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높아진 인기에 따라온 논란들, 어떻게 봐야 하나?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2022. 7. 22. 15: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영우 신드롬'이 쉼표 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출 유인식, 극본 문지희)  8회 시청률은 유료가구 전국 기준 13.1%를 기록했다.

'우영우' 인기의 또 다른 한 켠에서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그는 '변호사 우영우에 과몰입한 친구'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몇 가지 특징을 언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우영우 신드롬'이 쉼표 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출 유인식, 극본 문지희)  8회 시청률은 유료가구 전국 기준 13.1%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15.0%, 분당 최고 시청률은 16.8%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수치일 뿐, 체감 시청률은 숫자의 가치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우영우' 인기의 또 다른 한 켠에서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드라마 속 캐릭터를 둘러싼 희화화 논란이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잡음은 아니지만, 이를 중심으로 여러 담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패러디인가? 희화화인가?

구독자 23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미선짱은 최근 '우영우' 속 캐릭터를 모사한 영상을 몰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그는 '변호사 우영우에 과몰입한 친구'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몇 가지 특징을 언급했다. '눈을 과하게 동그랗게 뜬다' '안 쓰던 헤드셋을 쓰고 다닌다' '갑자기 고래가 좋아졌다' '김밥을 세로로 먹는다' 등의 특징을 나열하며 이를 흉내냈다. 

6만 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우와소 역시 드라마 속 캐릭터의 말투를 따라하며 남편에게 식사를 권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여성 유튜버는 우영우의 말투로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는 남편을 굶기는 아내가 되고, 그것은 내조 실패가 되어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없다"면서 "밥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메뉴가 바뀝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법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죄명이 달라집니다"라고 했던 우영우의 대사를 따라한 것이다. 

이는 드라마 속 캐릭터에 대한 패러디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영상 모두 역풍을 맞았다. 자폐를 앓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희화이자 조롱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각각 해명 입장을 내놨지만 좀처럼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았고, 우와소 측은 21일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네티즌들의 의견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비난 여론이 좀 더 우세한 가운데 상반된 주장이 맞서는 형국이다. "장애인을 따라 하면서 웃음거리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비판에 맞서 "단순히 드라마 속 캐릭터를 따라한 것인데 왜 논란이 되는 것이냐?"는 반대 주장도 있다. 

실제로 '우영우'를 즐겨 보는 이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우영우의 말투나 모습을 모사하는 것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중들의 SNS 속에서도 우영우 따라잡기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 비하"라고 지적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야말로 재미있게 챙겨보는 드라마 속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수준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반면 유튜버들의 영상 게재에 대해서는 '의도'를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단순히 개인적 흥미를 넘어 조회수를 높이거나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상업적 의도가 포함된 행위로 읽히는 것이다. '우영우' 속 캐릭터를 따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통해 개인적 이익을 얻으려는 속내가 엿보여서 이를 바라보는 몇몇 네티즌이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드라마·영화는 되고, 예능은 안 된다?

지난 2006년 개봉된 배우 신현준 주연 영화 '맨발의 기봉이'. 실제로 지적 장애를 가진 마라토너 엄기봉 씨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코미디' 장르로 분류된 이 영화 속에서 신현준은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였고 당시 기준으로 200만 관객을 모으며 상업적으로도 꽤 성공을 거뒀다. 이 영화의 상영 당시, 신현준의 연기를 두고 장애인 희화로 보는 시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12년의 시간이 흐른 뒤 신현준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 때 MC들은 "기봉이 인사를 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신현준은 다소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기봉이를 연기할 당시 말투로 인사했다. 이에 MC를 포함한 출연진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 장면에 대해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해당 방송을 송출한 방송사를 상대로 '주의'를 의결했다. 당시 위원회 측은 "방송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표현과 행동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 왜 기봉이 캐릭터를 코미디 영화에서 다루는 것은 괜찮고, 예능에서 코믹하게 보여주는 것은 안 되는 것일까?

'맨발의 기봉이'와 '우영우' 외에 장애를 소재로 다룬 작품은 꽤 있었다. 1000만 고지를 밟은 영화 '7번 방의 선물' 외에도, 영화 '그것 만이 내 세상'과 드라마 '굿 닥터'는 특정 분야에서 남다른 소질을 보인 장애인 주인공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각각 배우 류승룡, 박정민, 주원이 타이틀롤을 맡았고 출중한 연기력으로 호평받았다.

하지만 그들의 역할을 누군가가 흉내냈다면 이는 또 장애인 희화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높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웃음'을 본령으로 하기 때문에 결국 장애인의 모습을 웃음의 수단으로 쓰려 했다고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각 콘텐츠가 가진 방향성과 주제의식에 주목해야 한다. '우영우'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박은빈이 연기하는 우영우라는 캐릭터에 대한 외적인  부분이 아니다. 그보다는 장애를 가진 우영우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가고 주변 이들과 관계를 형성해가는지에 역량을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박은빈이 빚는 우영우의 모습은 부수적인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반면 일부 유튜브 채널과 예능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웃음'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대한 따뜻한 시선이나 애정 어린 접근이 아닌, 한 번의 웃음과 관심을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우영우'라는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영우의 말투와 행동이 쓰인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일부 콘텐츠의 경우 장애인을 향한 온기와 관심은 배제된 채 오로지 외적인 부분에 집중하기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이라면서도 "이를 둘러싼 찬반 여론이 있지만 모두가 의견을 개진할 자유가 있다는 측면에서 건강한 토론이 벌어진다면 오히려 바람직하다.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이 활발히 벌어진다는 것은 반길 만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