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류 드라마 트렌드 바꼈다.. '사랑의 불시착'→'빈센조' [스경X초점]
[스포츠경향]
일본 내 K-드라마의 유행 판도가 바뀌고 있다.
‘겨울연가’로 비롯된 한류 붐은 잠깐 스친 바람이 아닌, 2차, 3차를 거치고 4차에 이르러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보편적 양상을 띄며 일본 대중문화계에 안착했다.
최근 일본은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사이코지만 괜찮아’ 연속 3연타로 큰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 ‘집콕’ 생활 패턴으로 OTT 넷플릭스를 통해 K-드라마 접근이 높아지면서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 유행어 랭킹’에 오르고 ‘사랑의 불시착’ 사진전이 개최될 정도로 생활 전반적 트렌드를 이끌었다.
현재 3대 작품의 바통을 이어받아 인기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드라마가 배우 송중기 주연의 ‘빈센조’다. ‘빈센조’ 역시 넷플릭스로 현지에 소개되면서 지난 4월 ‘오늘의 TOP10’ 1위에 오르더니 꾸준히 상위권에서 자국 애니메이션과 순위를 다투고 있다.
한류 전문 저널리스트 요시자키 에이지 씨는 ‘겨울연가’로 비롯된 인기 K-드라마의 흐름을 짚었다. 그는 “과거 중장년층에서 유행하던 한류 드라마는 ‘신파극’ ‘걸쭉한 인간극’이란 이미지가 있었는데 ‘사랑의 불시착’ 이후로 K-드라마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변했다”며 “4차 한류 드라마 속 체격과 비주얼이 좋은 배우, 판타지, 액션, 큰 스케일이 젊은 여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이는 소소한 가치관에 무게를 두는 일본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요소”라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 평판이 높았던 ‘SKY캐슬’과 ‘동백꽃 필 무렵’ 등이 일본에서는 큰 반응을 얻지 못한 현상도 이를 뒤바침한다고 설명했다.
요시자키 씨는 “‘동백꽃 필 무렵’은 설정이 상당히 수수했고 ‘SKY캐슬’은 출생의 비밀 등 신파가 섞인 휴먼드라마였다. 둘 다 잘 보면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일본에서는 다소 과거 스타일이라는 인식이 있어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평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빈센조’까지 언급된 인기작들의 공통점은 쿨한 마음의 남자 주인공(일명 ‘냉미남’)이 사랑을 통해 조금씩 내면의 뜨거운 감정을 드러내는 멜로드라마다. 그외에도 볼거리가 있는 액션, 판타지가 K-드라마의 대세로 떠올랐다. 이는 현지 한류를 이끄는 연령층이 30대, 40대 여성으로 조금씩 낮아지면서 생긴 현상이기도 하다.
요시자키 씨는 넷플릭스로 인한 K드라마의 소비 형태도 많이 바뀌었다고 체감한다. 그는 “2002년 ‘겨울연가’는 TV를 통해 나왔지만 지금의 한류 히트작은 모두 넷플릭스를 통해 나오고 있다”라며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페이스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높아진 접근성만큼 콘텐츠의 유행 속도, 파급력은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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