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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욕설과 폭력.. 오은영의 처방도 안 먹히나?

김종성 입력 2022. 01. 1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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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김종성 기자]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촬영 날짜를 기준으로) 13살, 12살 남매의 엄마가 홀로 <금쪽같은 내새끼>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군인인 남편은 외출 제한 때문에 출연하지 못했다고 한다. 엄마는 좀더 일찍 오은영 박사를 만날 뻔 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E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사연을 보내 촬영할 뻔 했으나, 당시 남편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것이다. 도대체 수년간 이어진 고민은 무엇일까. 

엄마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과 말 그대로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방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는 금쪽이를 발견한 엄마는 기분이 좋아서 박수를 쳤는데, 금쪽이는 그 상황이 민망했던지 엄마를 밀어서 밖으로 내보냈다. 잠시 후, 엄마가 다시 들어와 장난을 걸자 금쪽이는 심하게 짜증을 냈다. 따지고 보면 다툴 일이 전혀 아니었는데 분위기가 험악해져 버렸다. 

거실에 있던 엄마는 금쪽이가 휴대전화를 안전모드로 설정해 시간 제한을 피하려 한 사실을 알고 휴대전화를 빼앗아버렸다. 약속을 어긴 부분에 대해 혼을 냈지만, 금쪽이는 금쪽이는 노크를 하고 들어오라고 대응했다. 금쪽이가 아빠에게 전화를 할 거라며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구했고,  엄마는 그런 금쪽이의 태도가 불손하다며 꾸짖었다. 두 사람은 다시 다투기 시작했다. 

"아, XX 말하는 거 XX 마음에 안 드네. 동생 따까리야? XX, 동생이 울면 쩔쩔매냐?"
"이름만 엄마지, 엄마로서 솔직히 말해서 아무것도 안 돼. 나나 엄마나 똑같아. 왜 저러고 사냐. 엄마는 논리가 없어, 논리가. 앞뒤가 안 맞아. 기분 좋으면 그냥 잘해주고 기분 안 좋으면 멋대로 하고. 다 죽어버려! 행복은 지랄! 엄마가! 행복하게 살면 안 돼! 내가! 너 행복하게 살지 못하게 만들거야. 네가 행복하게 살지 마. XX!" (금쪽이)

녹취록에 담긴 금쪽이의 욕설은 충격과 공포였다 어린 아이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동생과 다툰 후 엄마가 훈계를 하자 폭발한 상황이었다. 스튜디오에 있던 MC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어릴 때부터 사고를 많이 쳤다며 유치원을 다섯 번이나 옮겼고, 학교에 들어간 후에는 학교폭력으로 신고될 뻔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금쪽이는 왜 분노하고 있는 걸까.

오은영 박사는 "너무 걱정됩니다"라고 운을 띄우며,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커야한다는 기준은 없지만, 사람이 성장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건 있어요. 버르장머리가 없다기에는 어려움의 수위가 높아 보여요"라고 말했다. 금쪽이의 어려움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자. 우선, 과한 욕이다. 사춘기 때 친구끼리 장난삼아 욕을 하기도 하지만, 그 대상이 엄마라는 점에서 심각했다. 

그리고 악에 받친 욕설 안에 분노와 적개심이 내재돼 있었다. 또 표정, 발길질, 윽박 등 공격적인 표현이 많았다. 마지막으로는 대화가 명령적이었다. 일반적인 표현이 어려워 보였다. 오은영은 이런 행동을 통틀어 '도전적 반항 장애'라고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도전적 반항 장애는 적대적이고 반항적 행동 양상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고 또래에 비해 문제 행동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를 뜻한다. 

그밖에도 금쪽이의 어려움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금쪽이는 돈을 활용해 친구와 관계를 맺고 있었고, 힘의 우위를 과시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어린 시절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받아 약을 복용한 사실이 있는데, 2년 전에는 ADHD를 진단받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아스퍼거 증후군은 아닌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다만, 사회성 발달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각, 금쪽이는 장난감 총을 가슴에 숨긴 채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사라졌다. 어디로 가는 걸까. 한 시간이 지나도 귀가하지 않자 엄마는 걱정이 돼 찾아나섰다. 위치 추적 앱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으나, 금쪽이는 신경 끄라며 엄마를 거부했다. 엇나가는 금쪽이가 안타깝기만 한 엄마는 눈물을 흘렸다.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 지나가는 과정이야." (아빠)
"같이 양육에 동참해서 애들 위해서 했었으면 좋았는데.." (엄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랑 나의 갈등 때문에 애들이 그러는 거지, 애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 (아빠)

