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던던댄스' 뮤직비디오 해석..날아라 거북이

이정범 2021. 5. 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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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마이걸은 여덟 번째 미니 앨범 ‘Dear OHMYGIRL’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지난해 ‘살짝 설렜어(Nonstop)'와 ‘Dolphin’으로 연달아 메가 히트를 치며, 최정상급 걸그룹으로 도약한 오마이걸이 약 1년 1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미니 8집 앨범 ‘Dear OHMYGIRL’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오마이걸표 댄스팝의 정수를 보여줄 타이틀곡 ‘DUN DUN DANCE’를 비롯해 ‘Dear you (나의 봄에게)’, ‘나의 인형 (안녕, 꿈에서 놀아)’, ‘Quest’, ‘초대장’, ‘Swan’ 등 오마이걸만의 맑고 따뜻한 감성들로 나른한 봄에 오감을 깨워줄 총 6개의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틀곡 ‘DUN DUN DANCE’(던던댄스)는 Nu-Disco 스타일의 곡으로 FUNK와 TRAP으로 오가는 비트 위에 다이내믹한 변화가 있는 멜로디와 랩, 재치 있는 챈트가 듣는 내내 즐거운 곡이다. 또한 신나는 듯하지만 ‘자신들을 외계인으로 표현한’ 오마이걸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이번 글은 바로 그 ‘DUN DUN DANCE’의 뮤직비디오 해석이다.

1. 지호의 오마이걸 소환술

이번 해석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지호이며, 해석의 기초가 되는 사실은 “오마이걸 멤버 중 지호가 WM엔터테인먼트에 가장 먼저 입사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지호는 연습생 기간이 4년인 멤버로, 팀원들 중 현 소속사에 가장 오래 있었던 아이돌이다.

이러한 사실에 기초해서 이번 뮤직비디오를 해석하면, “지호의 오마이걸 데뷔조 소환술”이 이번 영상의 큰 줄기 중 하나가 된다.

그중 특히 “아린 소환술”이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보인다. 뮤비 중간에 아린이 바라본 하늘에서 아린을 바라보는 사람이 바로 지호다.

지호가 아린을 보며 한 “쉿!” 포즈는 ‘비밀정원’ 아린의 시그니쳐 포즈인 “나의 비밀정원” 포즈.

뮤비 마지막에 아린은 지호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게 되고, 아린과 함께 다른 멤버들도 지호가 있는 곳에 소환된다. 이로써 7명이 모두 모이고 그들의 이름은 오마이걸이 된다.

뮤비와 실제 데뷔조 구성 스토리의 차이점은 분명 존재하겠지만, 일종의 ‘오마이걸 탄생 설화’ 같은 면이 있는 영상물인 셈. 이번 앨범 이름이 ‘Dear OHMYGIRL’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제법 일리 있는 해석의 방향이 아닐까 한다.

실질적으로, 지호가 전화기에 ‘DUN DUN DANCE’라고 말하는 뮤비 첫 장면이 시점상으로는 가장 최근이 아닐까 싶다. 첫 장면이 2021년 5월 현재의 오마이걸을 상징한다는 것. 결말부터 보여주고 과거 시점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접근이라 여겨진다.

2. 전작의 요소

오마이걸은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 등 다수의 뮤직비디오에서 이전 작들과 연결점을 보여준 팀이다. 작년 ‘돌핀’ 스페셜 뮤직비디오에선 뮤비 제작진이 뮤비 간 연결점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DUN DUN DANCE’ 역시 이전 작들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다수 존재한다.

‘클로저’(2015) 때처럼 판타지 월드에 있는 승희, ‘내 얘길 들어봐’(2016) 때처럼 휴양지 패션을 하고 있는 효정,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2018) 때처럼 옛날 컴퓨터 앞에 있는 비니, ‘다섯 번째 계절’(2019) 때처럼 왕관을 쓰고 있는 유아, ‘살짝 설렜어’(2020) 때처럼 둥근 지구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미미 등 다수의 장면들이 전작을 떠올리게 만든다.

한 개 작품에서만 나오지 않고 여러 작품을 통해 쌓아올린 상징물들도 다수 나온다. ‘윈디데이’(2016)-‘비밀정원’(2018)에 나온 비니의 새장은 이번 작품에서도 나오고, ‘클로저’(2015)-‘불꽃놀이’(2018) 등에서 모습을 보인 자동차도 이번 뮤직비디오에 나온다.

