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벗고 진짜 '이수정'을 찾았다[SS인터뷰]

정하은 2022. 5.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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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이수정이란 자신의 본명을 꺼내기까지 8년이 걸렸다. 러블리즈 리더 베이비소울로 사랑받아온 그가 자신의 본명 이수정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수정이 데뷔 8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2011년 디지털 싱글 ‘남보다 못한 사이(Feat. 휘성)’를 발매하며 솔로 가수로 먼저 이름을 알린 이수정은 이후 지난 2014년 그룹 러블리즈로 데뷔해 팀의 리더이자 메인보컬 베이비 소울로 활약했다.

첫 번째 미니 앨범 이름은 ‘My Name(마이 네임)’이다. 8년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된 소감에 대해 그는 “첫 솔로 앨범이고 아티스트로서 변화를 시도한 만큼, 작사도 직접 쓰고 모든 부분에 다 제 손길이 닿았다”고 애정을 드러내며 “‘마이 네임’이란 앨범명처럼, 진짜 제 이름을 되찾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앨범명부터 본명 이수정으로 새 출발하는 그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우선 이수정에게 주어진 숙제는 7년간 활동한 베이비소울이 아닌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이수정은 “러블리즈 베이비소울로 살면서 어느 순간부터 제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사소한 것조차 모르겠더라. 활동하며 많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고 힘들고 아픈 기억들도 있었다. 제 주위에 제 편이 아무도 없고 온전히 혼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 ‘달을 걸어서’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달’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환상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달이 지고 나면 새로운 아침이 찾아오듯, 어두웠던 시간을 지나 진짜 자신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 자체 역시 이수정의 이야기다. 진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이수정은 “그래서 본명으로 활동하게 됐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나는 이런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지’ ‘이런걸 하고 싶어했구나’를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 스텝은 러블리즈란 이름표를 떼고 변화를 주는 것이었다. 이수정은 “그룹 러블리즈만의 아련하고 소녀스러운 면을 많이 보여드렸다면, 솔로 앨범에서는 제가 시도하지 않았던 음악적 색깔과 제가 가진 더 큰 에너지를 표출하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그냥 노래를 불렀다면 이번엔 제 노래를 부르면서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제 안에 있는게 표출되는게 느껴지더라. 음악적으로도 어느정도 성장한 면이겠구나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어떻게 보면 베이비소울로 공들여 쌓은 탑을 무너뜨리고 다시 출발선에 선다는게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터. 새로운 시작에 겁도 나고 부담도 됐지만 이수정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더라도 진짜 내 모습으로 출발하는게 앞으로 제가 더 보여드릴 수 있는게 많을 것 같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저 자체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가 알게 되니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나 사람들 앞에서 온전히 나로 있을 때 나로 있는 시간이 좀 더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새롭게 구축해갈 이수정의 음악색도 궁금해졌다. 이수정은 “그룹 활동 때는 러블리즈의 팀 색깔을 보여주려다 보니 제한된 느낌이 강했는데, 솔로 앨범은 범위를 한정 짓지 않고 진짜 저를 보여주는 거라 제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팝적이고 비트 있고 강렬한 음악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답했다.
차곡차곡 쌓아갈 이수정의 음악에 대해선 “제 음악을 들었을 때 이건 어떤 장르가 아니라 누가 들어도 ‘이 음악은 이수정이 하는 음악이다’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저만의 장르를 만들고 싶다”며 “음색이나 제가 가진 리듬감, 고음 등 장점들이 돋보일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하나로 보일 수 있는 곡들이 제 장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걸그룹 출신에서 솔로로 나서면서 확고하게 자기색을 가진 화사, 태연, 선미 등 자기만의 색을 구축한 분들을 닮고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아츄(A-Choo)’, ‘Destiny(나의 지구)’, ‘종소리’, ‘지금, 우리’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러블리즈는 2021년 11월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러블리즈 멤버들은 기존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뿔뿔이 흩어졌고, 리더였던 이수정 홀로 현 소속사에 잔류를 결정했다. “팀 활동을 같이 하고 싶었고 지금 현재 나에게 가장 맞는 곳은 이곳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수정. 활동 종료 결정 후 어두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는 “처음에는 되게 속상했는데, 제가 속상하다고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더라. 그걸 알게 되면서부터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러블리즈로서 활동은 아직 기약할 순 없지만 여전히 멤버들과 이수정은 러블리즈라는 팀에 대한 애정과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러블리즈로 함께한 시간을 돌아본 이수정은 “저희도 다 처음 겪는 일들이었다보니 눈앞에 것들에만 급급했고, 서툴렀던 것들이 많다.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남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두 번 다시는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될 거 같다”고 말했다.

오는 5월 5일부터 첫 단독 솔로 콘서트를 여는 이수정은 “올해 안에 앨범을 하나 더 내고 싶다. 또 이번 앨범에는 안 실렸지만 꾸준히 자작곡도 만들고 있으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활발한 솔로 활동을 예고했다. 끝으로 이수정은 “음악적으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가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당찬 각오도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울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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