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에이프릴 해체 그 이후

홍혜민 2022. 2. 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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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해체한 그룹 에이프릴. DSP미디어 제공

그룹 에이프릴이 찝찝한 해체를 맞은 지도 어느덧 일주일째다. 팀은 해체됐지만 전 멤버인 이현주의 팀 내 왕따 논란을 둘러싼 의혹은 어느 하나 제대로 해소된 바 없는 상황 속 여전히 에이프릴 멤버들은 논쟁의 중심에 서있다.

제대로 된 결론조차 짓지 못하고 에이프릴이 서둘러 해체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팀 해체를 뒤로하고 각개전투에 나서게 될 멤버 각각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들의 마지막 인사 이후에도 남은 물음표들을 짚어보려 한다.


논란 속 해체, 왜

지난달 28일 DSP미디어는 소속 그룹인 에이프릴의 해체를 공식화했다. 멤버들과의 오랜 논의 끝에 팀을 해체하고 멤버 전원이 각자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로써 에이프릴은 데뷔 6년 만에 불명예 해체로 가요계를 떠나게 됐다. 이들의 해체 소식에 '사실상 이들의 해체는 일찌감치 예견된 상황이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전 멤버 이현주가 팀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을 주장하며 불거진 '왕따 논란' 이후 치열한 진실공방을 이어오며 약 1년여간 잠정 활동 중단기를 이어왔던 탓이다. 게다가 새해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법정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팀 활동을 강행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에이프릴의 해체 이후 더욱 거세진 양측의 법적 공방과 진실다툼은 이들이 끝내 해체를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추측하게 만든다.

김채원이 그룹 활동 종료(해체) 이후인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현주에 대한 고소 진행 상황과 함께 과거 그가 주장했던 루머들을 반박하며 전면전에 나선 것이다. 김채원의 전면전 선택은 지난 1년여간 계속됐던 논란 속 이미지 회복과 진실 규명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향후 연예계 복귀 등의 활동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이미 커질대로 커진 논란 속 진실을 밝히기 위한 양측의 공방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현재 데뷔 7년째에 접어들며 재계약 시즌을 맞이할 에이프릴과 DSP가 남은 시간 팀을 유지하며 공방을 이어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남은 전속계약, 앞으로가 문제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현주와의 공방 속 에이프릴은 해체 수순을 밟았지만, 이로써 모든 문제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남은 멤버들의 향후 활동 가능성과 그 방향성으로 모인다.

앞서 수사기관은 DSP미디어가 이현주의 동생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 건에 대해 피의자(이현주)가 '비방할 목적 및 허위사실의 인식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는 수사기관에서도 왕따 가해의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채 내린 결론이지만, 이현주 측 입장을 들어준 듯한 모양새가 되며 에이프릴 멤버들이 '가해자' 프레임을 벗는 데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측은 현재 수사기관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지만 여전히 진실과 수사 결과는 먹구름 속에 갇혀있다.

이 가운데 팀은 해체를 했고, 멤버들은 각자도생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물론 팀 해체와 무관하게 에이프릴 출신 멤버들은 현재 모두 DSP 소속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8월인 팀 데뷔일을 고려할 때 원년 멤버인 김채원 이나은 양예나 이진솔은 올해 일반적인 전속계약 기간인 7년을 채우게 되는 상황이다. 이듬해 팀에 합류한 윤채경과 레이첼 역시 전속계약 기간 만료가 오래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이들의 재계약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현 소속사를 떠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이미 '팀 내 왕따 가해자'라는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진 상태에서 이들이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에이프릴 사태는 이를 마무리하는 과정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아직까지 확정된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상황 속에서 모두가 '공멸'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왕따 논란'이 불거진 시점부터 지금까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한치의 거짓 없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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