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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때문이잖아" 충격받은 정영주.. 오은영의 당부

이준목 입력 2021. 10. 2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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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가족이 주는 상처는 더 아프다

[이준목 기자]

 채널A <금쪽 상담소>의 한 장면
ⓒ 채널A
 
모든 사람에게 가족은 가장 소중하지만 동시에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 2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가족 배우 정영주와 작곡가 유재환이 출연했다. 두 사람은 모두 가족으로 인하여 가슴아픈 상처를 주고받았던 경험들을 고백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무대 위에서 항상 카리스마 넘치던 정영주는 의외로 긴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정영주는 올해도 성인이 된 아들과 같이 산 지 3년이 되었다고 고백하며,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아들과 지혜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혼후 아버지와 친할머니 손에서 자랐던 정영주의 아들은 ADHD(주의력결핍행동장애) 즈 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감정조절과 폭력성에서 문제를 드러냈던 아들은 아버지를 떠나 엄마와 같이 살게된 이후에도, 의견차이로 자주 충돌했고, 이런 상황이 1년 가까이 지속되었다고 고백했다.

정영주는 "아들의 폭력성이 어쩌면 내 모습이었을까"라는 자책이 들었다고 밝혔다. 정영주 역시 유년 시절의 아들 앞에서 분노조절이 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고 고백했다. 정영주는 아들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그래서 그랬잖아, 엄마 때문이었잖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정영주는 고심 끝에 이혼을 결정하면서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가 한 공간에서 살지 않는 것은 부모간의 문제이고 너 때문이 아니다. 너에 대한 엄마-아빠의 사랑은 의심하지 마라"고 이야기해줬던 일화를 밝혔다. 오은영은 "최선을 다하셨다"고 위로했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은 (부부간) 소통에 안 된 것이다. 대화나 의견조율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육아'로 드러난 것일 뿐. 그런데 아이들은 자기 때문에 부모가 다툰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영주의 아들이 화를 내는 상황은 주로 자신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였다. 어른들이 문제를 크게 만들기 싫어 요구를 들어주기 시작하면서 아들에게는 '화를 내면 얻을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돌아봤다.

오은영 박사는 "사람은 일정 나이가 되면 조절 능력을 획득한다. 그런데 이 시기가 늦는 사람들이 있다. ADHD는 사람 됨됨이 문제가 아니라 조절 기능이 덜 큰 것"이라고 설명하며 "ADHD는 치료는 잘 되는 편이나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정영주의 아들 문제는 뿌리는 그대로인 채 성장하면서 나이에 따라 다른 형태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주는 아들의 어린 시절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정상이 아니라면서요?'라는 막말과 함께 전학을 권유하는 이야기를 듣고 무릎까지 꿇으며 사정해야했던 아픈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장성한 아들은 비트박스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정영주에 대하여 "이벤트 엄마같다"고 진단했다. 오은영은 "아이는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것들을 엄마와 나누고 싶었을 것이다. 아이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허전함과 섭섭함이 있는 것 같다. 엄마는 아들에게 미안함이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주고 싶은데, 이벤트의 단점은 화려하지만 유지가 안 된다는 것이다. 아들이 원한 것은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엄마가 같이 있어주기를 바란 것이다. 그래서 정말 필요할 땐 엄마가 없었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거절 당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널A <금쪽 상담소>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ADHD라는 문제보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해법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아들의 내면에 있는 섭섭함이라는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 시절에 어른들에게 정당한 요구마저 수용되지 못했던 경험이 누적되어 상처로 자리잡았다는 게 오은영의 분석이었다. 정영주는 "정말 최선을 다해야하는 부분보다 엄마의 입장에서 편리한 최선을 다한 게 아닌가 싶다. 아이가 항상 자존감이 바닥이라고 이야기하던 원인이 어쩌면 엄마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반성했다.

