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준비' 빅뱅 탑, 변화 필요한 엔터업계에 어떤 영향 줄까?[SS이슈]

김민지 2022. 3. 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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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 인턴기자]그룹 빅뱅의 탑이 K팝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체제의 음반회사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로 홀로서기할 것이라고 알렸다.

탑은 지난 9일(현지시간) 중화권 매거진 프레스티지 홍콩 3월호 커버를 장식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해당 인터뷰를 통해 지난 공백기를 보내며 전하지 못했던 심경과 컴백에 대한 입장 등을 밝혔다.

탑은 2017년 대마초 논란 당시를 ‘최악의 순간’이었다며 “5년 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나중에야 내가 주변 사람들과 가족, 팬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와 고통을 줬는지 깨달았다”고 처음으로 대마초 논란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당시 음악을 그만두려고 했다. 하지만 힘든 시기 나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것도 음악이었다. 5년간 100곡 넘는 노래를 썼다. 책장에 작품을 가득 채우고 싶은 생각이 원동력이 됐다”며 음악으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는 개인 활동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탑의 의견을 존중하며 전속 계약 종료된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탑 또한 인터뷰를 통해 빅뱅을 탈퇴할 것을 암시했다. 그는 향후 활동에 대해 “다가오는 빅뱅의 컴백곡에는 내가 떠나는 이유와 팬들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담겨있다”며 “(이번 컴백이)마지막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하게 빅뱅의 탑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물론 재결합 가능성은 열려있으며 빅뱅을 사랑하고 멤버들과도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탑은 홀로 서기의 목표를 말하며 기계처럼 돌아가는 K팝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연습생들은 가혹한 체제에 놓여있다. 로봇처럼 할 일을 훈련 받아 인기를 끌 수 있지만 내면의 외로움은 볼 수 없다”며 “새로운 음반회사를 세우고 싶다. 로봇 제작자가 아닌 진짜 예술가를 만들고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빅뱅은 긴 공백기를 보내고 올 봄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다. 공백기 전후로 지드래곤과 탑의 대마초 흡연 파문부터 현재는 탈퇴한 멤버인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까지. 수많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공백기를 가졌던 빅뱅의 컴백 소식을 대중은 고운 시선으로만 볼 순 없다. 그들의 행보를 마냥 응원하기는 힘들지만 탑이 지적한 K팝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올 한 해만 하더라도 아이돌 그룹 중 심리적 불안 증세로 활동을 중단한 멤버들이 많다. 또 유명 아이돌들의 인터뷰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화려한 무대 뒤에서 공허함으로 오는 우울한 심리를 짐작할 수 있다.

탑의 지적처럼 음악 제작, 퍼포먼스, 멘탈 케어 등 아티스트 관리를 비롯한 홍보, 매니지먼트 등이 체계적이고 빠르게 돌아가는 K팝 시스템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유명 아이돌 소속사들을 중심으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생활태도 관리, 멘탈관리, 심지어 성교육까지 전반적인 컨디션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다른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기계처럼 찍어내다시피 하는 시스템은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고, 한층 진화하고 집요해진 악플 문제부터 무리한 스케줄로 인한 슬럼프, 외적으로 보여지는 자기 관리 등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시간이 부족한 K팝 아티스트들은 심리적으로 취약해지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이들이 건강한 음악 문화를 만들어가고 오래 건강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논란을 통해 탑의 행보를 무조건 믿고 지지하기는 어렵다. 이후 그가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음반 체제의 과정을 지켜보며 진정성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획일화된 체제 속에서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가 된 그가 과연 어떤 새로운 체제로 음반 회사를 설립할 지, 그 체제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이 쏠린다.

mj98_24@sportsseoul.com
사진 | 프레스티지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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