 '번아웃' 증세를 드러냈던 뒷이야기를 전했다.

방송 출연 후 좋지않은 반응과 악플-루머들이 쏟아졌지만 장가현은 내색하지 않고 쿨하게 넘기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딸은 "속은 곪고 있는 모습이 제눈에는 보인다. 병원도 다니고 잠도 못자서 힘들어하는데, 물어보면 그저 '아무렇지도 않다'고만 하는 게 답답하다"고 걱정했다.

장가현은 불면증으로 찾았던 병원에서 근황을 묻는 의사에게 '이혼'을 아무렇지 않게 언급하여 깜짝 놀라게했던 일화를 밝히며, "저한테 생기는 일들 대수롭지 않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고백했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의 한 장면.
ⓒ 채널A
 
그러자 오은영은 대뜸 장가현에게 "'쿨병'이 있는 것 같다"는 팩트폭력을 날렸다. 연연해거나 신경써서 괴로워하지 않는다는 이면에는, 실제로는 불편하거나 괴로운 감정을 회피하려는 자기방어기제를 '쿨함'으로 포장했을 수 있다는 것, 오은영은 "이혼이 어찌 아무렇지도 않겠나"라면서 "쿨하다는 구라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실제로 장가현은 결혼생활과 이혼 과정을 거치며 쌓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불면증,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렸다. 특히 이혼의 결정적인 계기로는 장가현의 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꼽았다. 노출 수위가 높았던 한 영화에 비중있게 출연했던 장가현은 이후 남편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 대화가 단절됐고, 결국 영화 개봉일날 끝내 이혼을 통보했다고.

장가현은 "부모님이 아프면 제가 모실 수 있고, 아이가 별나도 제가 키울 수 있고, 남편의 경제력이 부족하면 제가 더 벌면 된다. 하지만 남편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은 견딜 수 없었다"고 토로하며 마음속의 응어리를 털어놨다. 예은양은 "엄마가 혼자 쌓아두는 걸 보면서 답답했는데, 이혼하고 방송에 나와서 20년 만에 아빠한테 사과를 받고 아빠도 엄마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후련했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장가현의 성향이 "책임감 있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성격"이라고 분석하며, 반대로 말하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성향의 사람을 "성의없고 무능하다라고 느낀다"라고 짚었다.

오은영은 장가현에 대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데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지만, 문제는 그 시작점을 잘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서 의논하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이미 벌어진 문제를 내가 당장 어떻게 해결할지만 신경쓴다는 것.

장가현은 "근본적인 문제로 싸우는 것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다"고 고백했다. 장가현은 남편과 아픈 시어머머니에 대한 부양 방법 등으로 마찰을 빚었고, 한번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하여 남편의 동의없이 섹시 화보를 촬영했다가 나중에 알게 된 남편과 갈등은 빚은 일도 있었다. 장가현은 "돈은 내가 벌고, 내가 수치스러운데 왜 내가 혼나야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장가현은 이혼할 때까지도 남편은 장가현이 '이혼 사유'에 대하여 아마 잘 몰랐을 거라고 답했다.

이에 오은영은 "부부라면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치열한 태도가 필요하다. 혼자 다 감당하고 해결하려는 것은 문제를 덮고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게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면 결국 물 한 방울 들어간 공간도 남지 않는다. 그러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자 장가현은 "남편에게 매번 싫은 건 싫다고 말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매몰차게 한 번에 내친 것 같아서. 방송을 통해서 나쁜 사람을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예은양도 "아빠가 날 많이 사랑하는 거 아는데, 틱틱거려서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은영은 장가현을 위한 마지막 진단을 내리며 "쿨병에서 나오셔야한다"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고 그게 장가현의 장점이자 원동력이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대수롭게 여기는 사람은 상대방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힘들다는 표현에도 쿨하게 반응해버린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느끼는 감정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심플 이즈 베스트(Simple is best)"라며 떠오르는 감정을 솔직하게 느껴보고 가까운 사람에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볼 것을 주문했다. 오은영이 바라본 장가현은 "겉으로는 솔직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억압하는 스타일"이라는 것. 단 예은에게는 "엄마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혼자 떠안으려고 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엄마의 감정표현이 그만큼 딸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은양은 "스스로도 몰랐던 모습을 알게된 하루"라는 소감을 밝혔다. 장가현은 "지적을 하신다고 하셨지만 오히려 위로를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오은영은 "Yes, problem'이라는 은영매직을 통하여 "인생이 어찌 순탄한 노프로블럼(no problem)이겠나. 별일이 다 생기는 게 인생"이라며 아픈 경험과 감정도 솔직하게 직시하라고 따뜻하게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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