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족'과 '유산'에 대해 말하다
[이학후 기자]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 포스터 |
ⓒ 소니픽처스코리아 |
할아버지가 남긴 전설적인 '고스트버스터즈'의 유산을 발견한 남매는 과학 선생 그루버슨(폴 러드 분)과 초자연적 현상을 빠져 사는 팟캐스트(로건 킴 분), 트레버가 짝사랑하는 루시(셀레스티 오코너 분)의 도움을 받아 불가사의의 원인을 조사한다. 그리고 세상의 종말을 꾀하는 몬스터 세력의 음모를 알아낸다.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 소니픽처스코리아 |
<고스트버스터즈>의 인기는 현재도 이어지는 중이다. 열성 팬들이 영화 속 의상을 입고 다양한 사회 활동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고스트헤드>(2016)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할리우드는 <터미네이터>(1984), <프레데터>(1987)와 더불어 1980년대의 대표작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고스트버스터즈>를 계속 만지작거리다 2016년 여성 배우들로 구성된 <고스트버스터즈>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흥행 실패였다.
<고스트버스터즈>의 여성판을 만들기 위해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2011), <히트>(2013), <스파이>(2015)를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에게 연락했다면 1984년, 1989년 작품과 연결되는 후속작을 만들려면 레이 파커 주니어의 주제가 <고스트버스터즈>의 가사처럼 "누구에게 전화할까?(Who you gonna call?)" 정답은 <고스트버스터즈>를 연출한 이반 라이트맨의 아들 제이슨 라이트맨이다. <주노>(2007), <인 디 에어>(2009), <툴리>(2018)를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은 줄곧 "유령을 포획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유산을 피해왔다. 그러던 중 농장에서 프로톤 팩을 찾은 12살 소녀의 모습이 떠오른 순간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를 이어가리라 결심했다고 밝힌다.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 소니픽처스코리아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족'과 '유산'이다. 영화는 1편(1984년)으로부터 30여 년이 흐른 뒤를 시간적인 배경, 무대를 대도시 뉴욕에서 깡촌에 가까운 작은 마을을 공간적인 배경으로 삼았으나 문지기, 열쇠지기, 고저 등 설정을 포함한 플롯의 기본 구조는 1편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초점은 고스트버스터즈 안의 이야기가 아닌, 아버지와 딸이나 엄마와 아들(또는 딸)이란 '가족'에 맞춰졌다. 이반 라이트맨 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의 컨셉을 통하여 가족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아들의) 생각이 좋았다"고 말한다.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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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1984년과 1989년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의 향수를 자극할 '유산'으로 가득하다. 달리 말하면 앞선 두 작품, 적어도 1984년 작품은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령덫, 자동차 엑토-1, 슈트, 프로톤 팩, PKE 계측기 등 고스트버스터즈의 아이템은 옛 모습 그대로 나온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연이었던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어니 허드슨, 애니 파츠, 시고니 위버도 만날 수 있다.
2014년 세상을 떠난 해롤드 래미스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의 피터 쿠싱(1994년 사망)의 사례처럼 CG 작업으로 되살렸다. 추억의 캐릭터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은 크다. 동시에 이미 고인이 된 배우를 생전 의도와 상관없이 부활시키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던진다.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 소니픽처스코리아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 여행이자 1984년 작품에 대한 존경으로 쓰인 러브레터다. <쥬라기 월드>(2015)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처럼 말이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2017), <아이, 토냐>(2017), <캡틴 마블>(2019), <애나벨 집으로>(2019), 드라마 <지정생존자>, <힐 하우스의 유령>, <핸드메이즈 테일> 등 굵직한 작품들로 경력을 쌓아가는 맥케나 그레이스를 만나는 즐거움도 준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맥케나 그레이스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존재감은 돋보인다.
강점만큼이나 약점도 뚜렷하다. 1984년 작과 비슷한 플롯을 반복하기에 창의성은 떨어진다. 가장 재미있어야 할 3막은 과거의 유산과 비슷한 탓에 정작 흥미가 떨어진다. 애초에 1984년 작을 넘어서는 영화를 바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디어만큼은 새로운 걸 기대했는데 결과물은 <쥬라기 월드>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다를 바가 없는 추억팔이다. 잇따른 프랜차이즈의 과거 답습은 지금 할리우드가 과거의 유산을 전혀 뛰어넘지 못한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다음 <고스터버스터즈>가 만들어진다면 이번에 채운 젊음의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독창적인 이야기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억 여행은 한 번으로 족하다.
*영화가 끝난 후 쿠키 영상이 2개 나온다. 하나는 엔딩 크레딧 전, 하나는 엔딩 크레딧 후에 나오니 끝까지 객석에 머무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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