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or 질" 디즈니+vs애플TV+, 희비 엇갈리게 한 마케팅 전략 [TV공감]

최하나 기자 2022. 4. 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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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플 TV+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비슷한 시기에 국내 진출한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와 애플 TV+가 현재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과 질이라는 정반대의 선택에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와 애플 TV+가 일주일 간격으로 국내 정시 출시됐다. 론칭 초반만 해도 '콘텐츠 공룡'인 디즈니+가 디즈니 산하 브랜드들의 막대한 콘텐츠를 등에 없고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인 넷플릭스의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반면 애플 TV+에 대한 관심도는 디즈니+에 비하면 현저히 낮았다.

국내 론칭 6개월이 지난 현재, 디즈니+와 애플 TV+에 대한 국내 인식이 초반과는 완전히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콘텐츠 공룡'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디즈니+는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애플 TV+는 오리지널 시리즈인 '파친코'의 흥행과 더불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두 회사가 양과 질, 어느 부분에 중점을 뒀느냐에 있다. 디즈니+는 '양', 애플 TV+는 '질'에 집중했고, 이 선택이 오늘날의 결과를 만들었다.


◆ 양으로 승부한 디즈니+, 근본 없는 콘텐츠 무더기 공세→구독자 관심 저하시킨 최악의 수

먼저 디즈니+는 국내 론칭 초반부터 물량 공세에 나섰다. '로키' '완다 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호크아이' 등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기반의 오리지널 시리즈뿐만 아니라 '너와 나의 경찰 수업' '그리드' '사운드트랙 #1' '런닝맨 :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등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구독자 확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결국 패착으로 이어졌다. 우선 '로키' '완다 비전' '팔콘과 윈터솔져'의 경우 기존 MCU 영화들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는 전작들을 보지 않은 시청자에겐 진입장벽이다. 지극히 국내 마니아층만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초반 구독자 확보에 뜻밖의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는 방식도 아쉽다. 하나의 콘텐츠의 화력을 집중해 구독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아닌 무더기 공개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사운드트랙 #1'을 비슷한 시기에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한꺼번에 공개했다. 화력을 몰아줘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디즈니+가 선택한 무더기 공개 방식은 가뜩이나 없는 화력을 분산시키는 꼴이 됐다. 이에 세 작품은 높은 완성도에도 시청자들의 주목도를 크게 모으지 못하며 흥행에 참패한 모양새가 됐다.

이로 인해 디즈니+는 넷플릭스는커녕 토종 OTT인 웨이브와 티빙에도 점유율에서 크게 밀리면서 연일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에 올해 콘텐츠 투자 예산을 지난해 보다 30조 원가량 늘어난 330억 달러(약 39조 원) 가량을 편성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양으로 승부하려는 마케팅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 질로 승부한 애플 TV+, 잘 만든 '파친코'에 화력 집중→글로벌 흥행 성공

애플 TV+는 디즈니+와는 다르게 '질'로 승부했다. 국내 론칭 초반만 해도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만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오히려 이 같은 마케팅 방식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큰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콘텐츠의 양이 아닌 질을 향상하는데 무게 중심을 두고, 공개 전후로 홍보 화력을 최대한 집중해 구독자들의 관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애플 TV+의 방식이 통한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29일 첫 공개된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통해 입증됐다. 동명의 미국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애플 TV+가 10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애플 TV+는 '파친코' 공개를 앞두고 파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였다. '파친코' 1회를 공식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한 것이다. 작품의 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애플 TV+의 파격적인 행보에 구독자들의 관심이 이어졌고, 이에 '파친코' 1회는 유튜브 공개 1일 만에 150만 뷰를 넘어서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또한 첫 공개일에 1~3회를 동시에 공개한 전략도 주효했다. 애플 TV+는 플랫폼을 통해 '파친코'의 1~3회를 동시 공개 한 뒤 4회부터는 매주 1회씩 공개하고 있다. 이는 '파친코'를 향한 초반 관심도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고, 이는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파친코'는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공개한 3월 5주 차, 4월 1주차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애플 TV+가 '파친코' 공개 이후 구독자 증가율이나 시청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파친코'의 국내외 흥행 지표들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 나란히 국내 론칭한 디즈니+와 애플TV +가 한 끗 차이의 마케팅 전략으로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게 됐다. 디즈니+가 지금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애플 TV+가 지금의 상승기류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디즈니+, 애플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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