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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태양' 남궁민, 폼은 잔뜩 잡았지만 허세가 없었기에

박생강 칼럼니스트 입력 2021. 10. 16. 17:14 수정 2021. 10. 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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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은 첫 회 초반부터 왜 이 드라마가 검은 태양인지를 보여준다.

광기 어린 눈빛에 사자머리로 나타난 배우 남궁민의 어둡고 강렬한 얼굴부터가 검은 태양이란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간 가벼운 첩보물이 종종 실패의 쓴잔을 마셨지만 <검은 태양> 은 그와는 다르다.

그럼에도 <검은 태양> 은 무거운 드라마 특유의 감정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허세는 없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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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태양', 뚝심 있는 첩보물의 매력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은 첫 회 초반부터 왜 이 드라마가 검은 태양인지를 보여준다. 광기 어린 눈빛에 사자머리로 나타난 배우 남궁민의 어둡고 강렬한 얼굴부터가 검은 태양이란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정원 한지혁(남궁민)의 잃어버린 기억과 알 수 없는 배신자를 드라마의 미스터리로 내세우며 시청자를 어둠 속으로 빨아들인다. 과연 과거 한지혁은 선양에서 무슨 일을 겪었던 것일까?

이후 <검은 태양>은 시종일관 국정원을 배경으로 한 어두운 첩보물의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간 가벼운 첩보물이 종종 실패의 쓴잔을 마셨지만 <검은 태양>은 그와는 다르다. 만듦새는 꽤 그럴싸한 매력이 있어 전통적인 첩보물 드라마에 근접해 있다. 극 초반 너무 벌크업한 한지혁의 근육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주연배우가 그만큼 고생을 했을 터이니 그 정도는 애교로 봐주자.

<검은 태양>은 또한 인물간의 갈등 관계의 디테일을 쌓는데 은근히 공을 들인다. 그 때문에 한지혁과 서수연의 관계만이 아니라 유제이(김정은), 도진숙(장영남), 강필호(김종태), 하동균(김도현) 같은 국정원 인물들이 한지혁과 맺는 관계들까지 깊이 있게 파고든다.

당연히 이처럼 인물의 사연과 갈등이 깊을 때는 진행이 스피디하지 않다. 그럼에도 <검은 태양>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아주 가끔 썰렁한 유머 코드 같은 것에 실소가 터지긴 해도 최소한 맥이 빠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일단 주연 배우 남궁민을 포함한 주요 배우진의 호연도 한 몫 한다. 특히 광기만이 아니라 냉철한 연기마저 탁월하게 소화하는 장영남을 필두로 조연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긴장감을 만드는 데 큰 몫 한다. 더구나 조연 캐릭터들 모두가 비밀들을 숨기고 있어 배우들 역시 이중성의 인간을 연기하는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한편 <검은 태양>은 반전 코드의 재미를 살리면서 큰 스케일의 그림이 그려지는 동안 잔재미를 유지해간다. 큰 미스터리의 줄기가 나오기 전에, 매회 반전이 이어지고 해결되면서 일단은 맺고 끊는 재미가 있다. 또 한지혁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도 헷갈리지 않게 적절하게 얽혀 있다.

하지만 이미 극 후반부에 다다른 <검은 태양>은 마니아는 얻고 대중적인 지지는 잃은 듯하다. 국정원과 북한이 얽힌 이 묵직한 첩보극은 대중적이고 쉽게 들어오는 드라마는 아니다. 허나 <검은 태양>의 경우는 본질에 충실해서 장르물 그 중에서도 첩보물에 환호하는 마니아층에게는 사랑받을 요소가 다분하다. 복잡한 사건들이 얽혀 있고 정보가 친절하지 않은 것도 어쩌면 드라마의 숨겨진 비밀들을 뜯어보고 싶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국정원의 내부 비밀과 북한과의 관계, 해외의 범죄조직 등 너무 거대한 소재들이 뒤얽혀 일정부분 과부하가 걸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검은 태양>은 무거운 드라마 특유의 감정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허세는 없어서 좋다. 딱 드라마의 무거운 분위기를 유지할 만큼의 적정한 폼만 잡는다. 물론 그 폼이 완성형으로 가려면, 남은 회차에서 커다란 줄기의 미스터리들을 확실하게 풀어줘야 하겠지만 말이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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