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논란' KBS '태종 이방원' 면담 종료 "참사 반성, 책임 통감"(종합)

황혜진 2022. 1. 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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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동물자유연대 측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KBS 1TV 드라마 '태종 이방원' 관련 공식입장을 추가 발표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1월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의 문제 제기로 세상에 드러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말 학대 사건과 관련해 동물자유연대와 KBS 제작진의 면담이 이뤄졌다"고 알렸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말의 목이 꺾일 정도로 가학적인 촬영 과정이 영상으로 공개되고 이후 해당 촬영에 이용된 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사망한 말이 은퇴한 경주마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퇴역 경주마 복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20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KBS는 촬영장에서 말이 스스로 일어나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고 전했지만 촬영 후 1주일 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사건에 대한 진상 확인과 재발 방지를 위해 KBS에 면담을 요청했다. 연대 측과 KBS 관계자의 면담은 24일 진행됐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이번 면담에는 KBS 드라마 센터장, 책임 프로듀서, 드라마센터 기획운영팀장이 참석했다. 면담에 참석한 KBS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충분히 통감한다’며 ‘시대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촬영 방식에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내부 논의 후 촬영현장에서 동물 복지를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면담 시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서와 미디어 상 동물 복지를 위한 지침, 말을 이용한 촬영 시 지켜야 할 규정 등에 대한 자료를 전달했다.

더불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하여 '방송 가이드라인 상에 동물 복지에 관한 내용을 신설할 것'과 '동물단체 등 동물보호 전문가를 포함한 ‘동물촬영윤리위원회’를 구성할 것', 'KBS ‘시청자위원회’에 동물복지 전문가 참여' 등을 요구했다.

이에 KBS 측은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내부 논의 후 촬영장 동물 복지를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방송가이드라인 구성 및 촬영장 내 동물 복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 동물자유연대와의 협조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작년 '퇴역 경주마 펫사료화' 반대 활동을 시작으로 작년부터 단체에서 퇴역 경주마 복지 체계 구축 활동을 이어오는 중"이라며 “이번 사고는 방송계에서 동물을 소품처럼 다루는 관행과 은퇴한 경주마의 복지가 고려되지 않는 문제를 복합적으로 드러낸 사례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계획에 대해 “대책 마련을 약속한 KBS를 비롯해 미디어상의 동물 학대 방지 체계를 마련을 위해 적극 협조하는 동시에 퇴역 경주마 복지 활동 역시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에 이용되는 동물 학대 문제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21일 동물자유연대가 게시한 국민 청원은 24일 기준 13만 8,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앞서 KBS 측은 24일 오후 발표한 2차 공식입장을 통해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다"며 "최근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했다. KBS는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다. KBS는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BS 측은 "다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 시청자 여러분과 관련 단체들의 고언과 질책을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 KBS는 자체적으로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콘텐츠 제작에 있어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현장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신뢰받는 공영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는 낙마 장면에 등장한 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가 된 신은 지난해 11월 방송된 '태종 이방원' 7회에서 이성계가 타고 있던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이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제작진이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감아 말을 쓰러트리는 영상을 공개하며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21일 KBS 관할 지역인 영등포 경찰서에 KBS의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고발장을 제출했다.

KBS 측은 1차 공식입장을 통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 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동물 학대 논란에 대한 거센 비판을 의식해 22일, 23일 결방했다.

다음은 KBS 공식입장 전문.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습니다>

최근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KBS는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습니다. KBS는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KBS는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과 관련 단체들의 고언과 질책을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KBS는 또한 자체적으로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KBS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콘텐츠 제작에 있어,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현장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신뢰받는 공영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2년 1월 24일 KBS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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