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앤크' 이동욱·위하준의 신박한 이중인격 액션, 오래 기억될 거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1. 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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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토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 가 종영했다.

하지만 <배드 앤 크레이지> 는 지금껏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이중인격이라는 심리적 장애를 액션으로 풀어낸 신박한 범죄스릴러였다.

이처럼 <배드 앤 크레이지> 의 이중인격 설정이 신박한 건, 심리물로 들어가면 다소 복잡하고 너무 무거울 수 있었던 이야기를 실제 K라는 캐릭터로 의인화해 그려냄으로써 유쾌하고 통쾌한 액션 코미디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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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앤크', 이 심리극 더한 범죄스릴러가 남달랐던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금토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가 종영했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2.8%(닐슨 코리아)로 첫 회 4.4% 최고 시청률에서 다소 떨어진 수치였다. 하지만 <배드 앤 크레이지>는 지금껏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이중인격이라는 심리적 장애를 액션으로 풀어낸 신박한 범죄스릴러였다.

출세를 꿈꾸는 속물 형사 류수열(이동욱)과 정의의 용사처럼 갑자기 등장해 악당들을 쳐부수는 K(위하준)는 마치 각각의 인물로 등장해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된다. 즉 류수열의 승진을 위한 행동들을 갑자기 나타난 K가 방해하는 것. 그런데 K가 사실은 류수열의 또 다른 자아라는 게 밝혀지면서 <배드 앤 크레이지>는 이것이 범죄스릴러이면서도 동시에 심리극이 될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두 인격이라는 설정은, 조직 내에서의 속물적인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갖게 되는 양심의 가책을 캐릭터로 표현해냈고, 처음에는 대립하다가 점점 공조하게 되며 나아가 브로맨스까지 보이는 류수열과 K의 관계는 분열된 삶이 올바른 길을 찾아가게 되면서 조금씩 봉합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그리고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드라마는 어째서 류수열이 K라는 또 다른 인격을 만들어내게 됐는가에 대한 추적을 담았다.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를 혹여나 자신이 죽였을 수 있다는 자책감에 사로잡혔던 류수열은 K가 그래서 만들어진 존재로 생각하지만, 여기서 신주혁(정성일)이라는 정신과의사가 등장한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을 상담해주는 척 하면서 사실은 가스라이팅을 통해 살인을 교사하는 인물.

류수열은 그가 과거 가정폭력으로 시달렸던 자신에게 서로 살인을 해주자고 제안했던 정윤호(정윤석)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K가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가 아니라(즉 자신이 죽인 게 아니라) 정윤호가 죽였다는 것 또한. K는 유약했던 류수열이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극한의 상황에서 만들어낸 인격이었다.

결국 <배드 앤 크레이지>가 이중인격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으로 그려낸 이야기는 가정폭력 같은 끔찍한 범죄 속에서 엄청난 트라우마를 갖게 된 류수열이라는 인물이 범죄를 해결해가면서 동시에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마지막 회에서 정윤호를 체포하고 모든 사건을 끝낸 후 떠난 후 울고 있는 K를 찾아가 손을 내미는 류수열의 모습은 이 두 인격을 모두 자신의 모습으로 끌어안음으로써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는다.

이처럼 <배드 앤 크레이지>의 이중인격 설정이 신박한 건, 심리물로 들어가면 다소 복잡하고 너무 무거울 수 있었던 이야기를 실제 K라는 캐릭터로 의인화해 그려냄으로써 유쾌하고 통쾌한 액션 코미디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특히 K라는 코믹하면서도 과장된 액션 히어로 캐릭터는 <배드 앤 크레이지>가 살벌한 범죄를 다루면서도 보기 불편하지 않은 액션드라마가 된 중요한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코미디와 범죄수사물이라는 양극단의 장르적 분위기를 넘나들게 해준 이동욱과 위하준의 연기를 칭찬할 수밖에 없다. 이동욱은 트라우마를 가진 상처가 주는 무게감과 이중인격을 가져 겪게 되는 코믹한 상황들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여줬고, 위하준은 묵직한 액션과 더불어 가볍고 귀여운 병맛 코미디까지 더해주는 연기를 선보였다. 다소 낮은 시청률이 아쉽지만, 그래도 신박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액션 범죄스릴러로 기억될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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