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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논란의 진짜 핵심은 '불법촬영'이다

김종성 입력 2021. 05. 07. 12:18 수정 2021. 05. 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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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불법촬영 사진 보도에 앞다퉈 베껴 쓰는 언론,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할까

[김종성 기자]

[기사 수정 : 5월 7일 오후 2시 10분]
      
 <스포츠경향> '[단독] 임영웅, 방송 촬영 도중 실내 흡연 논란' 보도 화면
ⓒ 스포츠경향
 우리는 지난 4일부터 '임영웅 논란'을 마주하고 있다. 

시작은 <스포츠경향>의 '[단독] 임영웅, 방송 촬영 도중 실내 흡연논란'이라는 기사였다. 해당 기사에는 가수 임영웅이 건물 내에서 흡연하고 있는 모습과 대기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 촬영돼 있었다.

당시 임영웅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DMC디지털큐브에서 TV조선 <뽕숭아학당>을 촬영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상 23층 규모의 건물 실내는 금연 장소로 지정돼 있고, 그곳에서 흡연을 한다면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조치) 8항 위반이다.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게다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건 방역 수칙 위반이다.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아니, 실내 흡연이라니?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니? 평소 반듯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임영웅의 일탈 행동은 순식간에 입방아에 올랐다. 언론은 즉각적으로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누리꾼들도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루 뒤, 임영웅은 자신의 팬카페 '영웅시대'에 "팬분들께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됐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어 임영웅의 소속사 뉴에라 프로젝트는 "임영웅은 수년 전 연초를 끊은 이후 사용해 온 전자담배를 줄이고자 평소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액상을 병행해서 사용해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은 또 한 번 번졌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니코틴이 없는 액상담배라면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에게 피해는 줄 수 있지만, 법적으로 단속 범위는 아니라는 얘기다. 

한편, <스포츠경향>은 이성규 대한금연학회 이사 겸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 센터장의 말을 빌려 임영웅 측의 '무지한 인식'을 탓했다. 학계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에 니코틴이 함유돼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발암물질로 인한 간접흡연의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파급력이 큰 연예인의 이러한 입장은 교육적 효과를 상쇄시켜 버린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곱씹어야 하는 건 '불법촬영'

이 논란에 굳이 첨언할 생각은 없다. 비흡연자가 있는 실내에서 흡연하는 건 비난받을 일이다. 또 마스크 착용도 당연하다. 하지만 흡연이라는 표현이 적당하지 않은 물질(액상 담배)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고, 마스크 착용 역시 할 수 없거나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고려할 여지가 있다. 시시비비를 가려 과태료 처분이 합당하다면 지자체 차원에서 그리하면 될 일이다. 

그보다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이번 논란에 대한 언론의 보도 행태다. 먼저, <스포츠경향>의 단독 기사는 정당한 취재의 결과물일까. 아무리 봐도 기사로 게재한 사진은 '몰래' 찍은 것에 가까워 보인다. 둘째는 기사에 보도한 당시 상황에 관해 정확히 확인된 내용이 사실상 없었다는 점이다. 기자는 임영웅이 실내에서 흡연을 하고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며 논란에 불을 붙였지만, 이후 드러난 팩트는 그와 달랐다. 

알려진 것과 같이 임영웅이 당시 흡입한 물질은 흡연이라 부르기 어려운 것이었고, 노마스크 역시 분장실 안에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수정하던 상황이라 단순히 노마스크라 얘기하기가 애매하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상황을 파악하고 팩트를 체크하려는  노력도 없이 단시간 내에 엄청난 양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저 받아쓰기에 불과했다. 비판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곱씹어야 하는 건 '불법촬영'이다. 임영웅은 당시 분장실에 있었다. 공개된 장소가 아니다. 당시 임영웅의 행동은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었다. 찍히는 사람이 연예인이라고 해서 불법촬영이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 걸까. 임영웅은 촬영에 동의한 적도 없고, 찍힌다는 걸 예상할 수도 없었다. 

"촬영장 건너편 건물에 올라가 유리창 사이로 보이는 분장실, 탈의실을 몰래 찍거나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촬영현장을 찍어 방송 전에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TV조선 사옥의 대기실은 출연진뿐 아니라 평소 타 프로그램 여성출연자들도 사용하는 공간인 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개되지 않은 제작 현장, 대기실 등을 허가 없이 촬영하는 행위는 출연자 개인의 인격권 침해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촬영내용에 따라 민사적 책임 외에도 저작권법, 성폭력처벌법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6일 오후 <뽕숭아학당> 제작진은 (조금 늦긴 했지만) 불법촬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공개되지 않은 제작현장과 대기실 등을 허가 없이 촬영하는 건 불법적 행동이라 덧붙였다. 사실 임영웅 측의 대응도 여기에서 출발했어야 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행동을 해서 유감이나 불법촬영과 잘못된 보도 행태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 

임영웅 논란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연예인을 불법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대상자의 반론이나 입장은 기사에 담지 않은 채 불법 행동을 했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보도했다. 다른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베껴 쓰기에 나섰다. 과연 이런 보도 행태를 언제까지 눈감아 줘야 하는 걸까. 비난받지 않고 넘어가도 되는 걸까.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 임영웅처럼 피해를 입는 연예인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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