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는 왜 김밥을 '세로'로 먹고 '가로'로 먹는 것일까

이복진 2022. 7. 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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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는 사사건건 주인공과 대적하는 빌런(악당)이 없다.

이에 대해 극본을 쓴 문지원 작가는 지난 26일 진행된 제작진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히 '안타고니스트', 즉 적대자를 설정하지 않은 것도 우영우가 변호사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그녀가 가진 자폐 그 자체일 수 있고 거기서 오는 편견일 거라 생각했다"며 "드라마를 만들 때는 자폐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안 다루려고 한 건 아니고 최대한 보여드리려 애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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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문지원작가·유인식감독이 답한 궁금증들..고래·러브라인·빌런·관전포인트 등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는 사사건건 주인공과 대적하는 빌런(악당)이 없다.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 공식상 주인공에 반대하는 인물이 나올 법한데,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을 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빌런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에 대해 극본을 쓴 문지원 작가는 지난 26일 진행된 제작진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히 ‘안타고니스트’, 즉 적대자를 설정하지 않은 것도 우영우가 변호사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그녀가 가진 자폐 그 자체일 수 있고 거기서 오는 편견일 거라 생각했다”며 “드라마를 만들 때는 자폐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안 다루려고 한 건 아니고 최대한 보여드리려 애썼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도 함께 그동안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에 답해줬다.

다음은 문 작가와 유 감독 일문일답

-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고 제목을 정했나
 
“‘이상하다’는 단어가 우영우란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굉장히 적절하다 생각했다. 낯설고 이질적인 부정적 의미도 있지만 이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들,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힘이 이상함에 있다 생각했다.” (문지원)
 
-우영우가 김밥을 세로로 먹고 가로로 먹는 것 의도한 부분이 있나
 
“ 의도한 것 같지는 않다. 박은빈 배우가 김밥 먹는 장면이 많다. 우영우 김밥은 조금 얇게 썰어서 자주 먹을 수 있게 만들어놓는 경우가 많다. 아마 그러다 보니 세로로 먹기 좋았던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다만 박은빈 배우의 아이디어가 가미되지 않은 신이 없다 싶을 정도로 현장에 오면 영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본 다음, 1번 본다 2번 감탄한다 3번 찍는다였다.” (유인식)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장애가 덜 드러나고 무해하고 귀엽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다른 드라마 주인공이 다 그렇듯 우영우라는 캐릭터도 드라마를 위해 창작자들이 의도를 가지고 창작한 캐릭터인 건 사실이다. 다만 이 캐릭터가 실제 자폐스펙트럼을 가졌다고 하는 것이 불가능한 캐릭터다라고 하신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분명 우영우같은 자폐인이 가능하다 생각하고 있다.” (문지원)
 
-정명석(우영우 팀장) 같은 캐릭터가 판타지라는 이야기도 있다. 주변 인물 구성에 있어서 고려한 점은
 
“정명석 캐릭터는 내가 생각하는 40대 초반 사람을 가질 수 있는 멋짐을 많이 넣었다. 명석이 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을 생각해 보면 제목부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니까 자칫하면 우영우와 들러리들로 느껴질 것 같았다. 분량도 양껏 줄 수 없고. 이 모든 캐릭터가 최대한 개성 있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짧은 분량에서도 빛이 났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문지원)
 
-고래를 등장시킨 이유는
 
“감독님께서 영우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자폐인들은 특정 대상에 깊이 빠져들어 전문가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러 후보를 두고 고민했다. 보통 공룡, 기차, 날씨, 자동차가 인기 있는데 그 중 고래로 결정한 이유는 고래는 멋있게 생겼다. 그래서 다시 고래 자료조사를 해 1회부터 다시 고래를 넣을 부분을 찾아서 ‘고레카’를 끼어넣었다.” (문지원)
 
-고래가 매회 다르게 등장하는데 의도한 부분인가
 
“영우에게 고래를 녹여 넣으면서 연출적으로 네 가지 고래 형태가 나왔다. 고래 이야기에 확 빠져들어서 수다 떨기 시작하면 나오는 포토그래픽 메모리가 있다. 또 하나는 고래 퀴즈를 낼 때 귀엽게 등장하는 고래가 있는데 페이퍼 크래프트라고 종이로 고래 모형을 만들어 모션그래픽 작업을 했다. 또 하나는 ‘고레카’라고 불리는 깨달음 순간에 나타나는 고래다. 우리가 구할 수 있는 고래의 모든 점프 그림을 찾았다. 많은 분들이 해석해주셨다. 깨달음의 크기에 따라 고래 크기가 다르다거나.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맞춰간 건 아니지만 작가님이 대본에 암시한 부분은 있었다. 6회 대본에 보면 ‘고래가 물 밖으로 나오지는 않고 빼꼼히 주변을 살핀다’, ‘시원하게 분수를 내뿜는 장면’을 써주셨다. 물 밑에서 기웃기웃하는 돌고래를 전광판에 썼다. 네 번째로는 한두 번 정도 영우의 특별한 순간 현실 세계에 나타난 고래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저건 뭐야’ 하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고래들을 너무 사랑해주시더라. 앞으로도 뜻밖의 장소에서 현실 세계로 나오는 고래들이 있으니 기대해달라.” (유인식)
 
-영우와 준호의 러브라인에 대해서 알려달라
 
“자기 세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자기중심적인 영우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사랑을 해서 다른 사람을 자기 세계에 초대하고 그 사람과 발맞춰가는 건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사랑 이야기는 필수라 생각했다. 전반부에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순간이 소중하고 기념할 만한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있어서 회전문 신, 앞으로 보시게 될 순간들이 있다. 전반부에서는 설레는 감정 위주, 서로가 어떻게 빠져들게 됐는지에 집중한다면 후반부에는 조금 더 깊은 고민이 드러날 것이다. 영우 입장에서는 자폐인이 다른 사람과 함께 간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고민할 거 같고 준호도 장애가 있는 여성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모습이 드러날 것 같다.” (문지원)
 
-이후 관전 포인트는
 
“(전반부에는) 우영우가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쪽에 무게중심이 실려있었다면 후반부에는 우영우가 훌륭한 변호사가 되어가는 과정이랄까. 어떤 것이 훌륭한 변호사인가에 대한 고민, 이상하고 남다른 존재로서의 영우 나름대로 대답을 찾아갈 것 같다. 한바다 사람들도 각자 자기 인생의 고민들을 맞닥뜨리게 되고 변화,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유인식)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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