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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신호에 솔직해져야 하는 이유

이준목 입력 2021. 12. 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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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이준목 기자]

때로는 내 마음이 보내는 감정의 신호에 솔직해져야 하는 순간이 있다. 마음이 힘들 때 힘들다고, 약해졌을 때 약하다고 솔직히 인정하는 것은 결코 부끄럽거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3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비슷한 고민을 지닌 배우 김승수와 모델 이혜정이 출연하여 자신을 내려놓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승수는 일각에서 거론된 '돌싱설'에 대하여 "극중 역할을 보고 실제로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싱글이고 비혼주의자도 전혀 아니다. 10여년전부터 결혼 생각이 있었는데 오히려 찾으면 더 안보이더라"고 고백했다.

25년차 배우인 김승수는 60여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했고 일년에 네 편의 작품을 소화한 워커홀릭으로 알려졌다. 김승수는 "평소에 쉬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막상 우연히 그런 기회가 생겼을 때는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더라"면서 소화불량과 불면증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김승수는 최근의 기분상태에 대하여 "업·다운이 심하다"고 언급하며 "좋을 때는 스스로 칭찬해주며 여유를 찾기도 하지만, 안 좋을 때는 배우로서의 인생이 비관적으로 생각이 들며 한없이 가라앉기도 한다. 배우를 그만두면 다른 어떤 일을  할수 있을까라는 고민하던 김승수는 코로나19가 심각하던 당시 지인들에게도 이야기하지않고 배달 알바를 해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김승수에게 "열심히 사는 것은 맞지만 마음안에 불안과 긴장감이 존재한다. 경제적 활동을 못하는 상태가 수치스럽고 불안하게 느껴지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신의학적으로 죄책감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승수가 워커홀릭이 된 것도 본인의 가치를 일로서 확인받으려한다는 것.

하지만 일 중독이 되면 인간에서 필수적인 휴식시간마저 아껴서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기 쉽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오은영은 "사람에겐 체력, 시간, 나이 등 물리적 한계가 있다. 그걸 무시하고 억지로 버티다보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도 감흥이 없고 무미건조해진다"고 지적했다. 김승수는 실제로 최근의 자신도 그렇다고 공감했다.

김승수의 현재 상태에 대하여 오은영은 심하게 슬프고 우울하진 않지만 감정이 약간 가라앉아 있는 상태라고 분석하며 ,정신건강의학적으로 '기분부전증상(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우울증은 아니지만 울적한 감정이 지속되는 상태)'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김승수는 자가테스트 결과 식욕, 수면상태, 피로도, 자존감, 집중력과 선택 등의 항목에서 놀랍게도 모두 기분부전증이 우려되는 증상과 일치했다.

오은영은 "가라앉는 기분은 내 몸과 마음에서 '도와달라'고 보내는 신호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볼수 있는 일종의 알람과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방으로는 "'기분수첩'을 만들어서 하루 세 번씩 식사하듯이 자신의 현재 기분을 체크해보라"는 조언을 남기며 정확하게 내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수의 또다른 고민은 계산 중독증이었다. 사람들과의 모임 자리에서 "자신이 계산을 하지 않으면 불편하다"는 것. 한때는 한달 밥값만 1400만 원까지 나온 적이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심지어 김승수는 후배나 지인이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해도 결제취소를 시키고 자신이 다시 계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승수는 "나를 만날 때 이런 걸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문제가 심각하다. 김승수의 마음 속에 있는 '불편함'의 정체를 알아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승수와 정형돈은 돈이 없어서 자존심 때문에 지인들과의 만남이나 약속을 기피했던 추억을 언급했다. 김승수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 예상했던 비용이 초과되어 차비가 없어서 집까지 6시간을 넘게 밤새 걸어가야 했던 씁쓸한 추억을 언급했다.

오은영은 "허세가 아니라 김승수는 돈이 없는 것에 대하여 과도하게 창피를 느끼는 성향"이라고 진단했다. 돈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자신의 책임이자 역할로 느낀다는 것. 김승수 역시 인정하며 어릴 때부터 돈 때문에 겪었던 세상의 냉혹함을 고백했다.