군대에 있는 아빠에게 전화를 건 엄마는 서운함을 토로했지만, 아빠는 다짜고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말이 나온 김에 불만이 뭐냐고 묻자 소리를 치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컴퓨터를 때려부쉈다는둥 집안을 거덜냈다는둥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 비난했다. 마치 평행선을 걷는 듯했다. 듣는 사람이 한숨만 나오는 대화였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엄마는 금쪽이의 실수로 다른 아이의 눈을 찔러 거액의 치료비를 배상해야 했던 일이 있었다고 했다. 그 때문에 남편이 알뜰히 모은 재산을 모두 써야 했고, 그 후로 다툼이 잦았다는 것이다. 그 이전에도 성향 차이로 많이 싸웠던 모양이다. 15년째 이런 갈등이 반복되고 있었다. 장영란은 아빠에게서 금쪽이의 모습이 보였다며 소통을 거부하는 모습까지 닮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빠는 대화를 할 때 억울한 감정을 필터와 맥락 없이 터뜨렸고, 엄마는 사실 관계 해명이 우선이었다. 어떨 때는 한발 물러서서 이야기를 들어줘야 할 때도 있는 법인데, 두 사람의 대화는 격분의 대화, 직진 대화였다. 오은영은 아이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은 후천적으로 이뤄지는데, 태어나 배우는 부모의 모습이 다툼뿐이라면 안정된 사회성을 배울 기회마저 얻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남매 사이의 갈등도 심각했다. 잘 놀고 있던 남매의 다툼이 촉발됐는데, 금쪽이가 깐족대며 약을 올리자 동생은 폭발하고 말았다. 조마조마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고, 결국 동생은 방 안으로 들어가 오열했다. 이 와중에 금쪽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휘파람을 불었다. 잠시 후 귀가한 엄마는 금쪽이를 나무란 후, 동생에게 '오빠가 저러는 게 한 두번이냐'며 참으라고 말했다. 

둘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참으라'는 말은 굉장히 기분 나쁜 얘기였다. 오은영은 둘째가 밖에서는 싫은 소리를 듣지 않는 타입인데, 유독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엄마와 오빠와 갈등이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엄마는 둘째가 놀림을 받을 때 감정 조절이 어려워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학교에서도 문제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유독 집에서 그렇다는 건 '불만'이 있다는 뜻이었다. 

오은영은 금쪽이는 당황하거나 민망한 상황에서 대처 방법을 전혀 모른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배우지 못한 탓이다. 그럴 때마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대응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경험이 없고,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할지룰 몰랐다. 늘 혼만 나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돌이켜 보면, 엄마 역시 지시적이고, 강압적이고, 업압적이며, 명령적이었다. 

엄마가 금쪽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분명한데, 따뜻함이 빠져 있었다. 왜 그런 걸까. 엄마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으로 인해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됐고, 언니와 자신은 찬밥 신세였다고 털어놓았다.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고 떠돌 듯 흘러가버렸다. 그리고 아빠는 무서운 사람이었고, 일방적 대화를 주로 들었다고 했다. 책 한 권, 장난감 하나 없이 외로운 유년기를 보내야 했다.  

엄마는 그 신경질나고 화나는 마음이 금쪽이에게 가는 것 같다며 문득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돌이켜 보니 후회되는 일들이 많았고, 속절없이 흘러간 시간이 너무나 아쉬웠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방법을 모르겠다며 속상해 했다. 오은영은 아직 늦지 않았다며 용기를 내서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아준 것에 고마워했다. 

"어떤 아들로 기억되고 싶어?"
"착한 아들.." (금쪽이)

오은영은 금쪽이네를 '뾰족한 가시털을 세운 화가난 고슴도치 가족'에 비유했다. 금쪽이는 사춘기에 접어들어 좀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고, 둘째는 이대로라면 울화병이 우려됐다. 대대적인 솔루션이 필요했다. 우선, 사춘기에 접어든 금쪽이를 위해 물러서기 방식을 쓰라고 조언했다. 방에서 나가주길 원한다면 일단 한발 물러선 뒤 가벼운 충고로 끝맺으라는 것이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도전적 반항 장애 해결법을 위해 오은영은 '등 맞대고 말하기'를 제안했다. 대면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색할 때 편하게 속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이었다. 남매는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며 자신이 잘못한 부분들에 대해 차분히 사과했다. 각자의 마음 속에서 벌어진 일들을 얘기한 후 서로에게 손편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거실에 마련된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비접촉 교환했다. 

엄마는 금쪽이와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 위해서였다. 엄마는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양육 과정에서 미안했던 점, 엄마의 사정 등을 충분히 이야기했다. 온 마음을 다한 엄마의 사과를 들은 금쪽이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동안 <금쪽같은 내새끼>의 흐름대로라면 이쯤되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왔기에 갈등이 마무리되나 싶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는데, 솔루션 도중에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늦은 밤, 금쪽이가 다시 사라진 것이다. 겨우 통화가 연결되고 엄마는 눈물의 사과를 했지만, 금쪽이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 사과라면 나도 할 수 있다며 이미 우리는 엉킨 실과 같아 방법이 없다는 금쪽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와 금쪽이 부모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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