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헤어질 결심'으로 충만해지는 기분이에요"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2. 7. 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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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박해일이 '헤어질 결심'으로 필모그래피의 한 페이지를 채웠다. 기존과는 다른 질감의 연기로 배우로서의 영역을 한층 넓히고,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박해일이 '헤어질 결심'으로 인해 배우로서 충만해지는 기분이 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최근 개봉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해일은 극 중 해준을 연기했다.

박해일이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이유는 호기심이었다. 박찬욱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1시간 동안 캐릭터와 줄거리를 들으며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고. 자주 접해왔던 형사 캐릭터와는 다를 거라는 박찬욱 감독의 이야기도 호기심에 한몫했다.

또한 박해일은 "저라는 소재가 감독님한테 어떤 방식으로 쓰일지 기대가 됐다. 원하시는 만큼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면서 기대 반 걱정 반인 마음으로 '헤어질 결심'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어 박해일은 "감독님이 이번 작품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나서 시나리오를 완성했던 방식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배우들의 성질들을 더 많이 흡수해주시고 감독님 세계에 활용해주셨다. 이번 작업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탕웨이와의 연기 호흡은 시작도 전에 고민을 안겨줬다. 다른 문화권 배우와 연기하는 것이 처음이었다는 박해일은 탕웨이와 어떻게 소통하고 연기 호흡을 맞출지 고민이었다고 했다. 그런 고민은 탕웨이를 직접 만나자마자 해결됐다. 박해일은 "탕웨이 씨 자체가 상대방 이야기에 잘 귀 기울여주는 배우다. 감독님과 탕웨이 씨가 서래라는 캐릭터를 서로 구축하면서 나누는 대화들을 옆에서 듣다 보니 되려 제가 얻게 되는 게 많았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촬영장 근처를 함께 산책하며 서로의 연기 호흡을 자연스레 맞춰나갔단다.


박해일에게 해준과 서래가 처음 만나는 신은 중요했다. 해당 장면에서 서래는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고, 해준은 그런 서래를 주시한다. 이 신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였다는 박해일은 "저는 그 장면에서 해준을 잘 찍어내면 반 이상을 만들어낸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반부터 해준이 서래 캐릭터에 미묘한 감정을 느껴야 둘 관계의 드라마가 잘 펼쳐질 수 있겠다는 부담도 있었다"면서 "서래가 심문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죽은 남편의 아내이지 않나.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대해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호기심과 미묘한 감정을 느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그 첫 신의 연기 톤을 기둥 삼아서 가지들을 잘 키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나름 캐릭터의 톤을 잘 찾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의 감정선은 간접적인 증거들로 유추해야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은은하다. 특히 서래에 대한 해준의 미묘한 감정들은 박해일의 표정과 눈빛, 오브제들을 통해 유추해야만 실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이에 대해 박해일은 "이 작품은 수사극이라는 테두리 안에 멜로가 잘 녹아들어 가 있다. 제가 맡은 역할은 형사고, 서래라는 역할을 대할 때 진심도 있지만 그녀를 의심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가짜 마음을 드러내고 진심을 알아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영화의 질감을 에둘러 표현하는 방식으로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해일은 "감독님이 이 작품을 소개하실 때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해주셨다. 그런 문장의 테두리 안에서 연기할 배우들이 염두에 두고 연기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박찬욱 감독님이 만들어낸 작품 세계 안에서 연기를 감정을 드러내고 숨기고 대사를 해보고 느끼게 되다 보면 나라는 배우도 성숙해지는 부분들이 일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했다.


박해일이 이런 방식으로 해준을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찬욱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질감의 연기를 마음껏 담아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박해일은 "감독님이 전작에서 해오셨던 영화의 질감들이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와서 감정에 스크래치를 내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관객들이 인물들의 주변에 몰래 다가와서 무슨 감정으로 이야기하고 있고, 저들의 눈빛을 봐야 무슨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게끔 촬영하셨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다른 결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해일은 "앞으로 작품을 할 때 다양한 결들을 만나는 데 있어서 유연해지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이번 계기로 또 다른 캐릭터로 선보이는 것 같아서 나름 충만해지는 기분도 든다"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헤어질 결심'에 이어 박해일은 7월 말 '한산: 용의 출현'으로 관객과 또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을, 그것도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와 작품을 내놓는 것이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로 기쁘다고. 박해일은 "많은 관객분들이 한국 영화를 보시게 된 시기 아니냐. 너무 기쁘다. 펜데믹 전과 지금 상황이 조금 차이가 느껴지는 건 매년 정해진 라인업이 있지 않나. 그걸 시기를 고려해서 극장에서 상영을 하는 것 아니냐. 이번에는 저도 마찬가지지만 찍어 놓았던 작품들이 그런 시기에 절차가 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우르르 쏟아지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제 의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관객들을 만나자는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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