어릴 때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던 김승수는 6살에 부친이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가정주부였던 모친이 홀로 생계를 꾸려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심지어 부친이 남긴 유산까지 할머니의 실수로 사기를 당했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

오은영은 "김승수에게 돈이란 없으면 안정감이 깨지고 불행이 밀려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구두쇠처럼 돈을 모으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김승수에게는 돈을 베푸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는 개념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은영은 "음식값을 계산하지 않는다고 김승수가 좋은 선배가 아닌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밥을 사면 '내가 오늘은 커피살게'라고 이야기하라"는 처방을 내놓았다. 김승수는 그동안 이런 고민으로 누군가 이야기를 나눠 본 적도 없었다며 "내 고민에 대하여 실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톱모델이자, 배우 이희준의 아내인 이혜정이 다음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혜정은 '기혼여성으로서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다음 목표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이혜정은 농구선수로서 12년, 모델로서 17년간 누구보다 열정적인 시간을 살아왔던 인생을 되돌아봤다,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 프로선수가 되어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야 한다는 의무감이 강했던 이혜정은, 스트레스로 인한 갑상샘 항진증으로 안타깝게 농구를 포기해야 했다.

이후 모델에 도전한 이혜정은 179cm의 신장에도 극심한 다이어트로 체중이 40kg대까지 감량하며 후유증으로 월경을 중단되기도 했던 일화를 고백했다. 독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는 이혜정은 남편 이희준으로부터는 "농구부 주장처럼 살지말라"는 소리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혜정은 이희준과 결혼을 앞두고도 위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었던 이혜정은 돌연 결혼식 한달을 앞두고 이희준에게 파혼을 통보하는 편지를 남긴 채 잠적했었다는 것. 당시에 대하여 이혜정은 "결혼에 확신이 없고 혼란스러웠다. 이때 오빠가 나를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희준은 이혜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고, 이혜정은 그의 진심을 보고 미안한 마음과 함께 결혼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이야기를 묵묵히 듣던 오은영은 이혜정이 농구를 그만두며 숙소에서 짐을 싸서 이탈했던 일화와, 이희준과의 결혼을 앞두고 잠적했던 해프닝을 두고 "상황은 다르지만 느낌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혜정은 이에 크게 놀라며 잠시 자신을 돌아봤다. 바로 심각한 위기를 느낄 때 도망쳐버리는 모습이 똑같다는 것.

오은영은 "이혜정은 농구든 모델이든 결혼이든 다 싫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시작할 때는 자신이 원해서 주도적으로 하기보다는 상황에 휩쓸려가는 편이다. 하다보면 잘해서 인정받게 되고 고비나 어려움도 잘 버티지만, 뭔가 마음에 확신이 필요한 순간에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야만하는 성향"이라고 진단했다.

이혜정은 농구를 할때도 다음날 몸에 통증을 느낄 정도가 되어야 직성이 풀렸고, 남편과 부부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도 자신은 괜찮다고만 하다가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성 위경련에 시달렸던 일화들을 떠올리며 오은영의 지적에 공감했다.

오은영은 "몸에 병이 난다는 것은 스트레스의 신호다. 그만큼 본인이 힘들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가까운 사람에게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잘 안한다는 이혜정에게 오은영은 "나약한 약자가 되는 것 같아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정작 자신과 소중한 가족들의 고통에도 공감하지 못하 게 된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감정을 나누지 못한다면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정은 이희준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남편은 공감을 원하는데 저는 해결을 원하는 성격"이라며 남편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했던 일을 반성했다. 오은영은 "이혜정은 나름대로 격려하려는 의도였겠지만, '힘든 마음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경험이 없었던 것"이라고 진단하며 "그래서 스스로의 감정표현도 어렵고, 상대의 표현을 받아들이는 것도 편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은영은 "가까운 사람과는 나누고 살아야한다.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면 똑같은 삶의 반복이 된다"고 설명하며 "너무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 나를 해치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이혜정은 "남편도 늘 했던 이야기"라며 고백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승수와 이혜정은 누구보다 자신의 인생을 열정적이고 부지런하게 살아왔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 속에서 들려오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서툴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로는 자신의 나약하고 부족한 모습도 솔직히 인정하고, 나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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