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의 신부' 정유진 "선 넘는 악역 걱정, 분노 연기로 두통까지"[EN:인터뷰②]

박정민 2022. 7. 21. 12: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박정민 기자]

배우 정유진이 악역 연기 고충을 털어놨다.

7월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다.

21일 진행된 '블랙의 신부' 화상 인터뷰에서 정유진은 캐릭터 준비 과정, 악역 연기 고충, 배우로서 가진 욕망 등에 대해 털어놨다.

20일 OTT 시청률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블랙의 신부'는 시청 순위 6위에 오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정유진은 "정말 놀랐다. 처음 23위서 8위, 6위를 하더라. 한국에서는 저희와 비슷한 드라마가 많이 그려져서 신선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복수극과 욕망을 그리기 위한 드라마인데 그 부분은 잘 담긴 것 같다. 세계에서 결혼 정보 회사라는 소재도 신선한데 여자들의 갈등과 복수를 신선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저희도 너무 기뻐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저희 드라마를 통해 결혼 정보 회사가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해외에는 데이팅앱도 있고 한국보다 파티 문화가 많아서 만날 기회도 있지 않나. 저희는 결혼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들도 많아서 이걸 신선하게 받아들이지 않나 싶다. 사람을 등급을 매겨서 한다는 것 자체가 쇼킹하고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유진은 서혜승(김희선 분) 행복을 망친 내연녀 진유희 역을 맡았다. 진유희는 치명적인 매력과 두뇌를 겸비한 대기업 법무팀 변호사이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정유진은 "제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많이 됐다. 저한테 큰 도전이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면서 봤다. 감독님이 잘 그려주셨다. 8부작이라 전개가 빠르다 보니 놓치면 못 따라간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런 부분을 충분히 풀 수 없었지만 넷플릭스라는 OTT에 맞게 엔딩도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엔딩으로 가서 재밌게 봤다"고 시청 소감을 전했다.

이어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긴 했다. 1부 영상을 다 보고 감독님께 '제 연기가 약한 것 같다. 1부를 보고 판단하는데 내가 이도 저도 아니게 한 것 같다'고 연락을 드렸다. 1부에서 보여줘야 할 걸 많이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정유진은 "그동안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고, 여자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 아닌 악역을 많이 했다. 이번에 정말 큰 악역을 맡게 됐는데 범죄를 저지르고 선이 넘는 악역은 처음이었다. 감독님이 제안해 주셨던 건 '색다른 악역을 맡아보면 좋겠다' '네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다른 악역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걱정이 많긴 했다. 대본을 보면서 진유희라는 인물이 가진 서사가 흥미로웠다. 악역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데 조금 힘을 빼고, 고급스럽게 표현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많이 어려웠다. 점차적으로 서혜승에게 복수하는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악역 연기 고충도 털어놨다. 정유진은 "후반부로 갈수록 분노가 상승해서 눈이 너무 아팠다. 두통이 너무 심했다. 호흡과 에너지를 얼굴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눈이 그렇게 아픈 줄 몰랐다. 현욱 오빠도 모니터링할 때 어떤 신에서 '안압이 빨개진 게 보인다. 그만큼 네가 잘했다'고 응원해 줬는데 실제로 눈과 머리가 아프긴 했다"고 회상했다.

정유진은 "인물들이 각기 다른 욕망을 갖고 있는데 진유희는 가장 솔직하고 욕망에 대해 본능적이다. 처음엔 형주에 대한 마음을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잘생기고 자수성가한 것도 마음에 들고. 형주에게 '최고의 남자와 가정을 이룰 거다'라는 말을 하는데 아버지에 대한 아픔도 있었고, 멋진 가정을 갖고 싶다는 것 때문에 형주와 결혼을 원했다. 사랑까지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나다 보니 욕망의 끝판왕이 돼서 형주를 얻으려고 했다.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는 캐릭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엔 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연기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싶었다. 어떻게 하면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이해 아닌 이해가 될까 고민했다"며 "아버지, 가족. 사랑받아야 할 곳에서 받지 못해서 결핍과 크나큰 욕망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신을 연기하면서 많은 감정이 들었다. 혜승이 너무 부럽고, 자존심은 절대 굽힐 수 없고, 놓지도 못하고.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든다는 대사를 하는데 인간이 얼마나 극에 달하면 이런 생각이 들까 싶었다. 그때 감정도 잘 나왔고 (진유희가) 되게 짠했다"고 말했다.

극중 진유희는 서혜승(김희선 딸)의 집을 빌미로 협박하는가 하면, 서혜승 딸 민지의 교통사고를 사주하기도 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은 악행이 있었냐는 질문에 정유진은 "민지 사고를 낸 건 정말 아니다. 저도 힘들긴 했다. 대본을 보면서도 '진짜 제가 민지를 그렇게 하는 거예요?' '민지 사고를 내는 거예요? 뒤에 반전이 있는 거예요?' 물어봤다. 감독님과 이야기한 게 소시오패스 같은 부분을 보여주자는 거였다. 캐릭터가 완전히 바뀌면 안 되니까 그런 부분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에 대해선 "제가 하도 째려보니까 '눈에 독기가 가득해서 눈이 2mm는 더 길어졌을 것 같다'라는 반응이 있더라"라고 웃으며 "천주교 신자인데 친한 신부님이 제 걸 다 챙겨 보신다. 이번 거는 제가 악역으로 나오니까 봐달라고 하기 좀 그렇더라. 신부님이 '진유희는 나빴지만 정유진은 파이팅입니다'고 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정유진은 '블랙의 신부'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다. 감독님한테 '제가 잘할 자신이 없다'면서 '더 치명적이고 아름다운 분들도 많고 연기를 잘하는 분들도 있는데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다. 감독님이 '블랙의 신부'에 제가 꼭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감독님, 선배님들을 믿고 호흡하면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배우가 될 것 같았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좋은 사람을 많이 얻은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배우 정유진은 새로운 캐릭터, 재밌는 시나리오,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으면 너무 설렌다. 연기 변신을 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연기를 다양하게 많이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배우로서 가진 욕망을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뉴스엔 박정민 odul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