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신대철 '나훈아 저격', 왜 심수봉이 떠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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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고통 속에 펄펄 끓는 무더위까지 지치게 합니다.
가황 나훈아를 저격하는 유명 기타리스트 신대철의 글이 이슈가 됐습니다.
신대철이 나훈아를 향해 작심하고 던진 '저격 글' 중 필자가 눈여겨 본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해 KBS2 특집 '나훈아 스페셜' 방영 직후 그의 신곡 '테스형'과 '백만송이 장미'의 연관성에 대한 기사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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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에는 '백만송이 장미'와 테스형을 같이 불러주세요"
[더팩트|강일홍 기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고통 속에 펄펄 끓는 무더위까지 지치게 합니다. 다들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실텐데요. 이 판국에 여름 휴가를 언급하는 건 사치가 됐습니다. 연예계도 최근 확진자가 무더기로 등장하면서 잔뜩 불안에 쌓이고 있고, 그러다 보니 더위를 날려버릴 속 시원한 소식보다는 신경을 건드리는 날선 말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나훈아 대선배님 참 부럽습니다. 후배들은 겨우 몇 십명 오는 공연도 취소하고 있습니다. 가왕 이시라 한번쯤 자제하시는 미덕 따위 필요 없으신가요? (중략) 신청곡 한곡 부탁 드립니다. 다음 번에는 '백만송이 장미도' 불러주세요. 테스형과 같이 부르시면 딱 입니다. 따로 연습할 필요도 없을겁니다. 같은 곡이니까요."(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신대철 SNS 글 중 일부 발췌)
가황 나훈아를 저격하는 유명 기타리스트 신대철의 글이 이슈가 됐습니다. 상대가 워낙 쟁쟁한 연예계 대부이다보니 그의 대담한 용기(?)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는데요. 신대철은 헤비메탈 음악그룹 시나위를 직접 결성하고 리더 겸 국내 최정상급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온 뮤지션입니다. 아버지가 한국 록의 대부로 불리는 신중현이라는 사실도 무게감을 키웠습니다.
◆ 신대철의 '저격', 선후배 위계 뚜렷한 가요계 속성상 '쉽지 않은 일'
SNS에 글을 올려 소신을 밝히는 건 누구라도 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화자가 누군지에 따라 파장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대철은 최근 코로나 정국에 빚어진 콘서트 논란에 빗대 나훈아를 직접 겨냥했는데요. 그가 소크라테스 말('어려서 겸손해져라, 젊어서 온화해져라. 장년에 공정해져라, 늙어서는 신중해져라')을 인용한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에도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사실 나훈아가 대구공연장에서 객석에 한 말('코로나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은 객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치어럽 정도의 멘트에 불과합니다. 나훈아는 이전에도 비슷한 늬앙스의 말('11년간 못한 노래, 오늘 밤 새워서라도 끝까지 한번 해볼랍니다')을 종종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치 정부의 방역방침을 거슬러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비치면서 역풍을 맞은 것이죠.
◆ 나훈아의 '테스형',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첫 두소절과 판박이
같은 의미라도 얼굴을 보고 하는 말과 달리 글은 표정이 없습니다. 표현한 그대로 와닿기 때문입니다. 신대철이 던진 질문('가왕이시라 한번쯤 자제하시는 미덕 따위 필요 없으신가요?')은 예의를 갖추기는 커녕 대놓고 비아냥거리는 말투입니다. 이는 선후배 위계가 뚜렷한 대중가요계의 속성상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아마도 스스로는 파장을 예상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대철이 나훈아를 향해 작심하고 던진 '저격 글' 중 필자가 눈여겨 본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다름 아닌 '백만송이 장미'를 불러달라는 부분입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필자는 지난해 KBS2 특집 '나훈아 스페셜' 방영 직후 그의 신곡 '테스형'과 '백만송이 장미'의 연관성에 대한 기사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나훈아 '테스형', 귀에 익숙한 리듬 '백만송이 장미'와 흡사>
'테스형'은 심수봉이 부른 러시아 번안곡 '백만송이 장미'와 매우 흡사합니다. 첫 두 소절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부분은 '먼 옛날 어느별에서 내 다시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부분과 판박이입니다. 표절이라고 단정할만한 근거를 내세울 수는 없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절묘합니다. 알고보면 신대철이 "다음 번에는 '백만송이 장미'도 불러주세요. 테스형과 같이 부르시면 딱 입니다. 따로 연습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라고 한 건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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