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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이제훈에 성추행 누명까지, 철없다 봐줄 이유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입력 2021. 04. 17. 13:10 수정 2021. 04. 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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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극악무도한 청소년 범죄, 어리다고 가벼울까
'모범택시' 이제훈의 모범적인 응징, 이젠 학교폭력이다

[엔터미디어=정덕현] "어리다고 죄의 무게가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누가 돌을 던졌건 가라앉는 건 마찬가지니까."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에서 무지개 운수의 대표이자 파랑새 재단 회장인 장성철(김의성)은 그렇게 말했다. 새로운 의뢰인인 고등학생 박정민(박준목)이 당하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한 '복수 대행'을 예고하며 던진 그 말 속에는 청소년 범죄가 어리다고 해서 결코 가벼울 수 없다는 뜻이 담겼다.

실제로 박정민이 당한 학교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학 간 학교 일진들은 어머니가 생선가게를 해 냄새가 난다며 박정민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폭력의 수준은 갈수록 높아졌다. 담임선생님도 도움을 요청하는 박정민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고,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가해자 아이들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렇게 된 건 가해자 아이의 아버지가 학교 동문회장으로 후원을 많이 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일진 학생들의 학교 폭력은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었다. 기간제 교사로 위장해 학교에 잠입한 김도기(이제훈)를 일진들은 비정규직 알바라며 무시했고, 심지어 돈을 뺐기도 했다. 게다가 이 일진들은 조폭들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김도기가 이들의 비행을 막으려 하자, 그들은 김도기에게 성추행 누명을 씌우기도 했다. 이런 범죄들을 어떻게 학생들의 철없는 짓 정도로 치부할 수 있을까.

<모범택시>의 박준우 PD가 <그것이 알고 싶다> PD였기 때문일까.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어딘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뤘던 이야기들을 소재로 가져온 것처럼 보인다. 첫 번째 사건으로 다뤄진 장애인을 감금하고 노동을 착취하며 심지어 성추행까지 일삼은 젓갈 공장 이야기도 그렇고, 두 번째 사건으로 가져온 '학교 폭력' 문제도 그렇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들은 김도기가 말하듯, 학폭위가 이들에게는 오히려 백신 역할을 한 셈이 됐다. 아무리 폭력을 휘둘러도 약간의 사과로 해결된다는 걸 경험하면서 그걸 멈출 이유가 없게 됐다는 것. 학교 폭력 문제는 그래서 이들 직접적인 가해자들만이 아니라, 이를 방조하고 넘어간 어른들의 문제이기도 했다.

<모범택시>의 이야기 구조는 '사적 복수 대행'이라는 짧은 문구 하나로 설명이 가능할 정도로 단순하다. 벼랑 끝까지 몰린 피해자들을 대신해 복수를 해준다는 콘셉트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의외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건, 여기 등장하는 사건들이 너무나 시청자들의 몰입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학교 폭력은 더 이상 과거사에 머물지 않고 다시금 소환되어 당시 가해자들을 여론으로 단죄하는 일들이 생겨날 만큼 민감한 사안이 됐다.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한때의 탈선 정도로 치부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오래도록 그 피해 후유증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범택시>의 무지개 운수 팀이 과연 어떻게 이들을 철저히 응징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건 바로 이런 현실 문제의 심각성을 시청자들이 인식하고 있어서다. 현실의 법이 해주지 못하는 처벌을 드라마를 통해서나마 보고픈 욕망. <모범택시>의 '모범적인' 응징이 만만찮은 힘을 발휘하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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