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에이프릴, 피우지 못한 꽃·떨치지 못한 논란[MK뮤직]

박세연 2022. 2. 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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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사진|DSP미디어
그룹 에이프릴이 마(魔)의 7년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해체 전 이미 팀 내 따돌림 의혹으로 1년간 논란으로 발목이 잡혔던 이들은 끝내 소속사와 재계약 없이 팀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에이프릴(윤채경, 김채원, 이나은, 양예나, 레이첼, 이진솔)은 2015년 8월 '드리밍(Dreaming)'으로 데뷔,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콘셉트로 사랑 받았다. 이들은 2014~15년 사이 쏟아져 나온 걸그룹 홍수 속 초반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묵묵히 그들만의 '팅커벨' 같은 매력으로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갔다.

최근 2~3년 사이 이나은, 김진솔 등 멤버들의 성공적인 개인 활동에 힘입어 팀으로서도 도약을 꿈꿨으나 지난해 초, 탈퇴한 멤버 이현주의 친동생과 지인들의 주장으로 팀 내 왕따 및 따돌림 의혹에 휘말리며 제동이 걸렸다.

그 스스로 피해자라 나선 이현주 측의 주장에, 에이프릴 멤버들은 가해자로 낙인이 찍혔다. 소속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며 고통을 호소해 왔고, 당시 정황이나 상황 판단으로는 어느 누구를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는 상황임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이미 여론은 왕따 피해를 호소한 이현주에게는 동정을, 졸지에 왕따 가해자가 된 에이프릴에게는 비난의 화살을 쏘기 바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나은에 대한 학폭 의혹도 제기되면서 한창 대세 가도를 달리던 이나은의 개인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황당하게도 이나은 관련 의혹은 학창시절 이나은에게 열등감을 가졌던 폭로자의 거짓 주장으로, 폭로자가 공개 사과하면서 마무리됐지만 이나은은 여전히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에이프릴 내 따돌림 의혹 관련, 소속사 DSP미디어가 이현주 동생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 건에 대해 수사기관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 불송치 결정문에 따르면 경찰은 피의자(이현주 동생)가 '비방할 목적 및 허위사실의 인식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 역시 따돌림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채 내린 결론이지만 수사기관이 이현주 측 입장을 들어줬다는 인식을 주면서 에이프릴에게는 여전히 '왕따 가해자'라는 주홍글씨가 씌워진 상황이다.

이에 소속사는 현재 수사기관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로, 김채원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소 현황을 공개하고 경찰 측 조사에 대한 아쉬움을 담담하게 전하기도 했다.

영상에 따르면 애초 에이프릴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것은 이현주의 지인 등이 이현주로부터 일방적으로 듣고 작성된 글에 기반한 것이며 최초 글쓴이 역시 자신이 쓴 글이 허위일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글에 적시돼 있었음에도 불구, 경찰 조사에서는 이현주 측 참고인의 주장은 대부분 받아들여진 반면 김채원 측 참고인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이렇다 할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김채원의 주장이다. 김채원은 그러면서 "허위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혹여나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전 진실만을 이야기했고 거짓이 없기에 떳떳하게 살아가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8월 24일 데뷔, 2022년 1월 28일 해체로 팀 활동을 마감한 에이프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린 땀과 눈물이 응축된, 잔뜩 머금은 포텐에도 결국 '봄날'의 꽃을 피우지 못한 에이프릴이지만, 이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꿈을 꾼다.

끝과 동시에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들은 묵묵히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윤채경은 "항상 과분한 사랑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제 에이프릴 윤채경에서 윤채경으로 돌아가 혼자 해야 할 일들이 두렵기도, 낯설기도 하지만 앞으로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걸어갈 저희 에이프릴 멤버들 많이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진솔은 "힘이 닿는 데까지 에이프릴을 지키고 싶었지만, 이제는 끝맺음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해체 결정을 하게 됐다"며 "7년 동안 동고동락해준 우리 멤버들 너무 고맙고 각자의 행보를 묵묵히 응원하겠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김채원은 "너무 고맙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고 또 너무 미안하다"면서 "에이프릴로 만나 우리가 함께한 짧지 않은 시간은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양예나는 "이 결정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말 수 없는 고민을 했다"면서 "그 일 이후로 우리 파인에플에게 떳떳하지 않은 적 단 한 번도 없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여러분들의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끝까지 지키지 못해서 미안한다"라고 사과했다.

왕따 주동자로 몰리는가 하면, 근거 없는 학폭 의혹에 두 번 운 이나은 역시 먹먹한 소회를 드러냈다. 이나은은 "수많은 시간들 중 팬분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은 정말 소중했고 저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고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며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마음이 많이 무겁다. 7년 동안 함께였던 우리 멤버들에게도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고 우리 멤버들이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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