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비와 당신의 이야기'의 모욕죄

파이낸셜뉴스 2021. 5.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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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는 '이건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다'로 시작하는 대사처럼 추억 속의 사랑에 대한 기다림 이야기입니다.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모욕죄는 외적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명예훼손죄와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피해자만 들을 수 있는 귓속말로 모욕하거나 피해자만 있는 방안에서, 단둘의 전화 통화에서 모욕하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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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는 ‘이건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다’로 시작하는 대사처럼 추억 속의 사랑에 대한 기다림 이야기입니다. 아련할법한 선명한 추억에 대한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잘 담아내면서 반전의 쿠키 영상으로 마무리합니다.

작품 속에서, 어쩌다 삼수생이 된 영호(강하늘 분)는 재수학원을 가게 됩니다. 재수학원의 수학 선생님은 수업을 듣는 재수생들을 자연의 일부로 ‘퇴적암’, ‘동굴’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표현이 모욕죄가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모욕죄는 외적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명예훼손죄와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명예훼손죄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나 모욕죄는 사실을 적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공연히’는 ‘공연성’을 의미하는데,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불특정인이면 다수인, 소수인 불문하고, 다수인이면 특정, 불특정인을 불문합니다. 인식할 수 있는 상태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더라도 도로에서 모욕을 하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그렇지만 피해자만 들을 수 있는 귓속말로 모욕하거나 피해자만 있는 방안에서, 단둘의 전화 통화에서 모욕하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모욕은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인격을 경멸하는 추상적 가치 판단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모욕하는 방법은 수단과 방법에 제한이 없어서 언어, 서면, 거동의 방법으로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경멸하는 설명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욕설을 하면 다 모욕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욕설을 하면 모욕이 됩니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나는 표현(예, 연장자에 대한 반말)은 모욕적 언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예를 들면, ‘듣보잡’, ‘함량미달’, ‘첩년’ 등의 표현은 모욕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야, 이따위로 일할래’, ‘ 나이 처먹은 게 무슨 자랑이냐’ 등은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지만 모욕적 언사가 아닙니다.

모욕죄는 피해자 기타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하여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친고죄에 대한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합니다. 친고죄에서 고소가 취소된 경우, 공소 제기 전이면 검찰은 불기소 처분하고, 공소 제기 후이면 법원은 공소 기각합니다.

재수학원의 수학선생님이 재수생들에게 자연의 일부인 ‘퇴적암’, ‘동굴’이라고 한 것은 교실에 앉아 있는 재수생들의 머리가 ‘돌’이고, 동굴처럼 머리가 텅 비어 있는 바보라는 경멸적 표현으로서 모욕적 언사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영화처럼 우리의 삶은 기다림의 연속인지도 모릅니다. 그리운 사람에 대한 기다림, 노력하고 준비한 결과에 대한 기다림 등의 수많은 기다림에는 그리움, 걱정, 불안, 간절함 등의 감정도 있지만, 그 때를 위해 준비하는 가장 적극적이고 설레임 가득찬 단어이기도 합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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