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건 39세 연하 여친에 피소로 본 '예능 방송' 배신감

남정현 2021. 8. 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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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용건, 황신혜(사진=누리집 캡처)2021.08.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배우 김용건(76)이 39세 연하 여성 A(36)씨에게 낙태 강요 미수 등 혐의로 고소당한 가운데, 그가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배우 황신혜(59)와 가상커플로 출연한 것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용건은 황신혜와 지난해 MBN 관찰 예능프로그램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우다사) 시즌 3에 출연했다. '우다사'는 다시 사랑을 찾고 싶은 남녀의 가상 커플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중년판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을 표방했다.

가성 커플이지만 리얼리티를 표방함으로써 출연진들은 진실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 김용건 역시 방송에서 황신혜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특히 그는 10월21일 방송에서 "정말 진정성을 갖고 이 프로를 하고 있다. 정말 말 한마디, 눈빛 모두 마음에서 우러나는 거다. 진짜 진지하다"고 고백했다.

이에 황신혜는 "그렇다. 완전 진지하다"며 실제 연인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지난 2일 김용건의 피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능 프로의 진정성까지 의심받게 됐다. 김용건의 고소한 여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한 드라마 종영파티에서 처음 만나 좋은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A씨가 임신 소식을 전한 이후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그가 교제 기간 중 ‘우다사’에 출연한 점을 비판하고 있다. “황신혜에게 했던 말은 거짓말이었군”, “방송용이었네”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 프로그램은 진정성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던 '우다사' PD의 과거 발언까지 도마 위에 올라 예능 방송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관찰 예능의 시대를 맞아 연예인들의 '현실 밀착' 생활이 방송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하지만 대본 없는 실제 모습인줄 알았던 방송이 '대본 있는 포장용'으로 밝혀지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아내의 맛'(함소원), '미운 우리 새끼'(박수홍),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김용건)'까지 시청자들을 기만했다는 분노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서울=뉴시스]'아내의 맛'(사진=방송화면 캡처)2021.04.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과거 관찰의 대상이 비연예인에서 연예인으로 옮겨오면서 예견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연기자가 이런 관찰 예능에 나와서까지 연기를 하다니 장르를 잘못 파악 하신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관찰 예능이 연예인판으로 완전히 바뀌면서 더욱 이런 위험성이 심화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이번 사태에서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연예인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라며 "관찰 예능에서는 사생활을 끄집어 내 스스로 검증을 자초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용건씨 같은 경우는 (대중의) 워너비였다. 저렇게 늙어야겠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다. 그걸 뒤집는 얘기가 나오니까 사람들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신뢰가 큰 만큼 배신감이 더 크다. 방송제작진이 연예인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예인을 내세운 관찰 예능은 현재 대세인 상태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 채널에서 수십 개의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그만큼 바로 이러한 흐름이 내림세로 기울 것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관찰 예능 제작진은 출연진인 연예인과 방송을 진행하면서 연예인의 내밀한 사생활까지 점검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출연진인 연예인이 말한 사적인 부분을 믿고 방송을 준비하고 촬여에 임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진과 방송국의 몫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단순히 연예인의 삶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좀 더 '의미있는 보여주기'를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평론가는 "관찰 카메라라고 해서 사람들이 100% 리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키운다'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처럼 관찰의 목적 의식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허용하는 건 목적이나 기획의도가 공감이 갈 때다. 이럴 때 이들을 들여다 보는 걸 인정한다. 그렇지 않은 목적의 프로그램, 단순히 재미를 위한 관찰 카메라는 더이상 시청자가 공감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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