이러한 전작의 요소들은 지금까지 오마이걸이라는 팀이 쌓아온 역사, 세계관,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3. 내 사랑스런 라이벌

수록곡인 ‘퀘스트’에 “내 사랑스런 라이벌”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이는 연습생→데뷔조 후보→데뷔조로 이어지는 아이돌들의 관계를 단적으로(+ 긍정적으로) 표현한 가사다.

연습생에게 다른 연습생은 친구이자 동료이지만 이겨야 할 라이벌이기도 하다. 다른 연습생에게 최소 지지는 않아야 내가 데뷔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데뷔한 이후에도 같은 팀 멤버들끼리 라이벌이 될 수 있다. 같은 팀 멤버에게 뒤쳐지지 않아야 데뷔한 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 그리고 같은 회사 연습생, 같은 팀 멤버가 “사랑스러운” 라이벌이 아닐 경우, 아이돌그룹은 높은 확률로 불행에 빠진다.

‘DUN DUN DANCE’ 속 승희와 미미의 레이싱은 상기한 팀원들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즐거움을 공유하지만 적당히 승부욕도 불태울 수 있는 존재.

그리고 승부욕을 불태우지만 언제든지 같은 프레임 안에서 멋짐을 폭발시킬 수 있는 존재. 그게 ‘긍정적인’ 아이돌그룹 멤버의 관계라는 메시지가 ‘DUN DUN DANCE’ 뮤비 포함 이번 ‘Dear OHMYGIRL’ 앨범 안에 녹아들어 있다.

4. UFO와 곰

작년 ‘살짝 설렜어’ 뮤직비디오는 “오마이걸의 세계정복선언을 담은 작품이다”라고 해석한 바 있다. 뮤비의 핵심 콘셉트가 땅따먹기 게임인 ‘부루마블’이기도 하고, 뮤비의 각종 장면에서 “오마이걸은 뜰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

그리고 ‘살짝 설렜어’에 나온 곰돌이는 오마이걸에게 심장을 저격당한 전세계 미라클(오마이걸 팬클럽)으로 해석했다. 곰돌이가 오마이걸 멤버들을 따라다니거나, 오마이걸 멤버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

이 해석을 ‘DUN DUN DANCE’에 그대로 적용하면 이번 앨범의 핵심 캐릭터인 ‘던던이’도 미라클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뮤비에 나온 곰은 ‘살짝 설렜어’ 때와 달리 다소 전투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팬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보인다.

그리고 1번의 해석에 기초해서 생각하면 UFO는 오마이걸 멤버들의 기획사인 WM엔터테인먼트를 상징할 수도 있고, 오마이걸이라는 팀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어지간하면 아이돌 뮤비에서 소속사가 부각되는 경우는 없으니, 오마이걸=UFO라고 해석하는 쪽이 좀 더 일리 있지 않나 싶다. 멤버 개개인은 외계인이고 그 외계인들이 탄 UFO가 오마이걸이라는 것.

5. 천천히, 그리고 멀리

전작인 ‘살짝 설렜어’와 이번 ‘DUN DUN DANCE’에는 그냥 보면 잘 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둘 다 뮤비에 ‘SLOW’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 ‘SLOW’는 오마이걸 효정이 모 시상식에서 했던 말인 “천천히 가지만 멀리 가겠다”라는 문장을 떠올리게 만든다. 오마이걸을 수식하는 주요 단어 역시 “계단식 성장”, “성장형 걸그룹” 같은 단어.

이번 뮤비에 나온 UFO의 정체가 ‘팀 오마이걸’이라면, 오마이걸 내지 뮤비 제작진에 생각하는 UFO의 모습은 바로 아래와 같을 것 같다.

바로 뮤비에 단 1초 나온 플라잉 거북이.

거북이처럼 천천히 성장해왔던, 하지만 지금은 날아다니고 있는 오마이걸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상징물이다.

위에 언급한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DUN DUN DANCE’ 뮤직비디오는 팀이 되기 전의 오마이걸과 팀이 되고난 이후의 오마이걸을 모두 담은 작품이라고 보인다.

말 그대로 ‘Dear OHMYGIRL’이라는 앨범명에 100% 부합하는 뮤직비디오.

소속사인 WM엔터테인먼트와 오마이걸 멤버들이 앨범 소개 자료, 쇼케이스 등에서 한 이야기들을 머리에 담아둔 상태에서 즐기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한편, ‘DUN DUN DANCE’ 포함 오마이걸의 신보 ‘Dear OHMYGIRL’은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M2 MPD-WM엔터테인먼트-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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