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경의 엔터시크릿] 제시의 당당함은 언제나 '옳다'

유수경 2021. 6. 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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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제시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극과 극이다.

어느 스타에게나 호불호는 따르지만 제시는 그 편차가 큰 편에 속한다.

그러고 보면 제시만큼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스타도 드물다.

악플로 극단적 생각도 했었다는 제시는 "2015년 첫 자작곡 '나이고 싶어' 활동 당시 밑바닥이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냥 살고 싶지 않았다. 나를 받아주지 않고 센 사람으로만 봤다. 부모님을 위해서 정신을 차렸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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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가 내추럴한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시 SNS 제공

가수 제시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극과 극이다. 어느 스타에게나 호불호는 따르지만 제시는 그 편차가 큰 편에 속한다. 그러나 제시를 향한 호(好) 시선의 이유는 명확하다. 예측 불가능한 솔직함과 엉뚱함. 이 구역을 휩쓸듯한 존재감을 자랑하면서도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을 동시에 지녔다.

제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진한 화장을 지운 채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센 언니'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육감적 몸매와 도발적 포즈에도 불구하고 친근한 얼굴로 거부감을 차단했다. 네티즌들도 "연한 화장이 더 예쁘다"며 뜨거운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고 보면 제시만큼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스타도 드물다. 지난해 10월 6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한 당시 제시는 가슴 성형 수술을 당당히 고백해 눈길을 모았다. (물론 이 방송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그는 성형 고백을 서슴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서 총을 맞았지만 가슴 보형물 덕분에 목숨을 건진 사연이 등장하자 제시는 "나도 실리콘이 있다. 나는 옛날에 가슴 수술을 해서 모르지만 요즘에는 종류가 많다. 내 실리콘(가슴 보형물)은 옛날 것"이라며 "의사 선생이 '누가 엄청 세게 팍 쳐도 보형물이 터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저 수술 했어요"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구체적인 설명에 보는 이들마저 진땀을 흘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순간이 닥칠 때마다 제시는 태연한 얼굴로 "why not?"을 외친다. 오히려 그의 모습에 잠시 당황했던 시청자들이 안도감을 느낄 정도다.

그런 제시에게도 아픔은 있다. 지난달 2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에서 제시는 지난 2005년 제시카H.o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지만 계속된 좌절과 실패를 겪은 일을 언급했다. 그뿐만 아니라 어릴 때 오랜 기간 동양인이라서 놀림을 받았고, 동양인 비하 제스처에 폭발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악플로 극단적 생각도 했었다는 제시는 "2015년 첫 자작곡 '나이고 싶어' 활동 당시 밑바닥이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냥 살고 싶지 않았다. 나를 받아주지 않고 센 사람으로만 봤다. 부모님을 위해서 정신을 차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팬들과 부모님, 힘든 시간을 버틴 자기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금기시되는 단어를 툭툭 내뱉는 점에 대해 감탄하자, 제시는 "그것에 대해 아무 생각 없다. 진짜 아닌 것은 말을 안 한다.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사람들이 오픈 마인드였으면 좋겠다. 하지 말라고 할수록 더 하고 싶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람들이 입술이 너무 크다고 얘기하는데, 내가 좋아해서 한 거다. 이건 내 얼굴이고 내 삶이다. 내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 거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들의 평가에 지나치게 연연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해 안달이며 관심 받고 싶어한다. 이러한 모순적 사고는 각종 SNS와 유튜브 채널만 봐도 쉽게 드러난다. 튀는 행동을 이어가다가도 악플이 쏟아지면 "나에게 관심 꺼달라"고 호소한다.

그런 면에서 제시의 일관성과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은 눈여겨볼 만하다. 때로는 "왜 저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덧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마력은 제시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임에 분명하다. 한때 '불호'에 가까웠던 제시가 호감형 스타로 전환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 일 터다. '한결 같은 당당함.'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기를.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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