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나은 사태, 왜 이 지경까지 왔나 [ST포커스]

윤혜영 기자 입력 2022. 1. 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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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은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에이핑크의 10주년 스페셜 앨범 활동에 손나은이 불참을 통보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 활동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으나 이미 정해져 있던 그룹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도의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에이핑크 소속사 IST엔터테인먼트는 2월 발매 예정인 10주년 스페셜 앨범에 손나은이 불참한다고 밝혔다. 다음날, 손나은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협의 중인 차기작의 스케줄 조율이 여의치 않아 재킷 및 뮤직비디오를 제외한 활동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잡음이 수일간 이어지고 있다. 손나은이 빠지면서 '10주년 완전체'의 의미가 퇴색된 것은 물론,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민폐를 끼쳤다는 지적이다.

실제 나머지 멤버들은 손나은의 부재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미 지난해 12월, 완전체로 앨범 녹음과 뮤직비디오가 촬영된 상황. 손나은의 제외로 안무 동선 수정, 파트 재분배, 일부 재녹음 등의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시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는 박초롱의 '학폭' 논란 탓에 발매 시기가 미뤄진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물론 해당 사건으로 활동 시기를 빨리 확정지을 수는 없었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양사의 합의 하에 "2월"로 확정된 후에는 시기가 변동된 바 없다.

이미 지난해 말, "2월 발매"가 정해졌다. 구체적인 날짜도 그때 확정된 상황이었다. 12월에 녹음과 뮤비 촬영을 마쳤지만 시간 텀이 두 달이나 있었던 건, 손나은의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2월 중에서도 초, 중순, 말이 있다"며 "시기가 달라진 게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실질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는 전언이다.

더불어 손나은의 불참 통보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손나은은 에이핑크 멤버들에게조차 직접 불참 소식을 전하지 않고 매니저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을 깬 주체의 책임감은 찾아보기 어려운 행위다.

더군다나 10여 년을 가수로 활동한 손나은이 자신의 부재로 인한 남은 멤버들의 피해를 모를 리 없다. 손나은이 에이핑크 활동을 얼마나 가볍고 쉽게 생각한 건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계속해서 그는 팬들에게도 잘못된 방식을 이어갔다. 손나은은 지난해 YG로 이적하며 "언제든 한마음 한뜻으로 또 다시 모여 에이핑크로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고, 실제 완전체로 팬미팅을 하고 녹음과 뮤비를 촬영하며 그 약속을 지키는 듯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활동을 못하게 됐으니 팬들에게도 그와 관련한 입장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손나은은 "'스케줄 상의 문제로 이번 활동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스페셜 앨범과 멤버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뜻을 전해왔다"는 소속사의 멘트 외에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았다. 도리어 윤보미가 사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나 손나은이 최근까지 출연 드라마를 홍보하는 등 활발한 SNS를 이어갔던 터라 중요한 순간 입을 닫은 그의 '선택적 소통'에 팬덤의 분노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입장을 유야무야 떠넘기는 동안, 그림이 이상해졌다. 이제 와서 활동 불참에 대해 사과하기도 애매해졌다. 비난 여론 탓에 떠밀려 사과한 모양새로 비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까지 끌고 온 셈이다.

손나은의 연기에 대한 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오죽하면 소속사를 옮기며 "배우로서 새로운 도약을 할 중요한 시기"라고 했겠는가. 아무래도 배우로 연예 활동 2막을 다시 여는 만큼 '아이돌' 이미지가 그에겐 다소 부담이 됐을 수도 있었을 게다. 더구나 손나은은 내내 '발연기' 꼬리표에 시달렸으니 더더욱 '좋은 작품'에 집착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정해진 그룹 활동을 내팽개칠 만큼, 해당 차기작이 배우로서 절호의 기회라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방법이 틀렸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나 그에 대한 충분한 양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손나은은 그 과정을 쏙 빼먹었다.

이쯤 되니 에이핑크 활동을 무산시킨 손나은의 차기작에 관심이 쏟아진다. YG 말마따나 확정이 아닌 "협의 중"인 차기작인 만큼, 아직 어떤 작품인지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배우로 나아가려는 손나은의 필모에 어느 정도 파급력이 있는 대작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역대 손나은의 출연작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작품이 될 조짐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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