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왕따논란, 전말 드러났다.."후발대 깜짝 등장이 처음 기획이었는데" [종합]

2021. 11. 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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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불거진 웹툰작가 기안84 왕따 논란의 전말이 밝혀졌다.

'나 혼자 산다' 기안84 왕따 논란 사건은 지난 9월 24일 MBC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다뤄졌는데, 해당 회의록이 지난달 27일 공개되며 MBC 제작진 입장과 당시 상황에 대한 전말이 드러난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전진수 MBC 예능기획센터장은 시청자위원들의 '나 혼자 산다' 비판에 "제작진과 함께 위원님의 의견서를 확인했고 따끔한 질책과 중요한 조언을 해주셔서 정말 많은 반성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진의 답변을 드리겠다"며 "'전현무와 기안84의 여름방학' 에피소드 이후 프로그램에 쏟아진 비난과 관련된 의견이기에 더욱 가슴 아프게 새겨들었다. 문제 발생 후에 공식 사과문을 냈는데 그것 역시 너무 형식적이고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는 공식 사과문에 소상히 담지 못한 당시 제작상황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문 열었다.

전 센터장은 "원래는 기안84 씨의 웹툰 연재 마감을 기념해서 출연자 모두가 오랜만에 정모를 가지는 기획을 추진 중이었는데, 전현무 씨가 MC로 합류한 이후 출연진들 간에 스케줄 조정이 더 어려워졌고 난항을 겪던 중에 스튜디오 정기촬영일인 월요일 저녁을 활용해서 정모를 찍자고 정했다. 날짜는 8월 2일 월요일 저녁으로 확정했다고 한다"는 것.

"그리고 촬영 콘셉트는 먼저 전현무 씨와 기안84 씨가 출발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후발대로 깜짝 등장하는 것이 처음 기획의 주요 내용이었다"며 "그런데 그 무렵,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발효되면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고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7월을 지나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저녁 6시 이후에는 사적 모임을 2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부 지침 속에서, 녹화를 끝내고 출발하면 밤이 되는 그 시간에 4인 이상이 모이는 정모를 감행하기엔 당시 여러 가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 센터장은 "시청자위원님을 비롯해서 많은 시청자분들이, 그러면 스튜디오에서 다수의 출연자가 여러 스태프와 함께 녹화하는 것, 그리고 최근에 김연경 선수와 국가대표 배구팀 동료들의 캠핑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반문하신다"며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이 반성하는 차원으로 말씀드리는 것이지 절대로 '저희가 잘못한 것이 아닙니다' 하는 뜻은 아니니까 고려해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전 센터장은 "그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어 시청자와 국민들이 모두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모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리고 국가대표 배구팀 선수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2인 플러스 2인이 가능했고, 잘 아시겠지만, 현재 방송 제작 현장은 코로나19 방역지침 예외에 해당해서 인원수 제한에는 해당하지 않는 분야이다. 또한, 모든 촬영 전에 출연자와 제작진이 자가 진단키트를 사용해서 검사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녹화를 취소하는 상황"이라는 것.

"다만, '나 혼자 산다'는 리얼리티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청자는 분명히 그렇게 모이는 것 자체를 실제 상황으로 인지할 수 있으므로 그날은 모여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한다. 여기서 잘못된 결정이 나온 것에 대해 제작진도 가슴 아파하고 있다"며 "그 당시에 아이템 자체를 취소하거나, 기안84 씨에게 오늘 어쩔 수 없이 둘만 가기로 했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해주고 촬영했으면 이런 비난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이 부분에서 제작진의 깜짝 서프라이즈라는 콘셉트만 유지하고 나머지 출연자들의 출발을 취소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또한 해당 에피소드 중 고무대야 봅슬레이, 폐가체험 등 몇몇 장면이 위험해보였다며 제작진이 개입하지 않은 것을 지적한 시청자위원의 의견에 전 센터장은 "방송 내용 중 기안84 씨가 준비한 것이 위험해 보인 부분에 대해 제작진은 전혀 개입을 안 하는지 질문 주셨는데요, 관찰카메라 특성상 우선은 어떤 콘셉트에 어떤 아이템을 찍자는 것을 제작진과 출연자가 상의하고, 그다음에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출연자가 하고 싶은 것을 가능하면 수용하려고 한다. 제작진 의도가 보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요"라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제작진이 개입을 심하게 하면 현실감에서 오는 의외성이나 인간미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개입을 안 하듯이 보이게 하려고 한다. 요즘은 촬영기법도 발달해서 정말 제작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물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보이거나 하는데요, 물론 위원님께서 말씀하신 '제작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화면에서 안 보인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센터장은 "기안84 씨의 순진무구한 캐릭터나 엉뚱한 점을 좀 더 살리고 싶었던 게 당시 제작진의 판단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생각이 깊지 못했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특히 전 센터장은 "이번 기안84 씨의 따돌림 논란에서 제작진이 고른 선택은 어리석고 잘못된 것이었다"고 자책하며 "공식 사과문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는 결코 출연자들의 개별적인 선택의 결과가 아니며 제작진이 촬영 콘셉트를 잡아 기획한 상황임을 말씀드린다. 이러한 내용이 기안84 씨의 순진무구한 캐릭터를 잘 살릴 것으로만 생각하고 시청자에게 불쾌감이나 따돌림 트라우마를 되살릴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돌이켜보면 백번 사죄해도 모자란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래서 해당 에피소드의 나머지 후반부가 방송된 이후, 시청자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였으나 이마저 무성의한 사과문이라고 지탄하고 계신 상황 또한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전해드린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사과문의 수위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다.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사과문의 수위는 PD 개개인의 감정으로만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프로그램과 출연자의 입장, 예능본부와 회사 입장의 의견들을 모두 취합해서 발표해야 하는 것이 공식 사과문인데 그러다 보면 감성적인 글보다는 드라이한 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시기에 대해서도 재빠르게 대응해야 했지만 '어떡해야 하나?' 그러한 망설임이 있어서 많은 비난을 받지 않
았나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 센터장은 "따돌림 논란이 있었지만, 기안84 씨도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가장 행복했다고 밝혔고 출연자들도 그러한 입장을 보였다"며 "다만, 이번 사안으로 시청자에게 믿음을 드리지 못하고 본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인식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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