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②] 이선빈·한선화·정은지 "우리의 실제 오복집? 선빈이네 집"

황소영 기자 2021. 12. 1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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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녀' 취중토크
술을 이렇게 화끈하게, 잘 마시는 여자들을 봤나. 의리도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의 주역 이선빈(27)·한선화(31)·정은지(28)가 인생작을 만나 훨훨 날아다닌다. 드라마는 지난 10월 22일 첫 공개 이후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드라마 유료 가입자 기여 수치가 4배 이상 오르게 한 효자 콘텐트에 등극했다. 유튜브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도 130만 뷰까지 기록하며 시즌1 종영 전 시즌2 확정 소식을 전했다. 어디까지 표현해도 되는지 '수위' 때문에 걱정이 많았던 작품이라 이러한 인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 세 사람은 "어안이 벙벙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술도녀'의 인기에 힘입어 연재 휴식 중이었던 취중토크가 특별판으로 부활했다. 인터뷰는 장소를 대관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해 진행했다.

이번이 취중토크 세 번째인 정은지는 한껏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고, 유경험자인 한선화도 그때의 추억을 꺼내놓으며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취중토크가 처음인 이선빈은 "너무 기대가 된다. 재밌겠다"를 연발하며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시작부터 폭발한 세 사람의 텐션에 압도당한 취중토크였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요즘이랑 정말 잘 맞는, 트렌디한 대본이었어요.

한선화 (이하 한) "그간 많은 작품을 해본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만났던 작가님들은 내성적인 분들이 많았는데 '술도녀' 작가님은 예능 등 여러 활동들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솔직하고 외향적인 사람이라 대본을 보면 텐센 좋은 게 느껴졌어요. 대본 안에 리듬감이 있더라고요."

이선빈 (이하 이) "원래 트렌드함과 사람들에게 화를 부르는 건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해요. 덜 담기면 개연성이 없다고 하고, 더 담기면 뭐 저러냐며 논란이 되죠. 근데 이걸 직접 소화해야 하니 그런 점에 있어 고민을 많이 했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청자들이 좋아해 줘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세 캐릭터가 각기 다른 아픔을 가져 더 공감했던 것 같아요.

정은지 (이하 정) "사실 남녀 불문하고 실제로 하자 없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더 공감하고 '나도 어쩌면 저렇게?'란 물음표를 던지면서 보는 매력이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이 "보다 보면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우리 세 사람의 모습이 다 있지 않나요."

-극 중엔 오복집이 단골집인데 실제로도 자주 찾는 그런 단골집이 있나요.

정 "선빈이 집이요. 시국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집이 편해요. 원래도 집에서 마시는 술을 좋아해요."

이 "집에서 제일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제일 안전하기도 하잖아요."

-정은지 배우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술꾼의 향기가 나요.

정 "지금의 제가 첫 취중토크를 할 때 제가 아닙니다. 그때는 술도 잘 모르는 21살이었어요. 그 당시 '최연소'라고 했던 것 같아요. tvN '응답하라 1997' 끝나고 한 거라 사투리도 고치기 전이었어요.(웃음) 그땐 늘 제가 안 웃으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던 때죠."

-요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 있나요.

정 "셋이서 같이 할 수 있는 광고 문의가 들어오는 게 신기해요. 한 사람이 밀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세 사람을 같이 하고 싶어 하는 광고주들의 문의가 많아졌어요."

이 "광고나 프로그램이 들어올 때 '언니들이 하면 할래요!' 이렇게 되더라고요. 진짜 셋이서 하는 게 재밌고 편해요."
'술도녀' 취중토크

-서로 갈등이 없었나요.

정 "부족한 것들을 서로 채워주는 게 있어서 좋아요. 각자 다른 포지션이고 개성이 달라 부딪칠 게 없었어요. 셋 다 솔직하고 털털해요. 만약 서로가 없는 상황에서 스케줄이 정리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먼저 연락해서 상황 설명을 하곤 했어요."

이 "저희끼리 소통을 잘하고 친하니까 갈등을 할 필요가 없었죠. 갈등이 없는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없었어요. 없었다고 하면 다들 못 믿더라고요."

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그런 거 같기도 해요. 힘들게 그 모든 과정을 거쳐서 우리가 만났잖아요. 그리고 이 대본을 보고 배우라면, 사이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거예요. 동물적으로 그걸 다 알았던 것 같아요. 사실 셋 다 근사한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굉장히 좀 짠내 나고 지질하고 퍼펙트스럽지 않아서 똘똘 뭉쳐야 했어요. 그걸 다들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정 "제가 제일 늦게 들어왔을 때 선빈이랑 선화 언니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끼리 (우애가) 좋아야 한다고요. 그 이야길 둘이 먼저 하더라고요."

이 "우리가 경계심보다는 마음이 풀린, 열린 상태에서 다가가서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작품이 끝난 이후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것 같아요.

이 "문자를 자주 해요. 카카오톡은 잘 안 해서, 은지 언니가 전화를 해줄 때 진짜 편해요."

