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진짜' 이수정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마이 네임'은 저의 첫 시작이라고 하고 싶어요. 가수로 활동한 지는 꽤 됐지만 혼자는 처음이기도 하고 진짜 제 이야기를 담은 첫 앨범이라 제 인생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첫 시작점이거든요."
그룹 러블리즈 베이비소울이 솔로 아티스트 이수정으로 26일 첫 번째 미니앨범 '마이 네임(My Name)'을 냈다. 데뷔 8년 만의 솔로 데뷔다.
솔로로 홀로 서면서 이수정은 먼저 본명으로 활동명을 바꿨다. '진짜 이수정'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진짜 제 이름으로 불려야 진짜 저의 모습이 보여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명으로 살아가는 제가 계속해서 그 틀에 갇혀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이젠 진짜 나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설명했다.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 이수정은 이번 앨범 전곡 작사에 참여했다. 그는 "제가 정말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다양한 주제로 풀어냈다"면서 "혼자서 가사를 많이 써왔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은지 고민했고 생각날 때마다 메모장에다가 적어뒀다. 일상적인 순간들이 많았다. 운동하다가 생각 날 때도 있고 길을 걷다가, 무의식중에 생활하다가 떠오르는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으로 이수정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타이틀곡 '달을 걸어서'에 오롯이 담겼다. 이수정은 "그룹 활동을 하고 솔로로 첫 시작을 하지 않나. 타이틀곡 가사가 그런 내용이다. 저 나름대로는 힘들고 어둡게 느껴졌던 시간들을 지나 달을 통해서 걸어서 새로운 낮으로 간다는 뜻이다. '달을 걸어간다'는 가사가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달'은 이수정이 과거 냈던 자작곡 '조각달'과 연결된다. 이수정은 "'조각달'이 저 혼자만의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만들었던 곡이다. 완성되지 않은 걸 조각난 달에 비유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낸 앨범을 내는 만큼 '달을 통해서 새로운 나를 맞이하겠다' 해서 달에 비유했다"고 털어놨다.
이수정은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항상 그룹 활동하면서 혼자만의 고민이 많았다. 리더다 보니까 팀을 먼저 생각하느냐와 나를 먼저 생각하느냐가 늘 고민이었다. 팀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면을 저 나름대로의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팀에 맞춰서 나를 바꾸려고 하고 팀에 피해가 갈까봐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스스로를 억누르는 게 많았다. 팀이 돋보여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튀려는 행동도 안 하게 됐다. 거기서 오는 힘든 게 있는데 그게 또 팀에 피해가 갈까봐 못하는 게 많았다. 예를 들어서 솔로에 대한 갈증이 계속 있었다. 근데 '내가 솔로에 대한 욕심을 부리면 그게 너무 이기적인 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들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토록 원했던 솔로 앨범을 내며 이수정은 자신이 몰랐던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됐다. 그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제가 잊고 살았던 좋았던 기억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고, 여러 가지 촬영들을 하면서 제가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됐다. '즐거웠던 이런 기억들이 있었는데' 잊고 살았던 좋은 기억들이나 경험들을 한 번 더 되새겼다"고 밝혔다.
'솔로' 이수정은 대중에게 '반전'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러블리즈 음악이 여리고 아련하고 소녀스러운 감성이면 저는 좀 더 파워풀하고 강렬한 음악들을 하는 걸 좋아했다"며 "러블리즈 때와 음악 색깔이 너무 다르다.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반전을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 이런 걸 보여줄 줄 알았는데 전혀 색다른 느낌을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 그게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다만 이수정은 회사의 뜻에 맞추느라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퍼포먼스를 하고 싶었는데 사장님이 추구하는 방향이 아티스트다 보니까 안 하게 됐다. 저는 완전 추고 싶었다. '춤은 안 된다' 하셔서 마음을 접었다"고 말했다.
또 "방송 활동은 안 한다. 회사에서 아티스트의 길을 위해서 하지 말라고 했다. 끝까지 어필했는데 완강하셨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수정이 원하는 '아티스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제가 하는 음악이 아무도 하지 않는, 들었을 때 '이건 이수정이다' 느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살아가면서 경험이 쌓이는 만큼 그 깊이들이 음악에도 녹아들어서 깊이 있는 음악을 표현해낼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면서 "제가 원했던 부분은 청하 님이나 화사 님을 생각했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수정은 자신의 이야기로 위로를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길 바랐다. 그는 "이 앨범을 들으셨을 때 흘려듣고 지나가는 노래가 아니라 대중분들이 여러 감정을 겪을 때마다 제 음악을 통해서 진심으로 공감하시고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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