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철민, 최선을 다하고 떠난다는 것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1. 12. 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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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선고를 받은 후 생애 대한 의지를 불태우던 가수겸 개그맨 김철민이 하늘의 별이 됐다.

부모 역시 암으로 여의었으니 고 김철민이 느꼈을 암에 대한 공포감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인은 그 두려움을 원망으로 채우는 대신 생애 대한 의지와 노력으로 채웠다.

생명이 경시되고 삶에 대한 의지를 진지하게 표명하는 것이 우스운 일이 된 요즘, 살고자했던 고인의 노력은 삶에 대한 우리의 나태함에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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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폐암 선고를 받은 후 생애 대한 의지를 불태우던 가수겸 개그맨 김철민이 하늘의 별이 됐다. 향년 54세.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눈을 감았다.

돌이켜보면 고인의 생애는 투쟁과도 같았다. 수 명의 가족을 암으로 잃은 그는 가족력을 극복하기 위해 20대부터 담배도 피우지 않고 술도 자제했다고 한다. 고인은 생전 발병 원인에 대해 오랜기간 거리공연을 하면서 매연을 마신게 이유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나훈아의 모창가수인 너훈아로 알려진 가수 김갑순은 고인의 친형이다. 고 김갑순은 2014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부모 역시 암으로 여의었으니 고 김철민이 느꼈을 암에 대한 공포감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인은 그 두려움을 원망으로 채우는 대신 생애 대한 의지와 노력으로 채웠다. 생활 습관을 바꿨고, 꿈을 이루기 위해 거리로 나갔다.

고인이 생전 동물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한 건 유명한 일화다. 요양원에서 펜벤다졸을 먹는 그를 보고 누군가는 “개가 먹는 걸 네가 왜 먹느냐”고 말렸고, 누군가는 요행을 바라는 무리수를 둔다며 우려했다. 중요한 건 살고자하는 의지였다. 지켜보는 이들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다. 고인은 하루하루가 무척이나 소중하다며 1분 1초마다 살아있음에 감사를 표했다.


실험은 안타깝게도 실패로 끝났지만, 그가 보여준 생애 대한 애착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생명이 경시되고 삶에 대한 의지를 진지하게 표명하는 것이 우스운 일이 된 요즘, 살고자했던 고인의 노력은 삶에 대한 우리의 나태함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잊고 있지 않았던가. 지금 살아 숨쉬고 있고, 내일도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사함을.

곧잘 포기와 관련된 신조어가 쏟아진다. 이번 생은 틀렸다는 농담이 쉽게 들린다. 포기와 체념이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 고 김철민의 보여준 생애 대한 최선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어 아름답다. 그가 살고자했던 건 엄청난 부를 이뤄서도, 많은 걸 가져서도 아니었지 않은가.

고 김철민은 1994년 MBC 공채개그맨 출신지만 그를 코미디언으로 부르는 건 어쩐지 실례인 듯 하다. 짐작에 불과하지만 고인 역시 자신을 가수로 기억하길 바랄 것 같다. 개구충제를 복용하던 이가 아닌,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렀던 뮤지션 말이다. 고인이 그 거리에서 다시 노래를 부를 것만 같다.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하라며.

고인의 빈소는 원자력병원 장례식장 2층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 10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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