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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맨유 진출..박지성 '운명의 순간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입력 2021. 06. 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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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캡처
레전드로 기억될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무릎 부상부터 축구 행정 공부 중인 현재까지 다사다난했던 축구 인생을 떠올렸다.

박지성은 지난 10일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 3'에 출연해 자신의 축구 인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그는 "요즘 영국에 거주하며 축구 행정 공부를 하고 있고 전북 현대의 어드바이저를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명장이 되기 위해서는 선수의 잠재력을 짜내가 위해 채찍질을 해야하는데 전 그렇게 할 성격이 못 된다. 그래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행정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한 축구는 박지성 인생의 전부였다. 아버지의 반대도 있었지만 단식 투쟁 끝에 끝까지 축구선수의 꿈을 사수해냈다. 또래에 비해 왜소한 체격이었던 박지성이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끈기 있게 실력을 갈고 닦아 결국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후 박지성은 K리그가 아닌 일본행을 선택해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박지성은 "해외원정 훈련을 다니면서 외국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일본 진출 당시 2팀에게 연락이 왔는데 많이 뛸 수 있는 팀으로 결정했다. 돈도 많이 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지성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최종 엔트리 당시 자신을 두고 불거진 자격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박지성은 "그건 기적이었다. 어디든 주변이 다 빨간색이었다. 저희가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도 없었고,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들이 펼쳐지고, 한 번도 볼 수 없는 힘들이 생겨났다"며 "1승도 해보지 않았기에 선수들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경기가 열렸고, 또 일본과 함께 개최를 해서 부담감이 심했다. 16강 진출에 집중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이야기했다.

엔트리 자격 논란을 두고는 "거기엔 불만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긴 했었다. 선발 출전에 대한 고민이었지 엔트리 걱정은 없었다. 떨리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이후 엔트리에 들고 나서는 '너희들이 틀렸잖아'라고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결정적 데뷔골을 기록한 포르투갈 전은 사실 박지성이 뛰지 못했을 경기였다. 직전 미국 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탓이었다. 그러나 남은 3일 동안 발목이 점점 좋아졌고, 박지성은 경기 당일 새벽에 경기장으로 향해 출전 여부 테스트를 가졌다. '뛸 수 있겠냐'는 히딩크 감독의 물음에 박지성이 '괜찮다'고 답해 선발 출전이 결정됐다. 최악의 컨디션에서 터진 데뷔골이었던 셈이다.

그는 "그 장면은 몇 초 안되는 짧은 시간임에도 슬로 모션처럼 느껴진다. 공을 받아낸 순간부터 찬 순간까지 천천히 기억이 난다. 공이 발에서 떠나는 순간 골이 들어가는 걸 알았다"라고 데뷔골 당시 선수로서 느꼈던 예감을 전했다.

월드컵 4강 진출뿐만 아니라 박지성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바꿀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만나기도 했다. 유럽 진출을 향한 꿈 역시 히딩크 감독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박지성은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넌 정신적으로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에 나중에 유럽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그 이야기를 믿었기에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4강 진출이 성공하면서 박지성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백지수표 계약을 제안하는 곳도 있었지만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이 있는 PSV 아인트호벤(이하 PSV)으로 첫 유럽 진출을 감행했다. 축구 인생에서 새롭게 맞이한 전환점이었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은 슬럼프를 몰고 왔고, 박지성은 홈팬들의 야유를 견뎌야 했다.

그는 "유럽 축구는 잔디 상태 등 모든 조건이 상상 이상이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무릎도 좋지 않았었다. 무엇보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며 "무릎 부상 원인을 못 찾아서 열어보니까 연골 찢어진 게 발견됐다. 축구를 하는 게 무서웠던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홈팬들이 야유를 보냈고 주장도 '한국 선수를 왜 데려왔느냐'고 했다. 그 슬럼프가 몇 개월이 갔다"고 고백했다.

그를 지탱한 것은 '너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히딩크 감독의 한 마디였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고, 결국 각오를 현실로 이뤄냈다. 스스로에게 건넨 작은 칭찬 하나부터 차근 차근 슬럼프를 극복해 나갔다.

박지성은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하는 건 당연한데 그거 하나에도 스스로 칭찬했다. 작은 것 하나부터 다시 시작했다"며 "페루자 경기 이후 내가 가진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게 달라졌다. 처음에는 홈팀에서 내 응원가를 불러준 것인줄 몰랐는데 팀 일원으로 인정을 해주더라"고 설명했다.

방송 캡처
잔디를 누비며 수없이 골대를 뒤흔든 박지성은 '운명을 바꾼 골'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당시의 선제골을 꼽았다. PSV가 결승에 가기 위해 중요한 경기였고 이로 인해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발탁 돼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이 다른 선수를 보러 왔다가 저를 보게 됐다. 감독님이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통화했는데 '네가 우리 팀에 와줬으면 좋겠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라고 하시더라"며 "러브콜을 받고 히딩크 감독님은 언론에게는 '보낼 수 없다'고 했었지만 내게는 스스로 가고 싶은 건지 에이전트가 보내려고 하는 건지 의사를 물었다. 내가 가고 싶으면 가라고 하셨다"고 한국인 최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에 얽힌 뒷이야기를 풀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추모했다. '대화의 희열 3'은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또 한 명의 영웅 故 유상철 감독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를 내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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