정 "선빈이랑 영상통화를 정말 많이 해요. 집에서 편하게 있을 때 영상통화를 하면 더 재밌고요."

이 "은지 언니랑 영상통화할 때 민낯에 누워서 전화를 받아요. 포즈가 똑같아서 정말 웃겨요."

정 "선화 언니에게도 조만간 할 거예요. 언니가 촬영 중이어서 못 걸었는데, 영상통화 준비할 시간도 안 줄 거예요. 바로 받아야 해요. 준비하세요.(웃음)"
'술도녀' 취중토크

-이 작품이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정 "덕분에 20대의 마지막을 행복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요. 20대가 되자마자 '응답하라 1997'이 잘 돼서, 그 뒤엔 항상 성시원이라는 이름이 따라다녔어요. 이후 작품들을 나름대로 바라봐주긴 했지만, 아직도 그 이름이 남아있어요. 20대 중반쯤 앞으로도 '응답하라 1997'을 잘 안고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20대 초반에는 '또 잘 해내야겠다'라면서 스스로를 채근했는데, 중반 이후에는 '내가 이걸 어떻게 잘 안고 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지금 봐도 '응답하라 1997'은 너무 재미있으니까요. 그 드라마 속의 나도 나고, 다른 작품 속의 나도 나인데 스스로 비교를 했어요.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런데 20대 후반에 성시원과 강지구를 붙여봤더니 강지구가 밀리지 않는 거예요. 신원호 감독님이 '성시원이 서울에서 커서 강지구가 된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닌데? 절대 아니지'라고 했어요.(웃음) 성시원과 강지구는 다른 캐릭터이니까요. 아무튼 제가 지지 않는 캐릭터를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20대를 좋게 마무리한 것 같아요."

한 "이 작품을 한 후에 달라질 것 같지 않냐는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모르겠어요. 근데 이 작품을 하고 난 후 남은 건 분명히 있어요. 그간 항상 선배님들과만 작업을 하다가 처음 또래 친구들과 함께했어요. 이렇게 성격이 좋은, 털털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는 게 너무 좋아요. 그것 하나만으로도 만족해요. 사실 이런 질문이 조금 부담스러워요. 지금까지 해온 연기와 역할을 볼 때 언제나 저는 같은 애정을 쏟아서 해왔거든요. 근데 한지연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제가 아니라 친구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성공과 상관없이 제 길을 갈 것 같아요. 다르게 봐주는 분들도 감사하지만 변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 전과 똑같이 하던 대로 열심히 하려고 해요."

정 "(선화) 언니의 작품에 대한 열의가 엄청나요. 대본을 보면 필기가 엄청 많이 돼 있어요."

이 "선화 언니 너무 멋있는데? 저도 그 이야길 해주고 싶었어요. 저는 똑똑한 스타일이 아니라서 답을 찾을 때도 엄청 돌아가요. 대본을 보면서 안 외워지거나 하면 다른 공책에 그대로 써요. 그래서 저도 제가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 찾았잖아요. 여기서."

한 "대본 리딩을 갔는데, 선빈이가 먼저 왔어요. 선빈이가 대본을 펴는데, 형광펜으로 '촥촥촥' 표시가 돼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엄청 긴장했어요. 나도 지지 않는데! 하며 대본을 '촥' 폈죠. 전 애드리브까지 다 써놓거든요. 하하하."

정 "대본 리딩 때에도 강지구 역할을 맡겠다고 확정이 된 상태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대본 수정본을 리딩 자리에서 받았거든요. 필기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집에서 노트에 마인드맵을 그리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저는 방금 받아서 깨끗한 새 책인데, 선빈이는 옆에서 형광펜 그어져 있고 필기도 돼 있고 이러니까.(웃음) 저도 모르게 대본을 숨기면서 봤잖아요."

한 "저는 애드리브까지 다 적어놓거든요. 선빈이가 '언니, 나 대본 좀' 이러면 속으로 '이거 영업비밀인데'라고 생각했어요. '안 돼! 보지 마!'라고는 못하니까, 선빈이가 대본 볼 때 끝을 살짝 잡고 소극적으로 내밀었죠."

이 "하하하. 언니 너무 귀엽죠. 너무 귀여워요."

한 "선빈이는 현장에서 엄청 능수능란해요. 아직 어린데 현장에서 모든 걸 잘 컨트롤해요. 자기 입으로 똑 부러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엄청 똑 부러진 얘예요. 현명한 구석이 있어서, 제가 언니지만 의지를 많이 했어요."

이 "선화 언니와 비슷해요. 많이들 이번 작품으로 달라질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저는 (다른 작품에도) 똑같이 열정을 쏟아부었고 열심히 했어요. '내가 어떤 톤으로 어떤 연기를 했을 때 사람들이 잘 맞는다고 해주는구나' 그런 걸 알아갈 순 있었어요.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 남았다는 거죠. 함께 작업한 선배님들과 항상 인연을 이어가요. 이외엔 사적으로 연예인 친구가 별로 없는데, 근데 언니들을 만난 거예요. 사람이 남아서 좋아요.(웃음)"

〉〉취중토크③에 이어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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