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 누구야? '지옥'을 집어삼킨 김신록 [스경연예연구소]

김문석 기자 2021. 11. 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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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옥’ 박정자 역을 연기한 김신록. 사진 넷플릭스 제공


김신록이 ‘지옥’을 집어삼켰다.

김신록은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등 연기력에 관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 배우들을 제치고 ‘지옥’에서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은 갑자기 등장한 천사에게 지옥행 고지를 받고 지옥의 사자들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지옥’은 정진수(유아인)가 신흥종교 단체 새진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전반부와 세상을 지배하는 새진리회의 실체를 파헤치는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의 압도적인 장면은 박정자(김신록)의 시연 장면이다. 새진리회는 고지를 받은 박정자에게 30억원을 제안하고 박씨는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이를 받아들이며 전국에 끔찍한 ‘고지’ 장면이 생중계된다.

김신록은 남편없이 두 아이의 생계를 책임지며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 엄마 박정자 역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했다. 소도 법률사무소에서 김현주를 첫 대면하는 장면부터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자들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시연 장면까지 눈빛 하나로 ‘지옥’ 전체를 관통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김신록의 눈빛에는 곧 닥쳐올 자신의 죽음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그 이면에 자신의 아이들을 향한 마지막 희망을 끝내 놓지 못하는 강한 의지도 함께 담겼다.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절망과 희망이 뒤섞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자신의 죽음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전국에 생중계되는 수많은 카메라를 앞에 두고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몰려드는 두려움은 어쩔 수 없다.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사자를 보는 순간 얼굴을 돌려버리는 장면은 어머니가 아닌 온전히 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본능을 표현했다.

김신록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이미 드라마 ‘방법’에서 한차례 입증했다. tvN 드라마 ‘방법’에서 김신록은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됐지만 신기는 만족스럽지 못하고 딸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야만 했던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방법’에서의 강렬한 연기는 ‘지옥’으로 이어졌다. 연상호 감독은 ‘방법’에서 김신록의 연기를 보고 ‘지옥’에 캐스팅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신록은 드라마에 진출하기 전 연극에서 연기 실력을 다졌다.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해 ‘토막’, ‘마우스피스’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후 영화, 드라마로 넓혀나갔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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