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연예인 학폭 검증, 왜 어려울까

우다빈 입력 2022. 7. 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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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향한 학폭 폭로 거듭 ..배우 남주혁도 진실공방 ing
최근 '추가 폭로' 유무가 진실 검증의 쟁점 되기도
배우 남주혁을 비롯해 수년간 많은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였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배우 남주혁을 비롯해 수년간 많은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였다. 누군가는 미성년자 흡연 및 음주 등 사진 등으로 덜미가 잡히고 사실상 퇴출당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한쪽의 일방적 주장에 강하게 반박하면서 동창들의 증언 등으로 겨우 의혹을 벗었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남주혁은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였다. 소속사는 몇 차례에 걸쳐 강력하게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추가 폭로도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배우의 명예를 지키겠다며 강도 높은 법적 대응을 알린 소속사는 SNS 언어폭력 등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간 연예계에서는 크고 작은 규모로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대부분의 피해 주장에는 과거의 일인데다가 대부분의 폭로 특성상 이렇다 할 물증이 없다. 뿐만 아니라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본인의 직접적인 신상을 공개하기 꺼리기 때문에 입장문은 커녕 온라인 커뮤니티로 폭로, 기사화되면서 그나마 화제성을 갖는다. A씨·B씨 등 이니셜로 폭로가 이어지면 '네티즌 수사대'들이 출동해 유추한다.


학교 폭력, 실제 피해자들의 고충

사실 학폭 폭력 피해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학창 시절 사진 및 졸업 앨범 등이 그나마 동창임을 인증하는 수단이다. 형법 제307조에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진실을 알렸더라도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

결국 실제로 학교 폭력의 피해가 있었음에도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형법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비연예인이 이를 입증하는 것과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장기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K&J 법률사무소 김현식 대표 변호사는 본지에 "학교 폭력 사실이 있더라도 사실 적시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리게 되면 정통법상 명예훼손이 된다"면서 "물론 가해자가 특정될 수 있는 정황들이 있어야 한다. 경검에서는 보도의 공정성의 측면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어 가해자 측에 대한 반대 주장에 대해서도 취재를 했는지가 실무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피해 추가 폭로가 여론에 큰 영향

아이러니하게도 '익명'은 폭로자를 지켜주는 또 다른 수단이기도 하다. 실제로 학교 폭력 피해자는 긴 세월 상처를 받았고 실명으로 가해자를 고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최근 불거진 폭로의 키워드는 '추가 인물의 등장' 여부다. 폭로자와 연예인 혹은 소속사가 일대 일로 만나 합의까지 다다르는 것이 가장 원만한 해결 방법이다. 하지만 1차 폭로자 외에 2차, 3차 폭로자까지 나온다면 사태는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

무고한 피해자 양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폭로는 진실을 가리기 위해 재판장으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억울함을 벗은 이들도 있다. 그룹 갓세븐 출신 영재와 에이프릴 멤버 나은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으나 빠르게 반박했다. 여기에 동창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사태는 수습됐다. 또 조병규의 첫 번째 학교폭력 폭로글 역시 소속사의 법적 대응이 공지되자 곧 허위임을 인정하며 삭제됐다. 박지훈 역시 중학교 동창생이라고 주장하는 이 때문에 학교 폭력 가해 의혹을 받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일면식 없는 회사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스타를 끌어내리기 위한 악의적 목적의 가짜 폭로를 근절해야 하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뚜렷한 물증이 없다는 것을 이용한 이른바 '마녀사냥'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예계에서는 스타의 폭로 등을 두고 일단 지켜보는 것을 선택한다. 최근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인 남주혁의 경우 이미 차기작들을 논의하는 단계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터다. 허위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남주혁이 의혹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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