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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 유인촌→강필석 '햄릿', 세대 융합의 장 [종합]

황서연 기자 입력 2022. 05.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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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기라성 같은 원로 배우들이 연극 '햄릿'을 위해 뭉쳤다. 세대교체를 위해 조연으로, 단역으로 물러났지만 한 무대에서 다시 만나 고전을 다시 탐구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매일이 행복하다.

25일 오후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손진책 연출, 박명성 프로듀서, 배우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손봉숙 길해연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햄릿'은 지난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한극 연극계 원로 9명이 출연해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한 기념비적인 기념 공연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기라성 같은 원로 배우들에 젊은 피들이 합세해 축제와도 같은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바탕으로 배삼식 작가가 극본을 쓰고 손진책 연출이 제작에 나섰다.

손 연출은 "2016년 공연은 원로 배우 아홉 분을 모시고 배우에 대한 오마주라는 개념으로 극에 접근을 했다. 연극 놀이를 해보자는 생각이었고, 당시에는 성별이나 나이의 구분 없이 9명이 돌아가면서 미니멀하게 연기를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이번에는 좀 더 본격적으로 만들어보자 싶어서 전 배역을 맞게 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연출은 "'맥베스'가 불멸이고, '리어왕'이 바보 광대라면 '햄릿'이라는 작품에는 기본적으로 '죽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햄릿'은 자의식이라는 개념도 없고 심리학이라는 학문도 없던 시절 쓰인 작품이라 그간 주로 복수극로 다뤄졌었지만, 400년 동안 수없이 많은 해석들이 '햄릿'을 분석하고 난도질을 했다"라며 "이번에는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만들어 보려 했다. 인간이 모두 죽는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굉장히 멀리 느끼고 남의 일인 것처럼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을 뒤바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느껴보려 한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50살 나이 차 뛰어넘은 세대 대통합, "전무후무한 작품"

이번 공연에는 기존 9명의 원로 배우들에 더해 '젊은 피' 후배 배우들이 대거 참여, 1941년생 권성덕부터 1988년생 박지연까지 약 50살가량 차이가 나는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뭉쳤다. 햄릿 역할은 강필석, 레어티스 역은 박건형, 오필리어 역은 박지연이 맡는 등 신진 세력들이 전면에 나섰고, 원로 배우들은 조연 또는 단역을 맡으며 이들과 호흡을 맞춘다.

지난 시즌 폴로니우스를 맡아 성별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열연을 펼쳤던 박정자는 "이번에는 유령도 아니고, 무덤지기도 아니고, 그냥 '배우 1' 역할이다. 그럼에도 참여하는 기쁨이 크다"라며 "연습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행복하다. 동시대에 한 자리에 모이기에는 정말 벅찬 선배님들, 동료들, 젊은 후배들과 함께 '햄릿'을 하게 돼 행복하다. 이런 작품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거투르트 역을 맡은 김성녀 역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매일 6, 7시간을 연습하고 있다. 대사 한 줄을 가지고 몇 시간을 앉아 계시면서 행복해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누를 끼칠까 걱정하며 열심히 리딩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뜻하다"라고 말하며 "이 작품이 성공하면 우리가 더 자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신했다.

길해연은 "나는 선배님들과는 10년에서 25년 정도 나이 차이가 나고, 뒤에 앉아있는 친구들과도 5년부터 25년까지 나이 차이가 난다. 내가 딱 중간이다. 선배님들 놀라운 무대와 후배들의 무대 사이에 선 내가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연극계가 큰 무대를 제작할 여건이 안돼 기회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간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끼리,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끼리 작품을 하시지 않았나 싶다. '햄릿'이 함께하는 극의 좋은 모델이 되기를, 그리고 제가 중간고리를 잘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레어티스 역을 맡은 박건형은 "6년 전 이 공연을 봤었다. 무대 위 작은 소품으로라도 출연하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선배님들이 리딩 하시는 목소리를 들으며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 선생님들과 저희가 만난 건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주인공 햄릿 역을 맡은 강필석 역시 "감히 선생님들과 대사를 섞고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제가 '복 받은 배우'구나 생각했다. 나 역시도 6년 전 이 작품을 봤고, 그렇기에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더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연극 햄릿, 유인촌 강필석


팬데믹 후 얼어붙은 공연계, 순수 연극 내놓는 신시의 뚝심

제작에 나선 신시컴퍼니 대표 박명성 프로듀서는 "6년 전 선생님들을 모시고 '햄릿'을 했을 때 정말 행복하게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난다. 또 선생님들을 모시니 새로운 작품을 시도하려 했으나 탈고가 되지 않아 다시 '햄릿'으로 돌아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6년 전과 가자 다른 부분은 후진 세대들을 위해서 선생님들께서 빛나는 조연이나 단역으로 물러서 주시고 젊은 배우들이 함께한다는 점이다. 선생님들이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어려운 연극 작업이지만 행복하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주인공 햄릿을 맡았던 유인촌은 이번 시즌에서 햄릿의 숙부인 클로디어스 역을 맡았다. 유인촌은 "저도 공연 기획, 제작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이런 프로덕션은 국·공·시립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제작하기가 어렵다. 많은 인원이 출연하는 순수 언어 연극을, 신시라는 단체에서 맡아서 제작해주는 사실 자체가 출연하는 입장에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유인촌은 "6년 전에는 전 좌석이 매진되고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지만, 이번에는 기간이 좀 길다. 만에 하나 객석이 매진돼도 제작비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라며 "젊은 배우들과 평생 연극 무대에 인생을 바치신 어른들이 모여서 하는 극이니 훨씬 의미가 있는 공연이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기를, 신시가 무너지지 않도록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손숙 역시 "박명성 대표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제정신이면 이런 기획을 할 수가 없다. 지원금 한 푼 없이 이런 작품을 한다는 것이 그렇다.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기를 바란다"라고 설명을 보탰다. 정동환은 "신시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 도약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극계에서 이런 극이 전통으로 유지가 돼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응원을 보탰다.

'햄릿'은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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