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사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2022. 6. 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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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일각에서 불거진 해체설을 강하게 부정하며 "단체 활동과 개별 활동의 병행"이라고 외쳤다.

개별 활동 일변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 중단을 발표한 상황 속에서, 이 결정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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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사진출처=JTBC 뉴스 캡처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후폭풍은 엄청났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일본 요미우리 등 주요 외신들이 이를 속보로 타전했다. 그들의 위상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상상을 초월한 반응에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하이브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일각에서 불거진 해체설을 강하게 부정하며 "단체 활동과 개별 활동의 병행"이라고 외쳤다. 개별 활동 일변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마냥 슬퍼할 때가 아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 중단을 발표한 상황 속에서, 이 결정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더 이상 그들은 단순히 '인기 많은 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조 원의 회사의 명운을 쥐고, 더 나아가 K-팝 시장 전체를 좌지우지할 위력을 가진 유사 이래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다. 

사진출처='찐 방탄회식' 영상 캡처

#BTS 활동 없는 하이브, 지속 성장 가능할까?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한 다음 날인 15일, 코스피에 상장한 소속사 하이브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하루 만에 25%가 급락하며 시가 총액 2조 원 정도가 증발했다. 

이를 두고 방탄소년단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그들의 이같은 발표가 주가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멤버 진, 제이홉, RM이 지난해 말 약 100억 원의 주식을 매도한 사실도 뒤늦게 도마에 올랐다. 여전히 그들은 하이브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난 개미(소액투자자)의 반발은 거셌다. 

하지만 이를 두고 마냥 방탄소년단을 탓할 수만은 없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그들에게 마냥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활동 중단'이 아닌 '개별 활동' 의사를 밝힌 터라, 주가가 이처럼 요동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서 더 중요한 건, 방탄소년단에 집중된 매출 비중을 분산시키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다. BTS의 매출은 하이브 내에서 절대적이다. 2020년 기준, 하이브 매출 중 87.7%가 BTS를 통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7900억 원대에서 1조 2500억 원대로 늘어나며 BTS의 비중이 67%로 줄었지만 여전히 절대적이다. 그러니 BTS의 일거수일투족에 팬뿐만 아니라 주주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곧 닥칠 미래'였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병역 특례가 적용되지 않으면, 올해 연말께 맏형인 진이 입대해야 한다. 이후 시간 차를 두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대한다고 봤을 때, 7명이 모두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뭉치는 건 향후 5년 후에나 가능하다. 그 사이는 어쩔 수 없이 개별 활동 체제일 수밖에 없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발표와 하이브의 요동치는 주가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다수 상장된 기업들이 몇몇 스타의 인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에 의해 회사가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곧 콘텐츠다. 벼락 인기를 얻으며 회사 가치가 치솟을 수 있는 반면,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거나 사고를 당해 활동이 어려워질 경우 회사의 손해가 막심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회사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향후 K-팝 시장이 한국을 알리는 미래 동력이자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삼아야 한다.

사진출처='찐 방탄회식' 영상 캡처

#K-팝 산업 안정성을 위한 숙제, 플랫폼

플랫폼 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일종의 기반 시설과도 같기 때문이다. 대신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인프라를 구축해야 그 안에 콘텐츠를 실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K-팝 시장은 이 플랫폼 구축이 약한 고리였다.

예를 들어, 영화 산업을 보자. 총 매출에서 영화발전기금(3%)과 부가가치세(10%)를 제하고 남은 금액의 절반은 극장이 가져간다.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기까지 극장의 역할은 사실상 없다. 완성본을 거는 것이 그들의 몫이다. 그럼에도 절반의 매출을 가져간다. 극장이라는 플랫폼이 없다면 극장 문화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국을 세우기 힘든 시절, 지상파 3사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며 호시절을 발휘했던 것도 그들의 방송 송출 시스템이자 플래폼을 갖춘 덕분이었다.

이 플랫폼 구축을 위해 가장 노력한 K-팝 기획사는 어디일까? 공교롭게도 이번 BTS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하이브다. 'IT 기업'으로의 변화를 천명한 하이브는 '위버스'를 만들었다. 그 안에서 팬들은 스타들과 만나고, 앨범을 비롯한 굿즈를 구입한다. 위버스 안에는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TXT 등 하이브 소속 가수 외 다른 기획사에 속한 가수들도 포함됐다. 다양한 K-팝 가수를 만나고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이 단단해진다면 몇몇 K-팝 가수들이 흔들려도 산업은 견고하게 버틸 수 있다. 한 쪽의 누수를 다른 K-팝 가수를 통해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시 영화 산업에 비유하자면, CJ ENM·롯데·쇼박스·NEW 등 4대 영화 투자배급사 중 두 곳에서 만든 영화의 흥행이 지지부진해도, 다른 두 곳에서 만든 영화의 만듦새가 훌륭해 1000만 고지를 밟는다면, 네 투자배급사의 영화를 모두 스크린에 거는 극장 입장에서는 별다른 위기가 되지 않는다. 때때마다 대중이 원하는 콘텐츠를 플랫폼에 앉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BTS라는 그룹의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웬만한 대응으로는 그들의 공백을 메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더 많은 K-팝 아티스트를 위버스에 유치하고, 거대 팬덤을 구축한 또 다른 K-팝 그룹 여럿을 키워낸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몇몇 K-팝 가수의 활동 중단으로 인해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이처럼 이번 BTS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BTS 중심에서 벗어나 K-팝 산업 구조 전반을 되돌아볼 필요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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