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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밴드 살아남기 힘든 시대, 뛰고 즐기는 공연 다시 하고파" [EN:인터뷰②]

박은해 입력 2021. 11.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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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장수 밴드 자우림이 색다른 분위기의 정규 11집으로 돌아온다. 자우림은 11월 26일 오후 6시 11번째 정규 앨범 '영원한 사랑'을 발매한다. '영원한 사랑'은 더욱 깊어진 자우림만의 감성과 색채를 가득 담은 앨범으로 타이틀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를 비롯해 지난 6월 발매한 싱글 '잎새에 적은 노래'까지 총 12곡이 수록됐다. 트랙 순서 배치에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는 자우림의 신보는 차례로 들을 때 그 서사와 이야기가 더 선명해진다.

11월 24일 오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자우림은 새 앨범 준비 과정, 오랜 시간 밴드로 활동하며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윤아는 '자우림의 어두운 측면을 총체화했다'는 앨범 소개글에 대해 "저희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더 훌륭한 분들이 하시면 된다. 저희는 그저 우리의 미래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왔다. 어두운 면은 어쩔 수 없이 꾸며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지운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두운 면이 당연히 있을 것 같다. 11집은 좀 더 검붉게 어두워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 24주년, 내년이면 벌써 25년째 활동하는 밴드가 되는 자우림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윤아는 "인격인 것 같다. 존중하고 존경할 수 있는 동료와 일한다는 게 흔한 축복은 아니다. 셋 다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서로 예의를 지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같이 일하는 건 수입을 균등하게 나눈다거나 서로 약속을 꼭 지킨다거나 건드리지 않아야 할 것을 건드리지 않는 것에 달렸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좋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우림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와 올해 두 번의 단독 콘서트를 취소했다. 지난 6월 염원하던 오프라인 공연을 마친 자우림은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앨범과 동명의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비대면 공연이 일상화된 현 상황이 자우림에게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선규는 "온라인 공연장이 생기고 새로운 포맷이 많이 생겼다. 자우림은 우리 음악도 음악이지만 훌륭한 음향, 조명 등을 모니터로 보여줄 수 있을까 회의적이었다. 당장은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다시 노래할 수 있어서 굉장히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진만은 "유튜브 채널에도 (무대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나오는구나 감탄했다. 그래도 집에 오면 뭔가 아쉽다. 팬분들을 만나지 못한 게 아쉬운 마음"이라고 털어놓았다.

정규 11집 '영원한 사랑'은 당초 지난해 11월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멤버들은 'FADE AWAY'로 시작해 엮어 나가기 시작한 어두운 곡들을 현실적인 절망과 불안에 빠져 있는 세상에 내놓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결정이라 생각했다고.

김윤아는 현시점에 '영원한 사랑'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이제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길에 서 있으니까 이 음악을 던져도 너무 큰 민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 상황에서 여러분께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음악은 음악일 뿐이고, 여러분이 이 음악을 너무 마음의 비수처럼 받아들이지 않으실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발매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우림의 음악은 세대를 초월해 다양한 연령층에서 꾸준히 사랑받았다. 김윤아는 "개인 음악, 자우림 음악 작업할 때 가장 차이를 두는 것은 화자의 존재다. 이 사람은 자우림이라는 숲에서만 사는 게 아니라 세계에 살고 있다. 그 세계에서 변하기도 하고 변하지 않기도 하는데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하니까 2021년에 청년인 사람과 97년에 청년인 사람도 이건 '내 이야기야' 하고 공감할 수 있다. 세상을 같이 살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 그런 밴드로 앞으로 계속 음악을 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윤아는 흔치 않은 밴드 여성 프론트맨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그는 밴드 음악의 현실에 대해 "밴드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가 힘들다. 주류도 아니다. 점점 그렇게 되니까 록 보컬을 사람들이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밴드 음악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좀 많아져야 그 안에서 남자, 여자 설정이 가능한데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밴드가 정말 적다.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자생적인 밴드가 생기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야 밴드하자' 이런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 다 힙합 한다. 다 MC고 DJ다. 여러분이 쿨하다고 느끼시는 사운드를 가진 밴드가 살아남기 힘든 시기가 됐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자우림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앨범 재킷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김윤아는 "사진은 작가의 해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음악을 듣고 해석해서 담아주시는 것이 최고의 결과다. 작가님께 저희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대한 추상적이고 파편적인 단어를 말씀드렸다. '짙다, 붉다, 파편, 벨벳 느낌, 반짝거리다' 등을 말씀드렸는데 작가님이 자신만의 예술 세계로 저희 음악을 옮겨주셔서 정말 흡족하다. 좋은 사진이 애럼이 거의 포토북 수준이 됐다. 아이돌도 아닌데 포토북 형태가 돼 사실 좀 창피한데 사진이 너무 예술이라 꼭 다 넣고 싶었다. 저희 음악을 꼭 사진으로 찍은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근에는 대면 공연을 진행해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수칙상 함성이 제한된다. 관객과 소통하며 에너지를 얻어온 밴드인 만큼 최근 함성이 없는 공연장은 무척 낯설었다고. 이선규는 "당연한 건데 이제 함성으로 가득 찬 록 페스티벌 영상을 보면 어색하다"고 말했다.

김윤아는 "함성이 없는 공연은 나름대로 굉장히 매력 있다. 앉아만 계셔야 하고 뛰지 못하고 노래를 들으셔야 하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는 좀 더 풍성하게 시도할 수 있어 좋은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공연 준비를 위해 다른 페스티벌 공연 영상을 찾아보면 사람들이 다 뒤엉켜 있고 막 소리 지르는데 이런 공연이 너무 그리웠다. 단독 공연보다도 같이 공연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사람들이 같이 뛰고 즐기는 공연을 할 수 있으면 눈물 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타인의 이야기와 감정은 자우림 음악의 자양분이다. 김윤아는 "제가 SNS 중독이다. 제가 말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한다. 트위터를 제일 좋아하는데 많은 분들의 일상을 훔쳐보고 있다. 그분들의 이야기가 제 이야기 같다. 그 이야기들이 어떤 날은 기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무겁기도 한데 정말 소중하다. 어떤 특정 인물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지금 2021년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고, 그 과정에서 11집도 완성됐다"고 밝혔다.

각자 '밴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이선규는 "스케줄 가면 셋이 속닥속닥 이야기할 때 참 좋다"고 답했다. 김윤아는 "존경할 수 있는 동료를 만난다는 게 흔치 않은 행운이다. 두 분이나 만났다. 이런 분들과 함께이기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해올 수 있었고, 서로 눈빛만 봐도 원하는 걸 안다"고 두 멤버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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