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연예인 갑질, 안참는 MZ 세대

류지윤 2021. 4.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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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지·아이린 갑질 논란에 이미지 추락
SNS·온라인커뮤니티 폭로 소통 창구

연예인의 갑질이나 인성, 문란한 사생활을 스태프가 온라인에 폭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카메라 안에 정돈된 모습으로 이미지를 굳히고, 이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사는 연예인으로서는 치명타다. 특히 스태프들은 카메라 밖에서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기에, 대중들은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해 진위여부를 가리기도 전에 높은 파급력을 가진다.


아이린과 서예지가 스태프의 폭로로 이미지가 곤두박질한 대표적인 사례다. 아이린과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한 에디터 겸 스타일리스트 A씨는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아이린의 갑질을 폭로했다. 해당 글에 타 잡지사 에디터들과 유명 사진작가, 레드벨벳 전 댄서 등 SM엔터테인먼트와 작업했던 스태프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신빙성을 높였고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결국 아이린은 사과문을 올리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과거 연인이었던 김정현을 조종해 드라마 ‘시간’ 출연 당시 출연 분량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서예지는 갑질‧인성과 관련한 스태프들의 폭로가 더해지며 사면초가 상태다. 서예지와 일했던 스태프라고 주장한 B씨는 서예지가 스태프를 하녀 취급하고 욕, 담배 심부름을 시켰다고 밝혔다.


과거 온라인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을 시기, 연예인으로부터 갑질이나 무례한 언사를 들었어도 업계 내부에서 언급되는 것에 그쳤지만, 현재는 SNS로 인해 개인의 폭로를 제한하고 예상할 수 없게 됐다. 또 다른 폭로 창구로 쓰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폭로는 익명성으로 신빙성은 덜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퍼져나가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매니저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배우 매니지먼트사 B대표는 스태프들의 폭로로 연예인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태에 대해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들이 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것도 영향이 있다고 바라봤다.


B대표는 "요즘 모두 귀하게 자라지 않았나. 자기애가 높아서 연예인들의 갑질을 더 이상 참아주지 않는다. 이것도 요즘 폭로 사태에 한 몫 하는 것 같다. 물론 연예인이 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정상이고, 무조건 참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약간의 희생도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배우 매니저 C씨 역시 “항상 적은 내부에 있다. 요즘은 스태프는 물론 신입 매니저도 통제가 어렵다. 기성세대와 자라온 환경이 달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튕겨져 나갈지 예상하지 못하겠다. 스태프들을 구할 때 비밀유지가 될 수 있는 사람들로 평판 검사를 하지만 이 마저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보니 프로그램 제작진들도 촬영장에 있었던 일들이 새나가게 하지 않기 위해 외부인력을 추천 받는 것을 우선시로 한다. 하지만 모든 제작진이나 스태프를 검증된 사람으로 배치할 수 없으므로 각자 알아서 행동을 조심할 수 있도록 주의를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은 막내 스태프들도 참지 않는다. 불만족스럽거나 불합리하면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는 막내들이 늘어났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누군가를 위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스태프들의 생각은 어떨까. 아이돌 가수와 많이 작업한 스태프 D씨는 “얼마 전 과거에 일했던 걸그룹 멤버가 방송에 나와 이야기 하는 걸 봤는데 사실과 다르게 행동하고 말해서 동료들끼리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누가 나서서 이걸 폭로하진 않겠지만,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한다면 언제든지 폭로할 준비가 되어있다고들 이야기 한다”며 “들키지 않게 녹음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두개 씩 가지고 다니는 스태프들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스타일리스트 E씨는 “오죽했으면 저렇게 폭로할까 싶은 마음이다. 익명을 통해 제보를 한다하더라도 업계가 좁아 추측을 통해 제보자가 누군지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다. 자신에게 피해는 물론 경력단절까지 각오하고 올리는 것 아니겠느냐”며 “스태프들이 무조건 연예인을 맞춰줄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일하기 위한 파트너가 아닌 자신의 들러리로 여기면 티를 크게 내지 않더라도 당하는 사람은 느낄 수 있다”고 스태프로서의 입장을 강조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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