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편성 정면돌파 '설강화', 논란은 덜었지만 시청률은 잃었다 [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입력 2021. 12. 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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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JTBC 주말극 ‘설강화’ 5회 방송 장면. 사진 JTBC 방송화면 캡쳐


유례없는 논란에 이를 정면돌파하려 한 방송사의 의지가 드러났다. 큰 산은 넘었지만 과제가 없지는 않다.

역사왜곡 논란으로 세밑 방송가를 달궜던 JTBC 주말극 ‘설강화’가 지난주 주말 3회를 연속 편성했다. 당초 토, 일요일만 방송하는 이 드라마는 최근 드라마의 시놉시스와 관련한 논란이 확대되자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며 금요일 편성을 전격적으로 단행해 금, 토, 일 방송됐다.

3회부터 5회는 극중 주인공들의 호감이 커지다 극과 극의 배신과 상처로 연결되는 극적인 이야기가 전개됐다. 당초 자신의 학교 기숙사에 상처를 입고 숨어든 대학생 임수호(정해인)를 숨겨준 은영로(지수)가 우여곡절 끝에 학교 기숙사 오픈하우스 날에 그를 학교 밖으로 빼내는데 성공(3회)하지만 밖에 나갔던 임수호가 다시 작전 중 기숙사에 무장을 한 채 다시 등장하고(4회) 한 때 호감이 있던 두 사람이 인질극을 하는 간첩과 인질로 잡힌 대학생이 되는 긴박한 상황(5회)이 펼쳐졌다.

3회를 연속 편성하며 5회에서의 반전을 빨리 보여주려 했던 제작진의 의도에 대해서는 일견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설강화’는 지난 봄 시놉시스가 유출되면서부터 역사왜곡에 휩싸였는데 이 중 핵심적인 부분은 여주인공이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 학생으로 오해해 구해주는 설정과 당시 정보기관인 안기부(안전기획부)의 미화 그리고 간첩인 남주인공이 1987년을 배경으로 한 민주화 운동에 연계가 됐다는 것이었다.

JTBC 주말극 ‘설강화’ 포스터. 사진 JTBC스튜디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이는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사실과 얽혀 제작진이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폄훼한다는 논란으로 비화됐다.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20만이 넘는 추천수를 기록했고 각종 광고주와 협찬사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으로 실제 협찬과 광고가 취소됐다. 지난 3월 문제가 된 SBS ‘조선구마사’의 재현이었다.

하지만 ‘설강화’는 간첩을 운동권으로 오해했다는 부분 말고는 제기된 의혹과는 거리를 두는 전개를 보였다. 극중 안기부는 선거를 위해 북한과의 공작을 서슴지 않는 권력지향적인 조직으로 그려졌고, 극이 5회부터 인질극과 총격이 이어지면서 로맨스보다는 스릴러 성격을 띠면서 민주화 운동과 연계될 가능성도 적어졌다.

물론 초반에 제기된 여러 의혹은 전개에 따라 그 의심이 옅어지고 있지만 정작 드라마의 근심은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제기된 논란에 비하면 지나치게 냉소적인 시청자의 반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의 전국 기준 시청률은 1회 3%에서 3, 4회는 각각 1.9%, 1.7%로 떨어졌다. 5회 2%대 후반으로 올랐지만 3% 미만의 시청률은 화제성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극의 흥행 자체에 먹구름이 됐다.

논란을 피하기 위한 파격편성으로 왜곡에 대한 부담은 어느 정도 덜어냈지만 시청률 반등에는 실패했다. 결국 논란만 남긴 채 흥행도 실패할 것인지, ‘설강화’의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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