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푸봄' 박지훈X배인혁, 로코 클리셰 품은 브로맨스 [TV와치]

박은해 입력 2021. 6. 23. 11: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극본 고연수, 연출 김정현)에서 여준(박지훈 분)이 남수현(배인혁 분)에게 느끼는 감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 정도쯤 될까.

늘 자신에게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 안달 난 사람들 틈에서 살던 여준이 느끼기에 남수현은 별종이자 흥미로운 존재였다.

남수현은 그런 여준의 진짜 얼굴을 처음으로 꿰뚫어 본 사람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박은해 기자]

"날 이렇게 대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KBS 2TV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극본 고연수, 연출 김정현)에서 여준(박지훈 분)이 남수현(배인혁 분)에게 느끼는 감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 정도쯤 될까. 풀어쓰면 "날 좋아하지 않는 데다 까칠하지만 계속 신경 쓰이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가 되는 이 오글거리는 문장은 200년도 더 된 소설 '오만과 편견'에서 처음 등장한 클리셰다.

각종 순정만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거쳐 다양한 방식으로 변용된 이 명대사는 2021년에 들어 한 청춘 드라마 속 두 남자의 관계를 정의하는 데까지 흘러왔다. 다시 말하지만 두 남녀가 아니라 두 '남성'이다.

극 중 여준은 대기업 미진식품 둘째 아들이자 명일대 경영학과 신입생. 돈 많고 잘생겼는데 성격까지 좋은 그를 거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가정에서 정서적 학대를 받아온 여준은 늘 애정이 고팠고, 자신의 돈과 외모를 보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떨쳐내지 못했다. 자연스레 어두운 마음을 본능적으로 숨겼고 늘 웃는 얼굴로 타인을 대했다.

그런 여준과 우연히 엮인 남수현은 음료수 한 캔 값마저 남에게 빚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여준이 세탁비 명목으로 주는 돈, 사과하겠다며 산다는 밥도 모두 거절했다. 늘 자신에게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 안달 난 사람들 틈에서 살던 여준이 느끼기에 남수현은 별종이자 흥미로운 존재였다.

여준은 남수현이 먹고 살기 힘들어 타인과 관계를 스스로 차단하고 시니컬해진 것조차 새로웠다. 여준은 사랑받는 것에 집착하고, 관계에서 스스로 을이 되기를 자처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들을 경멸해왔기 때문. 남수현은 그런 여준의 진짜 얼굴을 처음으로 꿰뚫어 본 사람이었다. 그리고 여준에게 가면을 쓰지 말고 솔직한 마음을 전하라고 충고했다. 무조건적인 사랑은커녕 관심조차 주지 않은 가족, 껍데기만 남은 인간관계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는 로코 클리셰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남수현은 지치지도 않고 들러붙는 여준을 야멸차게 밀어내면서도 몰래 챙겼고, 두 사람은 남수현 동생이 여준에게 진 빚 때문에 좋든 싫든 계속 봐야 하는 사이가 됐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엄마를 처음 본 순간 본능적으로 그 손을 붙잡는 것처럼 여준도 자신을 처음으로 다르게 대해준 유일한 사람 남수현에게 끌릴 수 밖에 없었다.

6월 22일 방송된 '멀리서 보면 푸른 봄' 4회에서 제발 내 앞에서 얼쩡거리지 말라는 남수현에게 여준은 "싫어요. 난 내가 제일 잘하는 거 할게요. 들러붙는 거. 선배는 밀어내 봐요. 각자 잘하는 거 해요, 우리"라고 선전포고까지 한 상황. 언뜻 끈질기게 구애하는 남주인공과 츤데레 여주인공이 떠오르는 이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모할지 앞으로 전개가 주목된다.

(사진=KBS 2TV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방송화면 캡처)

뉴스엔 박은해 peh@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