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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대중문화 NFT, 팬들이 제동

박준호 기자 입력 2021. 11. 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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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IP 기반 상품 출시 봇물
희소성 앞세워 팬덤 공략하지만
"가짓수만 늘려 상품화" 비판 커져
방시혁(왼쪽)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지난 4일 기업설명회에서 NFT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모습. /사진 제공=하이브
[서울경제]

블록체인을 활용한 대체불가능토큰(NFT) 상품의 시장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대중문화 분야도 NFT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개별 아티스트와 K팝 연예기획사들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드라마 제작사들도 별도 사업체를 꾸려 아티스트와 콘텐츠 지식재산(IP)에 기반한 상품 출시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실물이 따로 없는 디지털 세계에서 NFT가 갖는 ‘원본’이라는 희소성이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가 큰 한편으로,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상품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중문화 분야에서 NFT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것은 이달 초 기업 설명회를 통해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와의 파트너십을 선언한 하이브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당시 “디지털에서 고유성을 인정받은 포토카드 같은 굿즈(MD)를 영구 소장할 뿐 아니라 팬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수집·교환·전시가 가능해질 방법 등을 두나무와 구체화하고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다음 달 출시되는 핑크퐁 아기상어의 NFT 아트워크. /사진 제공=스마트스터디

JYP도 지난 7월 두나무와 NFT 플랫폼 사업을 할 신규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하고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SM의 경우 아직 가시적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지만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최근 해외의 한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NFT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그는 NFT가 ‘평생동안 갈 가치’(Lifetime Value)를 갖게 하는 블록체인이라고 지칭하며 “메타버스의 세계관 혹은 스토리를 형성하는 콘텐츠들은 모두 NFT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신규 합작 법인을 통해 아티스트의 IP를 활용한 NFT를 발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게임도 개발하기로 했다.

NFT 시장에 눈독을 들인 것은 막강한 K팝 아이돌 팬덤에 올라탄 기획사들 뿐만이 아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있는 기업이라면 거의 모두가 NFT라는 새로운 흐름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유튜브 ‘핑크퐁 아기상어’의 제작사 스마트스터디는 NFT 마켓플레이스 ‘메이커스플레이스’와 손을 맞잡고 다음 달에 아기상어 캐릭터와 음원을 결합한 NFT ‘베이비샤크 컬렉션: 넘버 원’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tvN에서 방영된 ‘호텔 델루나’의 NFT를 이미 출시했으며, 드라마 ‘킹덤’, ‘지리산’ 등을 만든 에이스토리도 연내 NFT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한도전 ‘무야호’ 방영 순간을 담은 NFT의 판매 화면. 경매에서 950만원에 낙찰됐다. /'아카이브 by MBC' 홈페이지 캡처

그런가 하면 MBC는 국내 방송사 중 처음으로 지난 7월 MBC 개국, 뉴스데스크의 첫 컬러 방송 등 과거 역사의 의미 있는 장면을 담은 NFT 11개를 출시하며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지난 2010년 3월 방영된 ‘무한도전’의 ‘무야호’ 에피소드를 담은 NFT 상품은 경매에서 95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다만 NFT의 상품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반작용에 대한 우려와 반발도 커지고 있다. 특히 NFT 상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티스트 NFT의 타깃 구매층이라 할 수 있는 팬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BTS) 팬들은 하이브가 NFT 사업 진출을 선언한 다음날인 지난 5일부터 트위터 등지에서 ‘#BoycottHybeNFT’, ‘#ARMYsAgainstNFT’ 등의 해시태그로 반발을 표하고 나섰다. 음악이나 공연 등 아티스트의 자체 콘텐츠에 집중하는 대신 BTS 관련 상품의 가짓수만 늘려 상품화하는 데 대한 거부 의사인 셈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BTS의 연말연시 팬서비스인 ‘시즌스 그리팅’(Season’s Greetings) 상품의 예약주문을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미국 청원사이트 ‘change.org’에 올라온 하이브의 NFT 진출에 반대하는 글. /홈페이지 캡처

NFT 제작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들어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BTS 팬들은 NFT를 만들 때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가솔린 차량 500마일(약 804㎞) 주행시 배출되는 양과 같은 수준이라는 외신 기사를 인용, 최근 BTS 멤버들이 유엔 연설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를 언급한 것과 배치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K팝 가수들의 사생활 영역까지 무리하게 사업화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팬들의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무분별하게 수익화하는 데 따른 부작용은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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