오은영은 "부모의 상황을 솔직하게 아이에게 이야기해서 양해를 구해야한다. 부모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루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가 화를 낼 때도 무조건 질타보다는 "섭섭하고 서운한 게 있다면 엄마에게 털어놔볼래"라고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두 번째 게스트로 유재환이 출연했다. 유재환은 밝은 모습과 달리 과거 공황장애를 겪은 바 있다고 털어놨다. 유재환은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았다가 죽음의 공포까지 느꼈던 순간을 회상했다. 한때 약물치료를 받았던 유재환은 운동을 하면서 약을 다 끊었고 우울감과 스트레스로부터도 벗어났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불안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환의 진짜 고민은 '연애가 시작되려고 하면 도망친다'는 것이었다. 유재환은 연애를 했다가 이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설레는 감정조차 거부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한 사람의 인생에 들어갔다가 이별을 하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이 내가 싫어지게 되었을 때 인생에서 삭제되는 기분이 너무 괴롭다"고 설명했다.

박나래는 다른 방송 때문에 유재환의 집에 방문했다가 옛 여친들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일화를 공개하며 "여친들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안좋을 것 같다. 이런 건 치워주는 게 맞지 않냐고 이야기하자 유재환이 고민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유재환은 "함부로 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날 쉽게 삭제하더라도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채널A <금쪽 상담소>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사람마다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각각의 관계를 구분해야 한다. 연인 관계는 연인 사이가 끝나면 정리해야하는 관계가 맞다. 친구와 연인은 구별되는 관계이지 않나. 유재환은 이성 친구와 연인은 한 통안에 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재환은 "제 마음속에서 '친근한 관계'를 '사랑'의 범주보다 더 크게 보는 것 같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이에 오은영은 "유재환이 상대와 동등한 관계에서 연애를 할 준비가 안되어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재환도 동의하며 "항상 동등하지 않은 을의 연애를 해왔다"고 인정했다.

오은영은 "이건 상대방과의 문제가 아니라, 온전히 유재환 내면의 문제다"라고 진단했다. 유재환의 심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관계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오은영은 사전에 진행된 성인애착 유형검사에서 유재환에게 '혼란형 애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가가고 싶지만 공격을 받을까봐 불안하고, 무서워서 멀어지면 이번엔 외로워서 힘들어하는 악순환이었다.

유재환 역시 가족에 대한 기억이 성격 형성과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유재환은 자신이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대한 아픈 경험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유재환은 "부모님 중 한 분은 최고의 사람이었고 한 분은 최악이었다. 내가 겪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연인에게 되풀이하지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제게도 삭제하고 싶은 기억이다"고 고백했다. 유재환이 자발적으로 을의 연애만을 선택하게 된 이유였다. 유재환은 "성인의 연애가 가정사와 이렇게 연관이 될 줄 몰랐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오은영은 "처절하도록 가엾고 안 됐다"며 유재환에게 공감했다. "부모를 어떻게 선택하고 어린 나이에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겠냐"라면서도 "유재환은 아버지와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인생도 결과도 다르다. 유재환은 유재환의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고 격려했다.

오은영은 "아버지를 미워하라는건 아니다. 그런데 미워하는 마음이 든다고 유재환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위로하며, 유재환이 어린 시절 부모의 영향으로 부정적 감정을 회피하려다가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과도하게 친절한 방법으로 현재의 성격이 형성된 것이었다. 오은영은 "자신을 이해하고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유재환은 좋은 사람이기에 그런 과정을 통해서 편안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다. 화를 낼 땐 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유재환은 "사랑에 대한 고민이 아주 먼 옛날부터 이어져왔다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나쁜 것만 있지는 않다. 좋은 것만 골라서 적용하면 나도 좋은 아빠, 좋은 남자가 될수 있지 않을까"라며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오은영은 "상황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는 건 누구나 배우고 연습해야한다. 관계는 쌍방통행이기에 감정은 언제나 서로 주고받는 것이며, 건강한 관계는 한쪽이 맞춰주는게 아니라 서로 맞춰가는 것"이라고 조언하며 유재환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했다. 
 
 채널A <금쪽 상담소>의 한 장면
ⓒ 채널A
 
"가족은 남이 찾지 못하는 급소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강력한 한 방을 날릴 수도 있다." 2020년 방송된 드라마 <아는 건 별로없지만 가족입니다>에 등장했던 명대사다. 가족은 누구보다 가깝고 서로를 잘 알고 있지만 그래서 언제든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받을 수도 있는 애증의 관계다.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평생 '마음의 빚'을 짊어지고 살아온 정영주, 가정폭력으로 인한 상처로 스스로의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온 유재환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우리의 삶에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 나의 성격 및 가치관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에 대하여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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