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고 입양" 이효리→조승우 목청 높여온 이유[이슈와치]

김노을 입력 2021. 8. 3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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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승우-이효리-윤승아

[뉴스엔 김노을 기자]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이 유기견 편견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렇다면 이와 상반되게 지속적으로 유기동물 입양을 독려하는 스타들은 왜 그토록 '사지 말고 입양하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가수 이효리는 연예계 대표 동물애호가다.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일환으로 여겨지는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문구를 통해 오래도록 올바른 반려 문화에 앞장섰다. 현재는 곁을 떠난 순심이를 비롯해 미달이, 구아나, 석삼이 등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반려견은 모두 길을 떠돌다 비로소 가족을 만난 케이스다. 이효리는 스케줄로 한창 바쁠 때에도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활동을 쉬지 않으며, 한 마리라도 더 빨리 좋은 가족을 만나게 해주기 위한 과정에 동참하고 있다.

배우 조승우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초 조승우는 경남 고성군의 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명단에 올랐던 유기견을 입양해 곰자라는 이름을 선물했다. 그렇게 가족이 된 이들의 일상은 해당 보호소 SNS를 통해 간간이 전해져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나 조승우는 곰자 입양 당시, 일손이 부족한 보호소를 위해 기꺼이 이동봉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감동을 안겼다.

이외에도 윤승아, 이기우, 다니엘 헤니, 서동주, 아이비, 엄정화, 이연복, 김영희, 금조 등 셀 수 없이 많은 스타들이 입양 및 임시보호를 통해 올바른 반려문화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덕분에 열악한 보호소 환경이나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고취되는 긍정적 효과도 이뤄지는 상황. 이들이라고 처음부터 '초보 보호자'가 아니었을 리는 없다. 첫 반려동물 혹은 첫 입양견을 반려하는 과정에서 분명 서로를 파악하고 또 한편으로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시간이 필수적으로 수반됐을 것이다. 그 결과 마침내 보호자와 반려동물 간 긴밀한 관계성이 형성됐을 거라 추측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연예인이나 유명인뿐만 아니라 동물보호단체들은 유기동물 입양에 대해 '특별한 일'로 비춰지는 사회적 분위기를 경계한다. 마치 대단한 일을 해낸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 자체가 '입양은 곧 힘든 결정'이라는 그릇된 입양 풍토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풍토가 기저에 깔리면 펫샵 소비는 필수적으로 증가한다. 예비 반려인들의 마음속에 유기동물 입양보다 펫샵 분양이 상대적으로 쉬운 대안이라는 합리화가 피어나는 탓이다.

김희철은 8월 26일 JTBC 예능프로그램 '개취존중 여행배틀 - 펫키지'에서 누군지 모를 전문가 말을 빌려 유기견 입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유기견을 키운다는 게 진짜 대단한 것 같아"라고 운을 뗀 김희철은 "솔직한 말로 강아지 선생님, 전문가들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유기견을 절대 추천 안 해. 왜냐하면 유기견들은 한 번 상처를 받았어서 사람에게 적응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강아지 모르는 사람은 사람도 상처받고, 강아지는 또 상처받고"라고 말했다.

김희철의 해당 발언은 곧 유기견 편견 조장, 유기견 비추천 논란으로 번졌다. 김희철은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람들의 결심을 높이 산다는 뜻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인간 때문에 상처받은 동물들이 누군가의 섣부른 판단으로 거듭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발언 의도가 좋았다고 한들 오해 소지가 있고 유기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여지가 농후하다는 점이다. 김희철 말대로라면 유기견은 키워본 사람만 키워야 하고, 동물을 특출나게 잘 돌보는 사람만 입양 가능하다는 어불성설이 된다. 생명을 거두는 일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비단 유기견에만 국한될 일도 아니다.

반려인구가 급증한 상황에 이와 관련된 감수성은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동물에 대한 의식 변화 등이 미디어로 들어왔고 '펫키지'처럼 예능 소재로 자리잡았다. 그 안에서 정보 전달 역할도 발생한다. 제작진은 물론 출연자도 그게 걸맞게 섬세하고 정확한 관점을 갖출 필요성이 대두되며 자신들이 끼칠 영향력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다.

이효리 조승우 등 많은 이들이 유기동물을 앞장서 입양하고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고 외치는 이유는 하나다. 무고한 생명이 버림받고 죽임당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자는 것.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는 할당된 예산조차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버려진 개들은 보호소에 들어가면 입양 아니면 죽음뿐이다. 10일 내외로 보호자가 찾으러 오지 않거나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체 없이 안락사 된다.

동물보호법이 개정됐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동물학대 및 유기 관련 처벌도 미비하다. 사람들이 펫샵에 가서 돈을 지불하고 작고 귀여운 새끼 강아지 한 마리 사오기 전에 유튜브에 '불법 번식장 실태'를 한 번만 검색해봐도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불편하고 보기 싫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사진=뉴스엔DB/JTBC '개취존중 여행배틀 - 펫키지' 캡처)

뉴스엔 김노을 wi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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