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웰컴 티켓" 대통령 특사 방탄소년단, UN총회서 한국어 연설[전문](종합)

황혜진 2021. 9. 2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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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유엔(UN) 총회 연설 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방탄소년단은 9월 20일 오전 8시(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76차 유엔 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유엔 사무총장 주재 하에 진행됐다. 방탄소년단은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Special Presidential Envoy for Future Generations and Culture)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자리했다.

"전 세계 청년들과 교감하고 있는 탁월한 청년들, 이 시대에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 사절"이라는 문 대통령의 소개와 함께 연단에 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차례로 약 7분 동안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냈다. 모든 연설은 한국어로 이뤄졌다.

방탄소년단은 팬데믹 시대의 고난과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 등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공식 SNS를 통해 모집한 청년(Youth)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변화하며 앞으로 씩씩하게 나아가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그리고 전 세계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이날 생중계를 지켜본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리더 RM(알엠)은 유엔 총회 의장, 유엔 사무총장, 문 대통령, 각국 정상들에게 인사를 건넨 후 "대한민국 대통령 특사, 방탄소년단이다. 우리는 오늘 미래 세대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오기 전 전 세계 10대, 20대 분들에게 지난 2년은 어땠고 또 지금은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나. 지난 2년간 사실 나도 당혹스럽고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렇더라도 Let's Live On, 지금을 잘 살아가자고 외치는 분들이 있었다"며 전 세계 청년들로부터 전달받은 글과 사진을 소개했다.

지민은 "가장 다양한 것을 도전할 수 있는 시기에 멈춰만 있을 순 없다. 솔직히 처음에는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억울하셨을 거다. 난 어제와 똑같은데 한순간에 평행세계에 온 것처럼 세상이 변해버렸으니까"라고 밝혔다.

정국은 "입학식, 졸업식이 취소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생에서 꼭 기념해야 하고 기념하고 싶은 순간이었을 텐데 많이 안타깝고 아쉬웠을 것 같다. 우리 같은 경우에도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 투어가 취소되며 정말 많이 속상하고 우리가 완성하고 싶었던 순간을 한동안 계속 그리워했다"고 회상했다.

슈가는 "코로나로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한 일종의 애도가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민은 "우리의 질문에도 소중했던 순간들이 담긴 사진으로 답변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특히 자연과 함께한 사진들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2년 동안 자연을 많이 느끼고 가꾸면서 시간을 더 특별하게 느끼시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제이홉은 "지구에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서일까. 방금 우리가 애도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 지구에 대한 애도는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다. 기후 변화가 중요한 문제라는 건 다들 공감하지만 어떤 게 최선의 해결 방법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쉽지 않더라. 단정 지어 말하기에 어려운 주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RM은 "맞다. 사실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알게 됐던 건 환경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전공으로 택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미래인데 거기에서는 우리가 채워가야 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맞을지 스스로 답을 찾아보고 있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뷔는 "그러니까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직접 고민하고 노력하고 길을 찾고 있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페이지가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엔딩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국은 "물론 난 준비가 됐더라도 세상이 멈춰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고 길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우리도 그랬던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RM은 "그래서 지금의 10대, 20대들을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 가장 다양한 기회와 시도가 필요한 시기에 길을 잃게 됐다는 의미에서다. 근데 어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민은 "사진을 함께 보시겠다.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친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것은 길을 잃었다기보다 새롭게 용기를 내고 도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은 "그런 의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변화에 겁먹기보다는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라는 의미에서"라고 설명했다.

RM은 "맞다.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있다면 예상 밖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더 새로운 길을 발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슈가는 "우리가 택하는 방법들 중 완벽하지 않은 것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이홉은 "중요한 건 변화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아닐까. 우리가 UN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은 분들이 백신 접종을 했는지 궁금해하시더라.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면 우리 7명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RM은 "백신 접종은 우리를 기다리는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끊어야 하는 일종의 티켓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전해드린 메시지처럼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의미를 설명했다.

