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권민아, 드디어 멈춘 폭로기관차.."성관계 좋아해" AOA 상처 어쩌나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로 기관차가 드디어 멈췄다. 하지만 상흔은 처참하다.

그룹 AOA 출신 권민아가 드디어 자숙을 선언했다. 지난해 7월 AOA 내 집단괴롭힘을 폭로한지 꼭 1년 만이다.

권민아는 AOA로 활동하는 10년간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할 정도로 고통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민이 아버지의 병문안을 못가게 하고 임종도 지키게 하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멤버들과 소속사도 이를 알고도 방관했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심지어는 "지민이 숙소에 남자를 데려와 성관계를 했다"는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폭로해 논란이 야기됐다.

결국 지민은 팀에서 탈퇴하고 연예계에서도 은퇴했다. 그러나 권민아는 종종 SNS를 통해 지민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까지 공개하며 팬들의 우려를 샀다.

그런 그가 밝은 소식을 전한 건 6월 26일이었다. 남자친구 유 모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하며 공개연애를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단꿈은 깨졌다. 양다리 의혹이 제기됐고, 권민아가 법적대응까지 시사하며 강력한 반발에 나서자 유씨의 전 여자친구 A씨가 나서 그동안 유씨, 권민아와 나눈 대화 내역을 공개해버렸다.

그러자 권민아는 자신도 유씨에게 속았고 그와의 관계를 정리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권민아는 "양다리, 바람, 여우짓 모두 사실이다. A씨에게 죄송하다"며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게재하고 SNS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다리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며 AOA 사건도 재조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었고, AOA 팬덤까지 나서 권민아의 집단괴롭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성명서까지 발표하자 권민아는 또다시 폭발했다.

SNS 라이브 방송을 켠 권민아는 자신의 자해 흉터를 공개하며 "신지민 괴롭힘 사건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서에 설현의 이름을 올린 건 친했던 사이임에도 박쥐같은 행동을 했기 때문이고, 성관계를 좋아하는 멤버는 XXX'라고 실명 폭로를 이어가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실명 폭로로 상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권민아는 실명을 언급한 게시물을 조용히 삭제하고 SNS 라이브 채널 댓글창도 닫아버렸다. 그리고는 "모든 게 다 죄송하다. 숨 쉬고 있는 것 또한 죄송하고 나 때문에 온갖 댓글이 달릴 만큼 모두의 분노를 일으킨 점 정말 죄송하다. 10년간의 고통은 내겐 참 잔혹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당분간은 조용히 자숙하겠다"고 전했다.

SNS 중단 선언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수위 높은 폭로를 이어갔던 권민아인 만큼, 언제 또 다시 자신의 발언을 번복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자숙과 침묵 모드로 전환할 분위기다. 1년여간을 끌어온 지지부진한 폭로전도 일단은 휴전 상태로 접어들게 됐다.

그러나 남겨진 AOA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권민아가 '성관계를 좋아한다'고 언급한 멤버는 이미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명예가 훼손돼 연예인으로서는 물론 한 사람의 여자로서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어버렸다. 권민아의 폭로로 '왕따 방관자'라는 오명 속에 드라마 및 광고 하차 요구를 비롯한 악플 공격까지 받아냈던 설현은 이제 '박쥐'가 되어버렸다. 같은 멤버 입장이었고, 동등한 처지였음에도 권민아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사이 AOA는 유나까지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이 만료돼 설현 찬미 혜정 3명만 남아버렸다. 이제는 완전체 활동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멤버 각자 개인활동에 집중한다 하더라도 이미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란 어렵다.

권민아의 필터 없는 폭로로 10년 공들인 AOA의 금자탑은 무너져버렸다. 그의 주장대로 정말 심각한 괴롭힘을 당했다면 경찰 수사라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굳이 개인의 지극히 은밀한 사생활까지 끄집어내 매장시켰어야만 했을까. 무차별 폭격 끝 자숙을 택한 권민아의 행보가 씁쓸한 이유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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