뷔는 "백신 접종도 그렇고 새로운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곧 얼굴을 마주하고 만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그때까지 모두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시 반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RM은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분명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선택은 그 선택이 곧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다. 엔딩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가 들려드릴 노래는 모두에게 미리 전하고 싶은 우리의 웰컴 인사"라며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 유엔 총회 버전 퍼포먼스 영상을 선보였다.

유엔 연설을 성공적으로 마친 방탄소년단은 이날 오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늘 연설은 여러분의 참여로 가능했다. 미래 세대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영광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기뻤다. 저희도 항상 여러분을 응원하겠다. 여러분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가 서로에게 'Welcome'이라고 말해주길"이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이 유엔 총회 행사에서 연설을 펼친 것은 3번째다. 2018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73회 유엔총회에 글로벌 청년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방탄소년단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Love Yourself, Speak Yourself)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유엔 보건안보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서는 특별 연사로서 '절망에서 벗어나 서로 연대하며 새로운 세상을 다시 살아나가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다음은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 전문

대한민국 대통령 특사, 방탄소년단이다. 우리는 오늘 미래 세대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오기 전 전 세계 10대, 20대 분들에게 지난 2년은 어땠고 또 지금은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물어봤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나. 지난 2년간 사실 나도 당혹스럽고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렇더라도 Let's Live On, 지금을 잘 살아가자고 외치는 분들이 있었다.

가장 다양한 것을 도전할 수 있는 시기에 멈춰만 있을 순 없다. 솔직히 처음에는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억울하셨을 거다. 난 어제와 똑같은데 한순간에 평행세계에 온 것처럼 세상이 변해버렸으니까. 입학식, 졸업식이 취소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생에서 꼭 기념해야 하고 기념하고 싶은 순간이었을 텐데 많이 안타깝고 아쉬웠을 것 같다. 우리 같은 경우에도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콘서트 투어가 취소되며 정말 많이 속상하고 우리가 완성하고 싶었던 순간을 한동안 계속 그리워했다. 코로나로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한 일종의 애도가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질문에도 소중했던 순간들이 담긴 사진으로 답변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특히 자연과 함께한 사진들을 많이 보내주셨는데 2년 동안 자연을 많이 느끼고 가꾸면서 시간을 더 특별하게 느끼시지 않았나 싶다. 지구에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서일까. 방금 우리가 애도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 지구에 대한 애도는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다. 기후 변화가 중요한 문제라는 건 다들 공감하지만 어떤 게 최선의 해결 방법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쉽지 않더라. 단정 지어 말하기에 어려운 주제인 것 같다. 사실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알게 됐던 건 환경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전공으로 택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미래인데 거기에서는 우리가 채워가야 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맞을지 스스로 답을 찾아보고 있는 거였다.

그러니까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직접 고민하고 노력하고 길을 찾고 있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페이지가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엔딩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 물론 난 준비가 됐더라도 세상이 멈춰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고 길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우리도 그랬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10대, 20대들을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 가장 다양한 기회와 시도가 필요한 시기에 길을 잃게 됐다는 의미에서다. 근데 어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진을 함께 보시겠다.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친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것은 길을 잃었다기보다 새롭게 용기를 내고 도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변화에 겁먹기보다는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라는 의미다.

가능성과 희망을 믿고 있다면 예상 밖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더 새로운 길을 발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택하는 방법들 중 완벽하지 않은 것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변화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아닐까. 우리가 UN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은 분들이 백신 접종을 했는지 궁금해하시더라.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면 우리 7명 모두 백신을 맞았다. 백신 접종은 우리를 기다리는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끊어야 하는 일종의 티켓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전해드린 메시지처럼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

백신 접종도 그렇고 새로운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곧 얼굴을 마주하고 만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그때까지 모두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시 반겼으면 좋겠다.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분명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선택은 그 선택이 곧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다. 엔딩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모두에게,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가 들려드릴 노래는 모두에게 미리 전하고 싶은 우리의 웰컴 인사다.

(사진=청와대 및 UN 공식 유튜브 채널 생중계, 방탄소년단 공식 SNS)

뉴스엔 황혜진 blosso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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